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가볍고 즐겁게
재가즐.
2026년의 나의 모토다.
나는 늘 뭐든 거창하고 비장하게 시작해야 한 해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었다.
힘을 내서 살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힘든 시간을 앞두고 있으면 괜히 더 힘을 내기 위해 등산을 가곤 했다.
2024년 복직 전, 천 미터가 넘는 산에 올랐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그런데 H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이상하게 모든 게 시큰둥해졌다. 이건 무엇이든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그의 성격과 맞닿아있는 태도인데,
이 시큰둥함이, 지금의 나는 꽤 마음에 든다.
무엇이든 비장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늘 전투태세였던 나의 모드를 해제시키는 태도,
“뭐든 그저 그럴 것이다”라고 미리 받아들이는 연습.
1월 1일부터 4일까지,
길게는 4일, 짧게는 3일의 휴가를 보내고 다시 일상의 문 앞에 서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한다.
어느 날 본 유튜브 쇼츠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된 신호라는 말을 들었다.
괜히 고개가 끄덕여졌다.
심각한데 진지하기까지 하면, 인생이 정말 안 풀린다는 말도.
예전의 나는 모든 걸 무겁게 받아들였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다.
회사라는 울타리,
계속 모아가는 돈,
브런치에 글을 쓰는 시간들.
어쩌면 이것도 나만의 잡이고, 나만의 길이다.
그러니 이제는
별 것 아닌 일엔 오래 머물지 않고,
지나갈 일은 가볍게 넘기고,
뭐든 너무 심각해지지 않기로 한다.
재밌게,
가볍게,
즐겁게.
그게 202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