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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15. 2024

감동입니다.

https://groro.co.kr/story/10040



 201호의 수도꼭지가 고장 났다는 연락이 왔다. 204호는 전등이 2개 나갔다고 연락이 왔다. 302호 역시 전등이 하나 나갔다고 연락이 왔다. 뭐가 이렇게 한 번에 오는 건지... 관리라는 건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쩌다 저쩌다 부담스러우면서 감사하게도 작은 건물 하나를 매수하게 됐다. 이 부분은 이 전에 다른 글에서 한 번 풀어낸 적이 있는데 다시 한 두어 번 더 풀어 볼 예정이다. 너무 믿기지 않는 일이라... 여하튼 그 건물을 주인으로서 관리를 시작했다.



 불안하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그런지 불안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마음이 졸린 몸을 일으켜 세운다. 사실 돌아보면 별 일이 그렇게 빈번하진 않았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처음에 상당히 큰일이 있었지만 그 일을 제외하면 자잘한 일들이었다. 뭐랄까 복싱으로 치면 귀찮은 잽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잽들이 쌓이면 결국 쓰러지게 된다. 물론 쓰러지진 않았다. 다만 쓰러질 거 같은 불안이 몸을 감싸는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뭐 여하튼 그렇다고 죽을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살만하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처음이니까 그렇겠지, 적응되면 괜찮겠지, 괜찮아질 거야 하는 마음으로 적당히 버텨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세 가지 일이 동시에 터졌다. 별 일은 아니다. 수도꼭지 가는 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고 전등 가는 건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이게 또 LED등을 가는 거라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더불어 나는 모든 일은 그에 합당한 전문가가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굳게 믿고 사는 편이다.



 뭐랄까 모든 걸 스스로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죄송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조금 답답하달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조금 들이면 그야말로 전문가들이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 주는 데 굳이... 물론 나도 할 수 있는 것들, 큰일이 아닌 것들, 하다가 사고를 처도 큰 문제가 없는 것들은 직접 하는 편이긴 하다. 더불어 돈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다만 되지도 않는 실력으로 일을 그르치기 싫을 뿐이다. 그에 따라 발생하는 수습이 더 큰 경우를 많이 봤고 실제로도 은근히 겪어 봤기 때문에 어! 좀? 하는 문제들은 전문가를 찾는 편이다. 그리고 또 그게 자본주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이기도하다.



 아! 물론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란다. 이건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니까. 그럼에도 그렇게 하는 분들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또 나의 생각이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표하는 것뿐이라는 걸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아니 근데 내 개인적인 생각을 펴내는 글에서 뭐 이렇게 조심해야 돼! 욕을 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조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흥분했습니다.



 이럴 때 슈퍼맨처럼, 아이언맨처럼 나타나는 분이 있다. 글을 쓰다 갑자기 지은 별명인데 ‘감동맨’이다. 어머님도 건물 관리를 하셔서 어머님께서 소개해주신 분이고 우리가 살 집의 모든 인테리어도 다 해 주신 사장님인데 건물관리의 자잘한 모든 부분을 전담해 주시고 있다. 당연하게도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고 있는데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다. 그냥 사람이, 그분이 좋은 사람이다.



 인테리어 업자 하나 잘못 만나 집을 그야말로 개 같이 고쳐 놓으면 진짜 몇 년 치 늙을 고생을 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을 늘 웃음으로 늘 알았다고 그렇게 해 주시겠다는 대답으로 세상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분이다. 더 놀라운 건 그런 본인의 마음과 행동을 아시고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사장님의 인테리어 사업체 명도 ‘감동하우징’이다.



 작명을 어찌 그리 잘하셨는지 좋은 단어만 가져다 쓴 그런 작명이 아닌 정말 진심으로 찰떡인 단어의 뜻이 정확히 이거 다라고 설명해 주는 듯 한 그런 업체 명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도 늘 그랬듯이 알겠다고 하시곤 히어로 영화의 그 유명한 ‘히어로 랜딩’을 연상시키듯이 딱 나타나 모든 걸 처리해 주시고 바람처럼 다른 작업 현장으로 달려가셨다. 나란 놈이 성정이 그리 곱지 못해 누구를 쉽게 존경하지 않는 편인데 정말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분이지만 아! 사람이 저렇게 살아야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 정도로 존경심이 자연스레 일게 된다.



 ‘사장님, 감동 사장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건강 유의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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