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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은 Sep 23. 2021

그래서 누굴 뽑았어?

기억에 남았던 한 마디


02년에 대학생이 되면서 산소 학번으로 불렸다. 뜨거웠던 여름엔 누구나 붉은 악마가 되었다. 나도 축구 경기를 함께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 바닥에 앉아 “대한민국 외쳤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신촌의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다른 카페보다 시급이 조금 높았던 그곳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떠올리게 하는 원피스를 입어야 했다. 알바와 함께 나의 첫사랑도 시작되었다.  키에 검은 뿔테 안경을  그의 동그란 코와 도톰한 입술에  눈길이 자주 머물렀다. 나보다   많은 그는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공강 시간이 겹칠 때면 점심을 함께 먹었다. 시간이 맞지 않을 때는 일부로 시간을 맞추기도 했다. 그날도 함께 점심을 먹고 캠퍼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신호를 기다리며 건널목에 나란히  있었다. 그는 질문했다. “대통령으로 누구 뽑을 거야?” 나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대통령 선거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질문의 대답이 굉장히 중요했고  대답으로 인해 우리의 관계과 달라질 수도 있을  같았다. 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대충 대답했다. “후보들 모두 별로야.” 나의 대답에 그의 표정과 말투는 달라져있었다. “  사람들도    좋아해.” 모른다는 말이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어른은 부끄러움 뒤에 온다고 했던가.  이상 모른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부끄러운 순간을 잊고 싶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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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서 작가가 되는 에세이 쓰기 2기

김은경 작가 수업

25분 글쓰기.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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