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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Nov 10. 2024

지혜에 대한 이야기

https://groro.co.kr/story/12609



 이 글은 종교적인 색채가 듬뿍 묻어나는 글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종교적인 글은 아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듬뿍 묻어날 거라면서 종교적인 글이 아니라니 무슨 말인가 싶을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난 믿는 종교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우연히 관심이 갔을 뿐이고 그 관심이 잠시나마 내 마음을 잡아 두고 있기에 글을 쓸 뿐이다. 해서 제목도 원래는 ‘지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만 원래대로 제목을 쓰면 종교적인 글이겠거니 하고 관심 자체를 두지 않는 걸 넘어 곡해하는 분들이 있을까 염려돼 제목을 바꿨다. 사실 많은 분들이 보는 글도 아니어서 이런 걱정 자체가 기우이긴 하나 혹시 또 몰라 괜한 걱정이지만 그 걱정을 경계해 본다.



 원래 제목은 ‘반야심경般若心經’이었다. 그렇다. 대놓고 종교적인 제목이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최근 우연한 기회로(알고리즘이라는 아주 무서운 놈에 의해) 유튜브를 통해 반야심경의 주문을 K-pop 스럽게 만든 영상을 보게 됐다. 사실 이전부터 난 불경이나 성경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야기했지만 난 믿는 종교가 없다. 그럼에도 내가 성경이나 불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저 호기심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 지구의 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를까 싶은 지극히 지식이라는 관점에서의 호기심이다. 해서 불경이나 성경을 쉽게 풀어낸 책을 몇 번 찾아 읽어 보려는 시도도 해 왔었다.



 그런 내게 불교 경전의 하나인 반야심경을 요즘 잘 쓰는 말로 아주 ‘힙하게’ 표현해 줬으니 관심이 가는 건 너무나도 당연했다. 더불어 그 영상을 만들어 올린 사람이 반야심경의 주문을 바탕으로 요즘 역시 핫하다는 AI로 만들었다고 하니 더욱더 관심이 갔다. 다 떠나서 제목은 반야심경이고 가사는 반야심경의 주문이며 곡은 AI로 만든 그 노래가 듣기에 너무 좋았다. 흥겨웠다. 반야심경의 내용이 뭔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냥 듣기 좋았다. 물론 듣다 보니 가사, 다시 말해 반야심경의 주문이 귀에 들어왔고 이런저런 생각은 하게 됐다.



 그럼 이쯤에서 반문을 할 수 있다. 종교적인 글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관심이 갔을 뿐이라고 하는데 왜 하필 불교의 경전이냐고 물어본다면 이런 거다. 된장찌개가 좋아? 김치찌개가 좋아? 하고 물어봤을 때 뭐라고 답할 것인가?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뭉근한 맛이 있어 좋고 김치찌개는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있어 좋은 건데, 그러니까 뭐가 더 낫고 못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취향의 차이일 뿐인데 이걸 왜 선택했냐? 하고 물어본다면 도대체 뭐라고 답을 해야 할까? 그 옛날 장금이가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한 걸 왜 홍시 맛이 나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가 딱 이런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 나에게 불경과 성경은 그저 된장찌개냐? 김치찌개냐? 의 선택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럼 또 물어볼 것이다. 아니 어찌 감히 성스러운 각 종교의 경전을 한낱 음식 따위와 비교할 수 있냐고? 그럼 다시 물어보겠다. 종교의 경전 나부랭이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 건지? 어차피 다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들이다. 우리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 냈고 상황에 맞게 쓰일 수 있는 거라면 그게 무어든 더 낫고 못 하고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불교가 더 좋아서, 성경이 특별히 싫어서가 아니다.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선택을 꼭 호불호로 하는 건 아니다. 사실 이게 별 이야기가 아닌 데 정치나 종교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달려드는 사람들이(인간들이 라고 표현하고 싶다.) 있기에 중언부언하고 있는 중이고 그런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어 현타가 씨게 오는 중임도 동시에 밝히는 바다.



 참고로 내 삶 속에서 종교적인 경험을 떠 올려 보면 부모님이 불교를 믿었기에 어렸을 때 절밥을 먹으러 따라간 기억, 역시 어렸을 때 기독교를 믿는 친구를 따라 간 교회에 대한 기억, 군 복무 시절에 초코파이 하나 더 먹겠다고 천주고, 기독교, 불교 행사를 다 따라다닌 기억, 역시 군 복무 시절에 위병소에서 근무를 했는데 바로 위에 있는 교회의 군종병 형이 잘해줘서 툭하면 찾아가 아이스크림을 거의 뺏어 먹다시피 했던 기억, 예전에 만났던 여자 친구의 종교가 천주교라 잘 보이기 위해 1년 정도 성당에 같이 가서 미사를 봤던 기억 그리고 지금 아내 역시 천주교인이지만 별 거부감이 없는 마음으로 기회가 닿으면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절이나 성당을 찾아다닌 게 전부다.



 아... 원래는 반야심경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한 글인데 이상하게 옆으로 새 버렸다. 오히려 잘 됐다. 덕분에 종교적인 글이 아님을 확실히 밝혔다. 정리하는 의미로 반야심경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면 불교가 이야기하는 큰 줄기는 지혜와 자비라고 한다. 대충 드문드문 여기저기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라 정확하진 않지만 지혜라 함은 고통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말하고 자비라 함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대하는 마음인데 반야심경은 그중에 지혜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정확하진 않다. 대충 주워들은 거 대충 떠드는 중이다. 그럼에도 자비로운 부처님은 이해하실 테니 괜찮다.



 여하튼 노래를 들으며 가사처럼 흘러가는 주문을 듣다 보면 귀에 들어오는 단어들이 있는데 그 보다 마음을 울리고 나름 힘을 주는 가사는(주문은) 마지막에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가자. 가자. 넘어 가자. 모두 넘어가서 무한한 깨달음을 이루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1도 정확하진 않지만 내 나름대로는 이렇게 해석이 됐다. ‘살자. 살자. 살아 보자. 모두 다 같이 이 힘든 세상 넘어가며 잘 살아 보자. 그럼 거기가 극락이고 천국이지 뭐 다를 게 있겠나? 그러니 잘 살아 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g4xh9MBT8_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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