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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곧 새로운 시작

스스로를 칭찬하며 다독이는 끝을 만들다.

도심 속 나의 행복

행복과 성공은 왜 물과 기름 같을까? 나에게는 멋진 친구들이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멋있게 일해내는 그들을 보면 요즘 더 멋져 보인다. 가끔 그들이 시간이 돼서 만나면 그들은 언제나 핸드폰이 손에 쥐어져 있고 쉴 새 없이 알람을 확인한다. 그리곤 푸념이 이어진다. 잘 나가는 친구의 겸손이라고 보기엔 많이 괴로워 보인다. 몸이 먼저 움직여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이 상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안쓰러웠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일하는걸 워낙 즐거워하고 욕심을 내는 나로서는 일을 한참 많이 했다. 일하다 체력이 달리면 링거를 맞아가면 일했다. 쉴 새 없이 이메일과 문자를 확인했다. 아무리 즐거워도 마음 한편이 "일하고 싶다"&"쉬고 싶다"는 두 가지 마음이 쳇바퀴처럼 돌았다. 항상 두 눈이 퀭하니 다크서클이 내려있었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보는 부모님은 나를 안쓰럽게 바라봤다. 나는 행복했지만, 지속적으로 이렇게 일할 수 있을지 항상 불안했다. 


관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일하다가 가끔 쉬려고 해도 알아볼게 많았다. 어딜 가야 할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걸 하고 놀지 모르는 걸 알아내서 경험해야 하는 학습의 연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관심이 생기면서부터는 더 나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헤맸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몸뚱이. 맹목적인 성실함 만이 불행으로부터 나를 구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오는 나의 관성을 끊게 했던 것은 "나답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후부터였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그 의식의 흐름이 끊어졌다. 도심 속 바쁜 조직에 소속되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나의 본분이고, 나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점점 스스로에게 설득력이 없어졌다. 도시 속 삶에 가둬진 나를 꺼내어 나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도시의 삶이 끝나고, 나의 삶을 새롭게 시작했다. 관성적으로 원래 살던 삶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었는데, 뱃속의 아이 덕분에 그럴 수도 없었다.  


시즌0. 5개월의 시간들

도시 속 조직에 소속되면, 그때그때의 나의 할 일과 생각해야 할 일들이 아주 촘촘하게 나열되게 된다. 바쁜 조직의 요청에 그때그때 대응을 잘하는 용병으로 성장해갔다. 이제 그것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고 있다. 심리적으로는 상실감. 무기력함, 쓸모없어짐의 연타를 맞게 되어 오는 혼란을 잠재워야 했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 원칙을 스스로 세워야 했다. 창업가의 공간, 창업가들과의 만남, "디어라운드"의 일들이  어느새 5개월에 접어들며 한 시즌을 마감하고 있었다. 그간 나만의 일과 기준을 꾸준히 반복해갔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해가는 선배들을 보며, 의기소침해질 때도 있었지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는데 더 집중해가는 연습을 해갔다. 새로운 벽을 마주해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멈추지 않고 시도해갔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앞으로 가야한다.

구글 [엄마를 위한 캠퍼스 4기]가 이번 주로 끝나게 되었다. 첫 주는 힘들었고, 두 번째 주는 익숙해졌으며, 세 번째 주는 벌써 끝나가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젠 정말 끝이 났으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은 데모데이로 진행이 되었는데, 스트롱벤처스, 핀다의 대표님 그리고 구글 플레이의 매니저님이 멘토로 참석해주셔서 더 긴장되고 의미가 있는 자리가 되었다. 3분에 맞춰 "디어라운드"가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면서 생각이 견고해지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이 분명해져서 기운이 났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 아닌 앞으로 무엇을 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구나를 깨닫는 순간 오히려 무기력함보다 힘이 솟고, 속도보다 나만의 할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전문가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부하는 피어분들의 고민들을 나누며 한 뼘 성장해갔다. 더 열심히 하라며 받은 “start today”라는 문구의 수료증도 뿌듯함을 선물해주었다. 기나긴 힘든 스타트업 생활에 우리는 스스로를 칭찬하며 다독이는 끝을 만들어야 하는 구나라고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포기했던 영어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잘 까먹는 주인공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족을 찾아가는 "모리를 찾아서”는 왠지 나의 현재와 비슷한 느낌이라 지루하지 않게 반복해서 볼 수 있었다. 매일 조금이라도 듣고 익숙해지려고 반복하니 30번 이상은 보게 되었다. 아직도 말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제법 이해할 수 있다.  “모리를 찾아서”를 말하게 되는 순간 꼭 스스로 축하해주어야겠다.  

http://www.venturesquare.net/765650




사람들은 내가 언어적 재능이 있기 때문에 열일곱 살에 뒤늦게 영어를 시작했음에도 빠르게 실력이 늘 수 있었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사실 나는 한글 조차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늦었다. 다만 영어를 공부하는 바른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 기적은 일어날 것이다.
-이성주 저 [나의 1·2·3 영어공부]
여러분의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청중 앞에서 설명하는 기회가 생겼다고 하자. 좀 더 구체화하자면 그 청중을 투자자라고 생각해보자. 그들에게 3분 동안 회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여러분 사업의 핵심 아이디어를 3분 내에 설명해보자.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녹음기를 켜고 정확히 3분 내에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것이다. 3분이 짧다면 5분이어도 괜찮다. 조금 어색하고 민망하지만 일단 녹음해보자.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할지 대략적인 줄거리라도 적어보자. 린 보드를 작성하기 전에 이 부분을 반드시 진행하고 넘어갈 것을 권장한다. 
-조성주 저 [린 스타트업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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