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아지는 내 삶을 위하여

고백

by David Dong Kyu Lee

내 속에선
내 속에선 수천 번, 수억 번 사람들을 죽였다.
다만, 그 손을 실제로 들지 않았을 뿐.
내 마음속엔 분노가 자라났고,
그 분노는 상상 속에서 수많은 생을 지웠다.

내 생각으로는,
평생을 성적인 죄와 욕망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님의 말씀처럼,
마음으로 품은 죄도 죄라면
나는 죄를 먹고, 죄를 마시며 살아온 셈이다.
내 하루는 죄의 그림자 아래 놓여 있었고,
내 밤은 회개의 울음으로 젖어 있었다.

죄의 올무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고, 기도하고,
스스로를 찢어내듯 자책했지만—
그 죄는 내 안에서 자라나
다시 나를 삼켜버렸다.

죽음만이 이 모든 죄를 끝낼 수 있다면,
나는 살아 있는 죄일 뿐이다.
숨 쉬는 매 순간이
죄의 연장이라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엔 또 다른 목소리가 있다.
죄를 고백하는 자에게
자비가 머문다는 희망,
그 희망이 나를 오늘도 살게 한다.

나는 죄인이지만,
죄를 고백하는 죄인이다.
그 고백이 나를 무너뜨리면서도
어쩌면 다시 일으켜 세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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