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차이

너와 나의 삶을 응원해

by Ssong

* 지난주 금요일(6/13)에 올린 글은 쓰고 난 후 제 마음이 조금 편치 않아서 삭제했습니다. 응원과 공감 보내주신 분들에게는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만의 이야기 잘 써 내려갈게요. *



지난주 토요일에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들고 왔다. 중간에서 만나면 좋았겠지만 내가 움직이기 쉽지 않아서 친구가 나를 만나러 와주었다. 고마움에 밥이랑 커피를 사고 싶었으나 자기 결혼한다고 찾아온 건데 네가 뭐 하러 돈을 내냐며 투덜댔다. 결국 밥은 얻어먹고 커피는 내가 샀다. 커피라도 사야 맘이 조금은 편할 것 같았다. 친구에게는 혹시나 결혼식 당일날 컨디션이 나빠서 못 갈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확률은 반반이라고 미리 말해두었고 그냥 못 온다고 생각하면 편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음이 착한 내 친구는 당연한 소리를 뭐 하냐고 씩 웃었다.


친구는 아직 운전을 못하고 나는 오른 다리가 마비 증세가 있어서 운전을 못해서 해가 쨍쨍 더웠지만 밥집을 향해 열심히 올라갔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보였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나는 티가 안 난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다리를 살짝 절고 있었나 보다. 난 별생각 없고 이젠 너무 익숙해진 고통(?)인데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에게는 충격이 컸나 보다. 민망해진 나는 한 마디 했다. "너 F구나? 난 T야 그만 울어 ^__^"


그 친구는 원래 작년 이맘때즈음 결혼을 하려고 했으나 갑작스러운 신장암 3기 소식에 결혼을 미뤘다. 수술하고 요양병원에서 회복을 하고 지금은 암이 없는 상태로 다시 날을 잡아서 식을 올린다 했다. 남편 될 사람과 예비 시댁식구들은 괜찮은 거냐 물었더니 우선 지금 남자친구가 괜찮다고 했고 연애를 오래 해서 부모님도 많이 뵙고 지냈던 터라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본인이 느끼기엔 살짝... 탐탁지는 않아 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그래도 난 예비 시댁 어르신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입장 바꿔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친구에게도 너무 신경 쓰지 말라 했다. 어차피 가족은 남편이고 남편이 내 편만 확실히 되어준다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 암환자이기에 얘기가 그쪽으로 자주 흘러갔는데 친구가 요양병원에서 친해진 언니들이 있었는데 얼마 전에 그중에 2명이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얘기하며 너도 그렇게 됐으면 어쩌나 해서 연락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환우 오픈 채팅방에 있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하루 종일 심란한데 연이 있는 사이는 오죽할까. 그러면서 자연스레 본인들이 떠났을 때 남은 가족들과 지인들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져봤다. 나는 아들이 하나 있고 출산하고 1년째 되던 날 병을 알았기 때문에 아이가 엄마 없이 한평생을 살아갈까 봐 그게 제일 두렵고 무서워서 많이 울었었고 현재 아들은 세돌을 앞두고 있고 잘 크고 있지만 내가 갑자기 없어질까 봐 하루하루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차라리 엄마라고 인지할 만큼 크기 전에 떠났으면 좋았을 거 같다고 얘기하니 친구가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엄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있어야 나중에 내가 없어도 그 따뜻한 기억을 가지고 평생 살 수 있는 힘을 얻는 거라고 했다. 이 말을 들으니 뭔가 머리가 띵 했다. 생각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 같다. 마치 죽음이 동전의 양면 같듯이.


친구의 말에 깊은 울림을 받은 나는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머물고 있고 친구에게 고마웠다. 앞으로 내가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확실히 알았으니깐. 투병하면서 아파서 누워있을 땐 어쩔 수 없었지만 회복기에 있을 때는 스스로 노력해서 아들과 많이 놀아줄 수도 있었는데 그냥 마음 한편에는 '어차피 난 갈 사람인데 추억을 쌓는 게 의미가 있을까? 지금처럼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잘 따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거 같다. 나약한 생각이긴 한데 몸이 아프면 자연스레 마음도 약해진다. 그렇게 생각한 결과 지금 아들에게 내 서열은 꼴찌다. 모든 가족이 함께 있을 땐 1위 아빠 2위 할아버지 3위 할머니 4위 엄마 순이다.


현재 내가 아들에게 하고 있는 정해진 행동이 3가지 있다. 첫째. 어린이집 배웅할 때 아들에게 양쪽볼과 입술에 뽀뽀받고 잘 가라고 하이파이브해주기. 둘째.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안아주며 볼에 뽀뽀세례 퍼붓기. 마지막 셋째. 자기 전에 책 읽어주기(안될 때도 있다 ^^). 아들이 나중에 성인이 돼서 엄마를 떠올렸을 때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이 들 수 있기를 바라고 제일 좋은 건 그때도 내가 살아있기를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