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끝은 진흙

길고 길었던 연휴의 끝

by Ssong

오늘 아침에

일어나기 싫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어제 저녁에

우울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과연 있었을까?

오늘 눈을 떠보니 직장이 없는 나조차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오늘까지 휴가인 사람이 승자인 듯싶다.

우리 아들도 아침에 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징징대면서 떠나갔다. 그 순간엔 엄마인 내가

승자였다. 후후후.


쉬는 날은 왜 이리 빨리 흘러가는지.

물론 나에게는 연휴가 힘들다.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어린이를 집에서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들고, 나가서 놀아주자니

체력이 딸려서 지치기 때문이다.

주말에 더 폭삭 늙는 이유다. (곧 주말.. 눈물)

다행히 이런 명절 연휴는 부모님들이 도와주신다.

하루는 시댁에서 하루는 친정에서 도와주셔서

이틀은 남편과 푹 쉴 수 있었다.


연휴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써보자면

우리는 연휴 초반에 기를 다 써버렸다.

똥 박물관 다음 날에는 에버랜드를 갔다.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를 마주쳤다.

사람이 많을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힘들어진 우리는 떼를 쓰는 아들에게 너그럽지

못했는데 (특히 남편이) 살짝 미안해졌다.

그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사자 코에 앉아서 만세 하고 활짝 웃었으면 좋았을텐데
꽃같은 우리 아들

5,6일은 비가 와서 집에서 보내고

7일은 시댁에서 하루 데리고 놀아주고

남편이 급 감기가 들어 8일 오전부터는

친정집에 가서 놀다가 하루 자고 9일엔

제부도를 다녀왔다. 거기서 또 어마어마한

인파를 만났다. 후후후.

아들이 올해는 바다 구경을 못해서 가까운

서해로 왔는데 아쉽게도 갯벌의 시간이었다.

그래도 갯벌은 처음 마주한 곳이라 나름

배움과 체험의 시간이 되었다.

준비 없이 갯벌을 마주해 버려서 당황했지만

부랴부랴 삽이랑 장화랑 빌려서 들어갔다.

갯벌에 푹 빠진 아들은 내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고개를 든 사진이 별로 없다.
삼촌과 함께 열심히 파는 아들내미

이렇게 연휴가 끝났다.

내년에는 더 재밌는 곳을 데려가고 싶다.

꼭 연휴 때 아니더라도 해외여행도 데려가고 싶다.

힘내보자 엄마야.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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