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smos Jan 05. 2022

계획 임신의 시작 D-107

MBTI J중의 J인 예비 엄마 아빠의 임신 계획

2022년 임인년의 새해가 밝았다.

우리 부부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며 첫 아이 임신을 신년 목표이자 소망으로 삼았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약 7개월 전, 2021년 5월에 결혼했다. 그리고 2020년 10월과 2021년 1월에 가짜(?) 결혼기념일이 또 있다. 우리 부부는 햇수로 지난 2년 간 세상 제일 불쌍한 코로나 시국 예비부부였고, 코로나 2차 대유행 이후로 49인 입장 제한, 연말 대유행으로 49인 입장 제한을 두들겨 맞아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뤄야 했던 마음 아픈 경험을 했다. 그래도 애초에 결혼하려던 때가 2020년 하반기였던 만큼, 같이 산 지는 벌써 만 1년 하고도 3개월이 넘었다.


우리 부부는 연애할 때부터 자녀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둘째이자 막내로 태어난 남편, 첫째이자 막내로 태어난 아내로 구성된 우리 가족은 자녀를 두 명 낳거나, 아님 낳지 않는 것(은 사실 외동으로서 내 자식은 절대 외동으로 키우지 않겠다는 내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둘이서만 1~2년 살아보고, 그 이후 아이를 가지기로 했다. 그러나 임신 시점 선정에서 더 중요했던 건 출장이 잦은 남편의 업무 일정이었다.

 

남편과 나는 공대 출신 연구원 부부다. 나는 비교적 연차 사용이 자유롭고 육아 휴직을 권장하는 분위기의 회사를 다니지만, 남편은 연구소 근무 시 비교적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출장이 잡히게 되면 '네가 임신한 게 아니잖아...'라는 어마어마한 망언을 들으며 출장지로 끌려갈 것이라고 했다. 작년에만 출장 간 일수를 세어보니 100일이 넘었다. 게다가 한 번 끌려가면 강제 주말부부가 되어버리는지라, 내가 임신 중에 출장을 간다면 나만 집에 혼자 있어야 하고, 그러면 서로 괴롭게 되니, 남편의 '22년도 업무 일정이 아주 중요했다. 다행히 신년 첫 업무개시일에 남편의 상반기 출장 계획이 전부 취소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고, 우리는 걱정을 조금은 내려놓고 남편의 출장과 관계없이 자녀계획을 세워보자고 다짐했다.

 

우리가 처음부터 원했던 첫 아이의 출생 월은 1~2월이다. 연초는 아이가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출생월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남편과 나의 육아휴직 계획을 고려할 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물론 원하는 때에 한두 번 만에 임신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 가족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시점을 2023년 초로 잡았다. 1~2월에 아이가 태어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계산이 필요하다. 계획 임신을 고려하는 부부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1. 계획 임신의 기본, 나의 월경 주기 파악하기

나는 월경 주기가 꽤 규칙적인 편이다. 20대 초반에는 정말 정확한 28일 주기로 교과서에 나오는 가임기 여성의 표본이었는데, 20대 후반이라고 하고 싶은 한국 나이 30세의 나는 최근의 월경 주기가 25~27일로 조금 짧아진 편이다. 가끔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날(예를 들면 결혼식 직전이었다거나...)에는 31일 정도까지 늦어진 적도 있고, 최장 37일까지 월경을 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나는 2016년부터 핑크다이어리 앱으로 월경 시작일을 기록하고 있는데, 앱이 계산해준 내 평균 월경 주기는 25일로 이 주기가 앞으로도 맞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계산을 시작한다.


2. 임신 기간과 출산 예정일

통계적으로 인간의 임신 기간은 38주(266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통 임신 기간을 40주(280일)로 알고 있는 이유는 마지막 월경일로부터 주수를 세기 때문이다.

월경 주기를 28일로 가정할 경우, 월경 후 배란이 되고 수정될 때까지 약 14일이 소요되는데, 이 14일이 2주에 해당하는 시간이므로 마지막 월경일 이후 2주가 경과되는 시점이 실제 임신 시점, 즉 수정되는 시점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38주 후(40주째)가 출산 예정일이 된다. 보통의 병원과 임산부들이 40주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니, 앞으로의 글에서 주수가 언급된다면 40주 임신기간을 기준으로 하겠다.

또한, 모든 여성의 월경 주기가 28일로 정확한 것은 아니므로, 내 월경 주기가 28일보다 짧다면 수정 시점이 14일보다 빠른 것이고, 28일보다 길다면 수정 시점이 14일보다 늦은 것이니 자신의 월경 주기를 알고 있는 것은 정확한 출산 예정일을 추측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3. 월경 주기와 출산 예정일로 임신 계획하기

나의 월경 주기로 월경일을 예측해보니 앞으로 3월 28일과 4월 22일에 월경이 예정되어 있다. 3월 28일에 있을 월경 이후의 가임기에 임신할 경우 출산 예정일은 280일을 더하여 2023년 1월 1일이 된다. 나는 월경 주기가 28일보다 짧기도 하고, 실제 출산은 37주에서 40주 사이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우리가 원하는 시점보다 빠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우리 부부는 3월 28일 월경 이후 다음 월경까지는 피임을 해야 한다.

다음 월경 예정일인 4월 22일 이후 가임기에 임신할 경우 출산 예정일은 2023년 1월 26일이다. 출산 예정일보다 2~3주가 빠르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기간 안에 해당하며, 원하는 시점보다 늦게 아이가 생기는 건 괜찮지만 빨리 생기는 건 원하지 않으므로, 적절한 임신 계획 시작일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계산을 거쳐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임신 시점을 찾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다. 우리는 4월 22일에 있을 나의 월경이 끝난 이후부터 예비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하면 된다. 4월 22일은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107일 후이다. 임신을 준비하는 남편과 아내는 90일 전부터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유지하고, 적절한 영양제를 챙겨 먹기를 추천하는데, 우리는 이 준비 기간을 지켜서 최상의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만들기로 했다.

건강한 육체의 기본은 금주 생활인데, 세어보니 금주까지 고작 17일이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에게  위로와 힐링을 주는 음주 생활이 고작 17 남은 것이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맥주를  왔고, 남편은 그에 걸맞은 안주인 매운 닭발을  왔다. 이렇게 우리의 임신 준비가 시작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