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마음
이번 주 월요일 신경외과 진료를 보았다.
지난주 머리 MRI 결과를 들으러 갔었다.
불행히도 암이 3배 정도 늘어났다.
1년 만에 찾아온 나쁜 소식은 우리 둘 모두에게
지하로 끝없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게 했다.
이번 주는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내내 기분이 다운되어 있고 즐겁지가 않다.
월요일 밤에 방에서 혼자 꺼이꺼이 많이도 울었고
다음날 화요일은 남편과 부둥켜안고 한참 울었다.
정말 오랜만에 남편의 눈물을 보았다.
망할 놈의 폐암은 왜 몸이랑 머리랑 따로 노는 걸까
나는 현재 몸은 약이 듣고 있는데 머리가 튀었다.
머리를 잡을 다른 약이 필요한 상태이다.
다음 달에 잡혀있던 외래 진료가 어제로 당겨졌다.
가기 전날 밤 남편과 함께 다음 치료로 어떤 게
있을지 찾아보고 질문지를 작성했다. 찾으면서도
슬펐다. 더 이상 약이 없는 듯 보여서.
찾아온 진료 날.
의사에게 어떤 말을 듣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울지 말자고 남편과 약속을 하고 들어갔다.
내 주치의는 상태가 좋지 않으면 늘 여명얘기와
호스피스 얘기를 해왔던 터라 아마도 이번에도
그런 얘기를 늘어놓거나 약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여러 치료 방안을 내놓았고
그것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대안 중에 최고였지만
의사 동의가 없을 것 같아서 포기했던 것들이었다.
결론은 맨 처음 암치료를 시작할 때 먹었던
약제를 다시 먹어보기로 했다. 물론 내성이 와서
바꿨던 약제지만 몸에 내성이 와서 못했던 거지
머리는 크게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 썼던 약은 더 이상 쓸 수 없기에 의사가 제안한
처방이 믿기지 않았다. 물론 한 가지 제약이 있다면
효과가 있을 시 원칙적으로 처방을 내릴 수 없다.
우리가 복제약을 구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주치의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대학병원 의사로서 이렇게 말하면(복제약 구해서 써라) 안 되는 거 알지만 제 환자 중에서 그렇게 해서 호전을 보인 환자분이 계시긴 합니다. 만약 한 달 후 효과를 보이면 그렇게라도 해보시죠."
고마웠다. 마치 금쪽이의 놀라운 변화처럼.
남편은 병실을 나오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나는 얼떨떨했다.
사실 아직 효과를 본 상태가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
힘내서 가야 하는데 아직은 기운이 올라오지를
않는다. 마음을 다잡고 긍정파워를 다시 끌어와
천천히 다스리며 가야 할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 정리해 보았다.
1. 브로콜리가 힘들면 콜리플라워를 먹자.
(과자, 단 음식이나 음료 되도록 피하자)
2. 몸을 따뜻하게 하자.
3. 좋은 생각만 하자.
4. 기도하자.
사실 어제 진료 보러 가기 전
1년 만에 에프렘 수녀님께 전화를 드렸다.
'아직.. 살아 계시겠지?' 생각하며...
내 생각이 맞다면 올해 100세가 되셨을 거다.
수녀님은 신호음이 얼마 안 가 받으셨다.
내 이야기를 다 듣고 조언과 기도를 해주시고
또 전화하라고 다정하게 말해주셔서 눈물이 났다.
'내가 좀 나아졌다고 기도를 소홀히 했구나'
나는 살고 싶다.
이 마음을 담아서 외쳐본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