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존감이 참 높은 사람이다. 아니, 높은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노오력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그렇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열심히 하루를 살고 자신감이 쌓이기를 반복하다그 자신감이 자만이 되어버린 어느 날,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내 삶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돌변했다. 자존감과 자신감.쌓아 올리기는 어려워도 잃는 건 한순간이더라.
작년 11월 초중순부터 지금 1월 말인 오늘이 되기까지. 약 두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나는 태어나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중에도 유난히 고됐던 12월에는 하루 종일 우울하고 심할 때는 자살충동까지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당장 손목을 긋거나 창밖으로 몸을 던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저 숨만 쉬고 있어도 몰려오는 지난 선택에 대한 후회와 그로 인한 자괴감이 너무 괴로워서. 지금 여기에서 뛰어내린다면 편해질까 하는 생각은 하루에도 여러 번 들었던 것 같다.무기력이 극도로 심해서 숨을 쉬듯 당연하게 했던 일들도 몹시 힘겹게 느껴졌고 먹고 자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우울증이라는 것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괴로웠고 내가 그러한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조차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온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기에.시간 날 때마다 가장 힘들고 우울했던 시기의 나를 돌아보며 우울증에 관한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