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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14. 2021

Who am I?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정말 유명한 표현이다.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는 표현이다. 농담 삼아 한 표현이겠지만 우리 존재의 근원을 묻는 질문이다. 그것도 스스로에게…. 생각할수록 대단히 철학적인 질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내 집에서, 즐겨 입는 옷을 입고, 자주 신는 신발을 신고 출근하면서도 문득 되 내 인다. 내가 누구지? 지금 내 집 그러니까 이 집에서 나가고 있는 사람이 내가 분명한데 뭔가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분명히 나인데 내가 아닌 느낌은 아니고, 말 그대로 내가 맞는 건가 하는 미묘한 느낌.     

 


 이런 생각과 느낌을 한 두 번 하고 받는 게 아니다. 역시 내가 사는 내 집의 욕실에서 거울을 보며 양치를 하면서도, 거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내가 맞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어디서 들은 조금 무서운 생각도 가끔 한다. 거울을 바라보며 ‘너는 누구냐?’를 소리 내어 물어보라는 이야기인데 뭔가 묘하게 섬뜩하다. 궁금해 한 두어 번 용기(?)를 내 물어보지만 이내 돋는 소름에 부르르 떨며 도망치듯이 욕실을 나온다.     

 


 조금 유치한 예를 들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고 평범한 공간에서, 생각보다 자주 내가 정말 내가 맞나 하는 이질적인 느낌을 자주 받는다.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함인 건지, 보다 확실히 알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다소 변태 같은 기질이 발휘돼 이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 한다.     

 


 웃기지도 않은 것이 해결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일인데, 해결해야 된다니…. 이런 생각이 말이나 되는가? 그런데 나는 그렇다. 더 웃긴 건 내가 정말 내가 맞는지가 확인되면 왠지 삶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의미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일과 공부를 열심히 한다든가 혹은 복잡한 세상이니 보다 다양한 방법적인 부분을 찾아 내 발전시킨다든가 하는 형태로 생각을 할 것이고 행동할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진짜 성공을 하려면 내가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것이 진짜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한 편으론 다소 변태 같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나를 의심(?)하는 이질적인 질문을 자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비약을 해 보면 전설 속의 보물섬 같은 걸 찾아내려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되나? 다소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며 지금껏 살아오다 보니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공을 하지 못했나 하는 자조도 해 보곤 한다.     

 


 바보 같은 건지, 답답한 건지 모르겠다. 뭔가 아닌 것 같다는 결과가 나오면 방법을 바꿔 보거나 방향을 틀어 볼만도 한데, 그냥 파고든다. 멋있게 표현해 보면 나를 천착穿鑿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 바보 같은 천착을 7년 간 더 해 보려고 한다. 다짐한 바가 있고,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니까 처음엔 ‘무계획이 계획이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돌아보니 1년이 지났다. 살아오면서 늘 했던 고민, 나는 누구? 이 고민을 1년 간 보다 집중해서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고민을 글로 쏟아낸 결과, 계획이 섰다.     

 


 지나 온 1년의 집중된 고민의 시간에 앞으로 올 7년의 시간을 보태자. 분명히 나를 나로 인정할 것이고,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내 바보 같은 생각이 맞다면 나는 7년 뒤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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