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은 어려워

모든 건 운에 달렸다니

by Ssong

이번 한 주는

유치원 입학 설명회를 다니느라

매우 바쁜 한 주였다.

사실 오늘까지 2곳이 남아있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과 다르게

유치원은 정해진 기간 내에 신청하고

추첨을 통해 선발되는 방식이다.


우리는 마음속에 정해둔 1순위 유치원이

있었는데,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 다녀오고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경쟁자들이 너무 많았다. 하필 우리 동네는

아이들이 많은 동네라서 경쟁이 치열했다.

잘못하면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맘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어린이집 2학기 상담할 때

담임선생님께서 한 말이 떠올랐다.

"22년생들이 많아서 유치원 입학도 박 터진 데요."

그때는 "아 그런가요? 하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 말의 실제 현장을 보고 오니

머리가 새하얘졌다.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만 2세 반까지만 있어서 내년엔 다닐 수가 없어서

무조건 옮겨야 되는 상황이다.


올해 여름이 되기 전

같은 아파트에서 아들과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들 엄마들이 우르르 퇴소한 적이 있었다.

나는 나중에 놀이터에서 엄마들을 만나 물었더니

7세 반까지 있는 어린이집으로 옮겼다고 했다.

이유는 딱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애들 부모 중

한 분이 옮긴다고 해서 다 같이 따라갔다고 했다.

난 속으로 '원장과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정말 그냥 옮긴 거였다.


아들의 유치원 입학이 불투명하다는 느낌을

받고 다 떨어질걸 대비해서 보험으로 어린이집을

빠르게 알아보는 순간 저 엄마들이 휘리릭 하고

생각이 났다. '아 설마 이래서 미리..' 하하 참.

7세 반까지 있는 어린이집을 클릭해 보니 대기자만

100명이 넘었기에 빠르게 창을 닫았다.


한 2일 정도는 밤에 잠을 잘 못 잤다.

만 3세 반이 있는 어린이집을 열심히 찾았다.

멀더라도 최대한 대기가 없는 쪽으로 찾아서

한 군데 넣어놨다. 그래도 불안했다. 자꾸자꾸

나쁜 생각만 났다. 아들이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못 가서 낙동강 오리알처럼 붕 떠버리는 상상.

나와 동생이 매일매일 아들을 케어하는 상상.


이번 주 화요일 두 번째 입학설명회를 간 곳은

내가 졸업한 유치원으로 2순위로 생각하던 곳이다.

원장님이 그대로 계셔서 깜짝 놀랐다. 믿음이 갔다.

아들을 여기만 보내도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설명회가 끝나고 제출하라는 서류를 다음날 바로

후루룩 보내버렸다. (어드벤티지를 위한 서류)

메일을 보내면서 나의 간절함을 본문에 적었다.

여기 졸업생이고 유치원 다니면서 너무 행복했고

토끼장에 토끼 보느라 하원 차 종종 놓쳤고

다락방처럼 생겼던 음악실 너무 좋아했고(진짜임)

우리 엄마도 유치원에서 활동 많이 하셨고 등등

쭈욱 써서 보냈더니 오후에 전화가 왔다.

"어머머 졸업생이셨네요 어머니? 저희가 졸업생

이신 부모님들의 아이들은 특별전형으로 입학이

가능하십니다 호호호"


심봤다.

되었다.

이제 편히 잘 수 있다.

여태 걱정한 게 민망할 정도로 갑자기 입학 승인이

나버렸다. 역시 내 유치원 최고다. 벅차다.

이제 남은 유치원 입학설명회 일정을 편한

마음으로 구경하며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

소소한 행복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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