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 이야기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꿈 내용이 너무 선명하게 기억났다.
드문드문 잊어먹긴 했지만
이 정도면 핵심 장면은 기억하고 있는 셈이다.
어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폐암 환우 오픈 채팅방에서 누군가가
암이 안 보인다고 다음 외래는 6개월 뒤로 잡혀서
기분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봤다.
대부분의 톡 방 사람들은 끊임없이 축하를 했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보내기가 싫었다.
첨엔 마음을 다독였다.
'괜찮아. 나는 잘하고 있어. 비교하지 말자.'
하지만 점점 화가 났다. '나는 왜...'
나는 나이도 아직 젊은 편이고 아이도 어려서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저 사람은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고, 아이도 얼추 컸고, 일까지 한다.
진짜 비교하기 싫은데 막상 저런 글을 보면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할 수가 없다.
조금 우울한 하루를 보내다가 밤에 잠이 들었다.
꿈을 꿨다. 내용을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이렇다.
꿈에 내 지인들이 나왔고 나는 학생이었다.
실제로는 친하게 지내는 이들이지만
꿈에서는 달랐다. 그들이 나를 이상한 아이로
몰아가고 배신을 했다.
(무엇에 대한 배신인지는 모름. 감정만 남음)
그래서 나는 막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
기억나는 대사가 있다.
"너랑 이제 친구 못하겠다."
나는 어려서부터 화를 잘 내지 않았다.
엄마가 무서워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타고난 태생이 조금 순했다. 아빠를 닮았다.
아빠는 굼뜬 곰 마냥 허허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고,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못 받아도
'나중에 주겠지~ 못 받으면 말고~' 이랬다.
나도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친구에게 부당한 일을
당해도 화 한 번을 못 내고 '아 그렇구나' 했다.
좋은 점이 있다면 스트레스는 없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화가 조금씩 늘었다.
하지만 그 화를 표현하는 게 서툴렀는데
술에 취하면 조금 난폭해졌다. 마치 묻어둔 화를
다 털어내듯이. 술에 취하면 이성이 사라졌다.
(술은 적당히 마십시다!)
어제 꿈도 그랬던 것 같다.
아침에 쌓인 화를 꿈에서 풀어냈나 보다.
나는 화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마 엄마의 피가... 크면서 나온 듯하다. ㅎㅎ
오늘은 늦은 저녁에 머리 MRI 촬영이 있다.
무사히 잘 찍고 다음 주 외래날 좋은 소식을
기원한다. 나는 나대로 잘하고 있으니까.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