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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아이 Feb 21. 2020

한국을 떠나고서야 알게 된 한국의 장점

헬조선은 대단한 나라다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어언 2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 곳에 와서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며 느낀 점을 이 곳에 적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한국을 떠나고 나서 애국자가 되었다. 한국 안에 있을 때는 "헬조선"이나 "이게 나라냐"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만 듣다가 밖에 나오니 비로소 장점이 보이게 된 것이다. 바로 사람과 그 사람들을 만들어 낸 역사이다.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한국사람들이 일을 열심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일 뿐만이 아니라 공부도 자기 계발도 취미까지 열심히 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가 전 세계 모든 국적의 사람을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을 보고 느낀 바로는 그렇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비율로 따졌을 때 역시 한국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외국인이 게을러 보였다. 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순전히 내 주관적인 기준이었다. 그들이 게으르다기보다는 한국인이 부지런하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일본에 와서 현장일을 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또한 일에 관한 다양한 가치관도 알게 되었다. 역시 그중에 한국사람과 일본 사람이 가장 닮아있었고 가장 열심히 일을 하는 쪽이었다. 뭔가를 한다 하면 열심히 하는 것이 기본이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회사에 기여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몸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려도 마스크를 끼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회사에 나간다. 자신이 없으면 고생할 동료들과 회사의 매출을 생각하며 힘들어도 참고 견딘다.


반면 그 외의 나라(라고 묶어서 지칭하는 게 어찌 보면 무례하지만) 사람들은 그 두 나라에 비해서는 무리해가면서 까지는 일을 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리거나 회사에 가고 싶지 않은 날이면 연차를 써서 쉬기도 하고 회사는 회사이고 나는 나라고 구분 지어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다. 일하는 동안에는 일을 하지만 가족과의 시간이나 여가시간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잔업을 안 하거나 연차를 쓰는 부분에 있어서 더 자유로워 보인다.


나 또한 한국인인지라 전자에 가까웠고 외국인 동료들을 보면서도 "왜 조금만 더 의욕을 내면 더 잘하게 될 텐데 더 할 생각을 안 하지?" 라던가 "쉬는 건 좋지만 너무 자주 쉬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적고 보니까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은 것 같은데 나는 내가 젊은 꼰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청년으로 내 가치관이  보편적  90년대생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일 말고도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정시퇴근(오후 5시)도 자주 하는 편이며 그만큼 수입과 회사 내에서의 평가는 떨어질지 몰라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이다. 회사와 나를 연관 지어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감기 정도라면 "힘들어도 해야 할 일이니까"라고 생각하고 회사에 출근한다. 연차도 불가피한 일정이 있을 때면 모르지만 주말에 할 수 있는 것은 주말로 미루고 기본 주중에는 본업에 집중한다. 이 정도는 다들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많다. 물론 한국 밖의 세상까지 전부 포함하면 말이다. 거기서 조금 더 생각한 후에 깨달은 것은 "일을 기본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낸 한국이라는 나라"였기 때문에 2020년 지금의 한국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기본 열심히 하는 사람들로 똘똘 뭉쳐져서 이루어진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이 두 나라는 전쟁 이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여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강하고 단단한 나라가 되었다.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개인이 무리를 지어 집단을 형성했을 때 그 힘은 대단하다. 간단한 예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가 줍기 시작한다면 그 도시는 휴지 한 점 없이 깨끗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열심히 한다면? 지금 우리가 지나온 길처럼 폭풍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연설을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나의 인상을 상당히 바꿔준 연설이었다. 링크는 아래를 참조하자. 김경일 심리학자의 세바시 강연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 한국이 지금 불경기이다. 앞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열심히 공부하고 달려온 젊은 세대가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으면 취직하고 경제활동을 하기는 결코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억울한 거 안다. 하지만 경쟁자가 같은 한국사람일 때의 이야기이다.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한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의 메리트는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기업과의 거래도 그렇다. 외국어를 하나 이상 배워놓자. 일상회화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게 배워놓자. 영어가 아니라 다른 언어여도 괜찮다.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 위에서 서로 경쟁하고 좌절하기에 한국사람들은 너무 아깝다.







다음 글에서는 닮아있는 두 나라 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트럼프 방한 연설 :

https://youtu.be/WiWtqyi6xiM

김경일 세바시 강연 :

https://youtu.be/MenYHcLC1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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