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채로 산다
어른이 되어서 나를 알아가 보니
나는 ‘불확실’ 한 것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계획이 없을 때,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그럴 때마다 마음은 조용해지지 못하고 먼저 흔들렸다.
돌이켜보면 그 불안은 꽤 오래된 습관이었다.
2020년의 나는 하루를 살면서도
“이게 맞나?”
“이렇게 사는 게 맞나?”
같은 질문을 수십 번 되뇌던 사람이었고,
2021년의 나는 불안을 달래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고, 정리하고, 붙잡아 두려 했다.
그땐 몰랐다.
나는 불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불안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불안은 원래 생기는 거였다.
없어지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불쑥 찾아왔다가
다시 잠잠해지는 감정인데
나는 그 감정을 붙잡고 끝까지 분석했다.
왜 불안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렇게 불안은 점점 커졌고
마치 해결해야 할 과제처럼
내 하루를 차지했다.
2022년과 2023년,
나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삶을 정리하려 애썼다.
돈을 정리하고,
관계를 정리하고,
습관을 정리하고,
계획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정리를 해도
불안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때 처음 느꼈다.
아, 이건 없애는 게 아니구나.
2024년의 나는
불안과 같이 살아보기 시작했다.
불안한 상태에서도
일기를 쓰고,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출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그날을 마쳤다.
불안한데도
삶은 계속 굴러갔다.
그리고 2025년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불안은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라
다루게 되는 감정이라는 것을.
예전의 나는
불안이 생기면
그날 하루가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불안이 생겨도
“아, 지금 불안하구나” 하고
그 상태로 해야 할 일을 한다.
불안이 없어야 움직이던 사람에서
불안한 상태로도 움직이는 사람으로
조금 바뀌었다.
그 변화가
내 삶을 가장 크게 바꿨다.
이제 나는 불안에게 묻지 않는다.
“왜 왔어?”
“언제 갈 거야?”
대신 이렇게 말한다.
“그래, 지금 여기 있구나.
그럼 나 오늘 할 일부터 하자.”
그래서 이제는
2025년이 헌 해라거나
2026년이 새 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오늘의 일을 할 하루하루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 불안했던 나날들을
나름대로 잘 지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