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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06. 2024

72조

표현에 다소 격한 부분이 있습니다.

https://groro.co.kr/story/9928



 얼마 전에 문득 생각이 나 출산지원금이 아닌 육아지원금을 무식하고 부족한 머리로 거칠게 계산해 본 내용을 글로 써 올린 적이 있었다. 며칠 전에 뉴스를 보는데 내가 했던 무식한 계산과 다소 비슷한 느낌의 기사가 올라와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글을 써 본다.



 나는 지금 현재 40개월인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대한민국의 40대 아빠다.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소멸로 가는 나라에서, 애를 낳으면 바보라는 소리를 듣는 나라에서 애를 낳아 키우고 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살지도 않았고 이어 아이도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받은 지원금이라곤 산부인과를 다닐 때 진료비 등으로 쓸 수 있는 60만 원 정도의 바우처가 전부였던 거 같다. 이미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라 정확하진 않다.(참고로 난 충북 청주 시민이다. 각 시도마다 지원금이 다소간의 차이가 있어 지역을 밝히는 바다.) 그 외에 자잘한 몇 가지 지원이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그야말로 자잘한 것들이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고 기억도 잘 나지 않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더불어 출산 이후의 육아지원은 역시 정확하지 않은 기억에 의하면 전기세와 수도세를 약간 감면받은 것과 장난감대여센터를 1년에 만 원의 정회원 회비를 통해 이용했고 아직도 이용하고 있다. 지역농수산물을 액면가 50만 원 한도 내에서 시의 지원을 받아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었고 육아/아동 지원금 명목으로 매달 30에서 25만 원 그리고 20만 원으로 아이의 개월 수가 차 올라가면서 깎여 나간 현금 지원을 받고 있다. 이게 전부다.



 역시 정확한 기한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더 지나 아이가 자라면 아마 다 끊길 지원들이다. 설령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한들 현시점의 물가 등을 고려하면 너무 적은 지원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지원을 바라고 아이를 낳은 건 아니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결혼과 출산을 꼭 바라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았을 뿐이다. 그러고 나서 보니 이러저러 지원책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부족하지만 받아 왔다. 아예 없는 것보단 나으니 시와 국가에 고마운 마음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라기 보단 뭔가 고까운 생각이 고개를 처 들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소멸 그래서 국가존망의 위기가 조만간 도래할 수 있다는 참담한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 곳곳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아니 그런데 이것밖에 지원을 안 해준다고? 이러다가 나라가 망한다며! 그럼 열일 제쳐 두고 육아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학교 사회시간에 국가를 이루는 3요소에 대해서 다 배웠을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국민이다. 그 국민이 없어진다는데 도대체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잰단 말인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의 이상한 간접지원 말고 확실한 현금지원을 팍팍해 줘도 모자랄 판에 정치하는 놈들이나 누구나 죄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는데 지원이 왜 이 꼬라지인가 말이다.(참고로 우린 부모급여라는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아이를 낳았다. 소급 적용은 또 왜 안 해주는가?)



 그래서 생각해 봤다. 이러면 어떨까 하고 아이 한 명당 매달 100만 원씩 지원을 해 주는 거다. 아이가 만 20세가 되는 순간까지! 그래봐야 고작 2억 4천만 원이다. 한 해의 예산이 600조가 넘어가는 나라에서 국가의 3요소인 국민의 머릿수 유지를 위해 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2억 4천만 원도 지원 못 해준다는 말인가?



 현재 대한민국은 한 해에 30만 명이 안 되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 딸아이가 태어난 2020년에 27만 명이 조금 넘었고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쉽게 계산하기 위해 30만 명이라고 해 봐야 20년 간 들어가는 총액이 겨우 72조다. 1년에 72조가 아닌 20년에 72조다. 한 세대를 키워내는데 1년 예산을 600조 쓰는 나라에서 72조 면(다시 말하지만 20년에 72조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거저 아닌가?



 그런데 왜 하지 않는 것인가? 그 유명한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뒤로 해 처먹는 놈들이 정말 많아서 그런 것인가? 지금 현재 여기저기 퍼져 있는 간접지원을 현금으로 환산만 잘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안 나온다 할지라도 만들어 내야 되는 거 아닌가?



 앞에서 말한 기사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아이 한 명을 낳을 경우 1억을 주면 어떤 가라는 내용이었는데 조금 수정해 한 번에 1억이 아닌 20년 간 매달 100만 원씩 주는 방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만약 정책을 시행한다면 앞으로 출생할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아직 성인이 아닌 아이들 가정에도 모두 주는 것이다. 한 명이면 100만 원, 두 명이면 200만 원! 이러면 정말 조금이라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그래서 서두에 출산지원이 아닌 육아지원을 이야기한 것이다. 애를 낳아라! 낳아라! 전 지랄을 하지 말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들에게 먼저 군말하지 않고 성인이 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거다. 아니 무슨 개돼지 교미시키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쌓아 미래 계획이라는 중차대한 협의 과정을 거쳐도 아이를 낳을까 말까 한 상황에서 거지도 아니고 말이야 얼마간 찔끔찔끔 줄 테니 애를 낳으라고 하면 누가 낳겠냔 말이다!



 물론 요즘 말로 누가 칼 들고 협박하면서 아이를 낳으라고 한 건 아니다. 앞에서도 몇 번 이야기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만나 알콩달콩 살면서 자연스럽게 얻은 소중한 아이다. 그래서 뭐 같고 그나마도 있는 지원을 지금 당장 끊어 버린다 한들 최선을 다해 뿌득 뿌득 뭐가 안 되면 빌어서라도 아이를 키워낼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좋은 거 아닌 가! 이 말이다. 야이, 국민이 주인이라고 맨날 씨부리기는 오지게 씨부리는 정치인들아! 제발 일 좀 해라! 주인인 국민들 힘들어 뒤지겠다!


https://v.daum.net/v/2024050120071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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