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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n 28. 2024

미움받을 용기

https://groro.co.kr/story/10767



 이번에 읽은 걸 포함하면 두 번인가 세 번 읽은 거 같다. 같은 책을 두세 번 읽는 건 개인적으로 흔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재미도 있고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도 아닌 굳이 따지면 일반  교양서 중에서도 철학과 심리학을 다룬 책을 두세 번이나 읽는다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읽었다. 그렇게 읽은 걸 넘어 2편도 읽고 아들러 심리학과 관련된 다른 책 몇 권을 더 사기도 했다.



 물론 2편과 다른 아들러 심리학 관련 책이 1편만큼 가슴에 와닿거나 재미있진 않았다. 다만 그만큼 1편에 감명을 받았고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다른 책은 몰라도 1편만큼은 수시로 읽어 보자 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다짐은 다짐으로 끝나고 처음 1편을 읽은 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앞에서 말할 것처럼 지금까지 두세 번 읽은 게 전부다. 그럼에도 흔치 않게 반복해 읽은 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쯤에서 어떻게 철학과 심리학을 다룬 책을 읽게 됐는지 이야기를 해 보자면 사실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를 싫어한다. 뭐랄까, 군중심리에 우~하고 몰려가는 거 같아서 인기가 있어 너도 나도 읽는 베스트셀러를 인기가 한창일 때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다. 어느 정도 인기가 가라앉아도 애써 찾아 읽는 경우조차 드물었다. 그런 내가 베스트셀러 중에 베스트셀러인 ‘미움받을 용기’를 처음 읽게 된 계기는 일 때문이었다.



 현재 교육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일을 한지도 어느덧 9년이 넘었다. 회사에선 다른 교육회사와 차이점을 두기 위해 이러저러 설명을 했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초중고등 학생들에게 과외수업을 해 주는 그런 곳이다. 이 회사에 처음 입사한 9년 전 겨울, 수업을 나가기 전 교육을 받는데 그때 처음 아들러 심리학이란 걸 알게 됐다.



 앞에서 이야기한 다른 교육회사와 차이점이 단순 ‘티칭’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 주자는 의미의 ‘코칭’을 접목한 것이라고 교육을 받았다. 그 코칭의 기반을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져왔다고 설명을 해 줘서 처음으로 아들러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그때만 해도 기억에 의하면 미움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로 팔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정확히는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해서 아~ 이 회사가 코칭이라는 걸 하는데 그게 아들러라는 나름 유명한 심리학자의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인기가 있다는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어 알게 됐고 알고 보니 그 책이 바로 아들러 심리학을 풀어 주는 내용이었다.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이런저런 고민 끝에 선택한 회사의 교육 방향의 기반인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하는데 여느 베스트셀러처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바로 구매해서 읽었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틀 정도에 다 읽은 거 같다. 그냥 빠져 들 듯이 읽었다.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심리학을 다루고 있는데 대화체로 구성이 돼 있어서 이해가 생각보다 쉬웠다. 아들러 심리학을 설명하는 철학자와 질문하는 청년의 대화로 구성돼 있는데 독자로서 청년에 감정이입(?)이 정말 잘 됐다. 그래서 더 어렵지 않게 읽은 거 같다.



 30대 후반을 향해가던 당시의 방황하던 내 마음을 잡아 줬다고 해야 되나? 최소한 막연한 불안감과 내가 뭘 한참 잘못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던 거 같다.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부족한 내 머리와 마음으로 받아들인 걸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나 스스로 존재 자체로 외롭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라.’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다.



 사람들은 삶 속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는데 그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내용이다. 인간은 당연히 사회를 이루고 사는 존재이니 인간관계가 중요한데 그 중요한 인간관계에 너무 매이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인간관계라는 것도 한 명 한 명의 인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부산물일 뿐인데 오히려 개개인의 존재보다 관계가 더 중요해진 그래서 그 관계 속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 인간들에게 경종을 넘어 뒤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 내용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소 힘이 빠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지점까지는 정말 놀라움을 반찬삼아 홀리듯이 읽어 버렸다. 앞에서 한 문장으로 정리한 내용에 조금 더 더하면 이런 거다.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개인이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건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나를 중요한 존재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내 삶을 위해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다른 무엇도 아닌 나를 위해 열심히 살면 그 차제로 공동체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보다 많은 수업을 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면 일차적으로 내가 성장하고 돈을 벌 수 있고 나아가 그 자체로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다른 사람들(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라고 할 거 없이 다들 각자 위치에서 그 누구의 시선이나 눈치 볼 거 없이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살면 개개인의 의도와 아무 상관없이 공동체는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가장 기본적인 공동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것을 탐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하는 선을 넘지 않는다는 전제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 당연한 전제다. 더불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를 위해 내 삶을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삶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 경우에 너무 겁을 먹지 말고 다소 미움을 받더라도 내가 하는 행위가 타인의 것을 탐하거나 타인을 해하는 게 아니리면 묵묵히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이 바로 내용의 핵심인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점이다.



 인간관계에 목을 매다 보니 난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 사람이 싫어하면 어쩌지? 저 사람이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으로 결국 하고 싶은 걸 하지도 못하고 불안과 고민을 안고 살 바에야 다소 미움을 받고 욕을 먹을지라도 나를 위한 행동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내용 정리가 다소 두서가 없다. 100%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온전히 마음과 머리에 들어와서 오히려 이 이야기도 해야 되고 저 이야기도 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에 정리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만큼 가슴에 와닿았고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 많은 부분에 있어 마음 정리를 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실천해 왔던 마음을 다시 한번 다 잡을 수 있었고 처음 읽었을 때 이렇게 해야지 했지만 잊었던 그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던 마음을 다시 한번 돌려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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