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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뭉이가 누웠다.

by 이야기하는 늑대

https://groro.co.kr/story/13425



이전에 ‘태양을 피하지 않는 방법’이란 글을 썼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식물이 한쪽으로 기우는 걸 볼 수 있다. 본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줄기가 길어지거나 잎 등이 커져서 그런 경우도 있을 텐데 태양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식물은 광합성을 해야 하는 존재로 태양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해바라기’라는 꽃이 있을까? 그만큼 식물에게 태양이란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건 뭐 우리 인간 아니 이 지구라는 행성 자체도 마찬가지다.



해서 키우는 식물이 햇빛을 따라 기울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한쪽으로 기울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울어진 반대편으로 화분을 돌리는 방법을 통해 한쪽으로 과하게 기우는 걸 막아 왔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잘 자라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잎이 하나 더 나오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본 줄기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건지 한쪽으로 과하게 기울어 버렸다.



어! 이거 이러다 본 줄기가 꺾이겠는데 싶었다. 지지대 같은 걸 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다 꺼뭉이를 지키는 수호동물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토끼 피규어들이 보였다. 아하! 너희들이 꺼뭉이의 수호동물이니 너희들이 본 줄기를 지키면 되겠구나 싶어 퍼져 있던 토끼들을 본 줄기를 기준으로 동그랗게 모았다. 사실 이게 되겠나 싶었는데 본 줄기가 힘을 받고 일어섰다. 대박! 토끼들은 꺼뭉이의 수호천사가 맞았어!!!



몬스테라가 원래 그런 건지 내가 키우는 꺼뭉이만 그런 건지 잎이 사방四方으로 뻗어 나가지 않고 이방二方으로만 뻗어 나가고 있다. 그래서 한쪽으로 기울기 더 쉬운 거 같다. 이방이 아닌 사방으로 뻗어 나가길 바라며 이제 한 달하고 열흘 뒤 면 봄이 오니까 보다 큰 화분으로의 분갈이도 슬슬 생각해야 될 거 같다. 꺼뭉이는 힘내고 토끼들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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