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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all kite Jan 29. 2023

자기 앞의 생

어쩌다 여름 북토크 #2

어쩌다 여름에 태어난 세 친구가 같은 걸 보고 다르게 느낀 생각들을 적습니다. 

우리는 사방으로 튀는 대화를 즐기며, 마지막엔 늘 철학적 질문으로 끝납니다. 


Q1. 모모는 '생이 자신을 짓밟고 지나가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하고 생각합니다. 내 앞의 생은 나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나요? 생이 나를 만드나요? 내가 생을 만드나요? 

- 이 비슷한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늘 바뀌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생이 나를 만드는 것 같다. 오롯이 내 의지로 하는 무수한 선택들도 결국 내가 살아온 생이 만든 결과물 아닐까? 

- 내 앞의 생은 나를 어떻게 만들지 나도 모른다. 그저 나는 무수한 질문들에 좀 더 나은 답을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뿐. 그렇게 애쓰는 사이 축적된 것들이 훗날의 자산이 되고 자신을 붙잡아 주는 끈 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 


Q2. 어린 모모가 바라보는 세상과 하는 말들은 꼬맹이란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예리합니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무엇인가요?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마치 그는 아직도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고 환승역에서 갈아탈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탄 기차가 이미 종착역에 다다라서 이제 내릴 일만 남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Q3.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새로운 두번째 인생을 살았던 것처럼,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어떻게 살고 싶나요? 

누구든,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을 것이다. 새 이름으로, 새 인생을 살고 싶어지는 때가. 

※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답변이므로 이 부분은 패스합니다. 


Q4. 인생에서 처음 겪은 커다란 슬픔은 무엇인가요? 

※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답변이므로 이 부분은 패스합니다. 


Q5. 이 소설이 상을 받고 좋은 평가를 듣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소설과 구분되는 이 소설만의 특징은? 

가장 프랑스적인 감수성은 소소한 삶의 굴절과 결을 주목하면서 그 아래에서 인간 본질의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었고 그들이 표현해낸 것은 고독하고 쓸쓸한 삶의 풍경이지만 결국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삶에 대한 무한하고도 깊은 애정이기 때문이었다. 

- 결국 이 소설은 사랑을 외치고 있고 결국 열렬히 사랑함으로써 생을 만들어가라 이것같은데 이러한 주제는 꽤나 많이 접한 느낌이다. 

- 다만 조금 다른 점은 우리가 왜 사랑해야 하는지, 우리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같은 이유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멋지고 훌륭한 이유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그 사람이기 때문에.


Q6. 안락사에 대해 찬성하시나요? 

- 인간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적어도 자신의 생만큼은 자기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를 치료하다가 의식이 없어질만큼 중태에 빠진 경우 자신이 그 시점에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없지 않은가. 

- 그러면 그 결정을 가족이 대신 해야하고 그 결정을 해야하는 가족은 너무 괴롭다. 그리고 환자 자신도 자신의 삶에 대해 가족이 결정하게 두고 싶을까. 어쨌든 가족도 자신이 아닌 타인인데 말이다. 


Q7. 모모의 삶은 모모를 자신의 나이보다 조숙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에 요즘 아이들은 과거보다 자율성이 없고 의존적이라고 합니다. 어떤 환경이 성장에 좋은 것일까요? 

※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이 질문은 패스합니다. 


Q8.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는가? 

- 행복이란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기대할 것이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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