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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론

카네기 교육 과제

by 이야기하는 늑대

Part 6


<다른 사람들의 비평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1. 부당한 비평은 대개 위장된 찬사이다. 당신이 타인으로부터 질투나 선망을 받을 만큼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은 개를 걷어차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2.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낡은 우산을 쓰고 비평이라는 비가 목덜미를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라.

3. 우리가 저지른 어리석은 일을 기억해 두고, 자기 자신을 비평해 보라.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으니. E. H. 리들이 한 방법을 실행해 보자. 편견 없고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비평을 다른 이들에게 요청하라.

위 내용은 카네기 교육 교재 [스트레스론]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의 난 다른 사람들의 비평을 들으면 화가 났다. 물론 화가 났다는 걸 티 내지는 않았다. 다만, 되받아치기 위해 준비를 했다. 감히 당신이 나를 비평해? 당신이 뭔데? 알겠어, 기다려 봐. 받은 만큼 당신을 내가 까주도록 하지. 이런 생각으로 이유야 어찌 됐든 내가 비평이나 비판받을 짓을 한 게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 자체만 불편부당하게 느껴 오히려 상대를 비평할 거리를 찾는 편이었다.


물론 내가 다소 억울하게 비평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비평받아 마땅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좋은 소리도 몇 번 들으면 싫다는데 그렇지 않은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인지상정 아닌가 하는 쪽에 더 초점을 맞췄던 거 같다. 더욱이 예전부터 어디에서건 소위 말빨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비평에 직면하는 게 그리 쉽지 만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비평을 듣게 되면 일단 허허 웃으며 상황을 넘기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 같다. 물론 예전에도 비평을 들으면 생각을 했다. 상대방을 역으로 깔 생각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이젠 그런 생각이 아니라 정말 다행히도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나?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있나? 하고 먼저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그렇게 된 거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잘 모르겠고 그저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사고가 전환된 거 같다. 나이, 그러니까 시간이 주는 무뎌짐은 한 편으로 상당히 유용한 거 같다. 뭘 특별히 하지 않아도 시간에 의한 모진 풍파를 겪어 몽글몽글 동글동글해진 몽돌 같은 걸 생각해 보면 나도 그렇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혈기왕성한 20대, 까칠할 대로 까칠한 30대를 지나 아직 까칠하긴 하지만 그래도 먼저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지금의 40대를 맞이하는 스스로를 돌이켜 보면 앞에 이야기한 몽돌처럼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또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다소 날카로웠던 부분들이 많이 무뎌져 간 거 같다.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지금도 이런데 앞으로 더 무뎌지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고유한 성향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소한은 지켜가야겠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고 웃으며 그냥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 줄 알고 무시하는 게 또 세상이치인데 그 정도까지 무디게 받아들일 만큼 마음이 유해질 거 같지는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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