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뾰족한 우리의 마음들
나는 폐암 환우 오픈 채팅방이 있다.
2040 단톡방으로 비교적 젊은 층이 모여있는
그런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리에겐 참으로 고마운 곳이다.
어제의 일이었다.
한창 청소를 하다가 핸드폰을 보니
환우 채팅방에서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매일 1만 보 2만보씩 걷는 걸 인증하듯 채팅방에
올리시는 분이 계셨는데, 환우지만 현재 건강이
나쁘진 않으셔서 일도 하고 계신 분이었다.
어제도 어김없이 운동 인증을 하시고 계셨는데
다른 한 분이 툭 말을 꺼냈다.
사실 나도 매일 보는 것이 불편했다.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개인적인 나의 입장은
이곳은 서로 얼굴도 모르지만 같은 병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하나로 모여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도 슬픈 일도 다 공유해도 되지만
어느 정도 선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저분이 하신 말씀에 깊이 공감을 했다.
TMI가 심하신 분들은 보기가 싫다.
더구나 날이 추워지면서
상태가 나빠지시는 분들이 최근에 많았는데
자기는 괜찮다고 멀쩡하다는 사실을 굳이
그렇게 어필했어야 했을까? 누굴 위한 걸까?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뿌듯했으면 셀프로
엉덩이 팡팡해도 되었을 듯싶은데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생각들이 다 다르기에
'보기 좋은데 왜 그러냐'
'긍정적이라서 보면 힘이 나는데 무슨 문제냐'
이렇게 받아치는 사람도 많았다.
결국 의견을 낸 그분은 사과를 하시고 떠나셨다.
(우리에게 도움 주신 분이라 안타까웠다 ㅠ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다.
우리도 채팅방에서 싫은 사람이 있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나가지도 않고 유지하는 이유는
딱 하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와는 목적이 다른 사람도 있다.
힘을 내기 위해서, 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우울해서, 등등 각자 목적이 다 다를 뿐이다.
참 어렵다.
환자들도 그렇지만 보호자들도 힘들다.
엄청 뾰족하고 날카롭다. 우리도 그렇다.
한참 잊고 살다가도 한 번씩 우울해지기도 하고
열등감에 빠져 허우적 대기도 한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받아들이는 것은 언제나 힘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태연의 노래 가사 중에
힘이 되는 가사가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같은 말.
<내게 들려주고 싶은 말(Dear Me)>
길고 긴 어둠을 견디고
빛이 되어 날아간다.
I love myself.
토닥토닥. 잘하고 있어!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