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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은 Jan 01. 2021

일월 일일

하루 끝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는 늦은 10시에 잠들어 이른 6시에 일어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말을 뱉고 나서 지킬 자신이 없어서 남편에겐 말하지 않고 다이어리에만 적어 두었다. 인스타를 보던 중 2021 요가 소년 30일 챌린지를 보았다. 1월 1일부터 매일 오전 6시부터 실시간 스트리밍이 시작된다고 했다. 바로 핸드폰에서 5:40 알람을 설정했다. 자세가 많이 좋지 않고 유연하지 않은 몸이다. 전에 요가원에 등록하고 한 달 다닌 적이 있는데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고 매 동작마다 선생님이 자세를 교정해줘야 해서 수업의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창피한 건 둘째치고 다른 수강생에게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작심한달로 끝냈던 요가. 집에서 혼자 따라 한다면 누군가에게 방해가 될 일도 없고 부끄러울 일도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요가 보단 일찍 일어나는데 목적이 있다. 오늘은 진동 알람을 듣고 바로 몸을 일으켜 남편과 아이들이 깨지 않게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유튜브 채팅창에 출첵을 했다. 40분의 수련 중 거의 대부분의 동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아기 자세(발라 아사나)만큼은 잘할 수 있었다. 40분의 요가 동작 모두를 따라 할 수 있게 되는 나를 바라진 않기로 했다. 30일 동안 매일 출첵하는 것을 목표로 조금 욕심을 내자면 나무자세(브릭샤 아사나)를 능숙하게 할 수 있게 수련해봐야겠다. 살면서 과연 다운독자세(아도무카스바사나)를 해낼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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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지 이해하지만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딸에게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딸보다 먼저 일어나 잠에서 깬 딸에게 다정하게 하루의 시작 인사를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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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지 않지만 읽고 싶은 책도 있다. 작년에 예약하고 두 달만에 빌린 <돈의 속성>을 읽고 있다. 한 챕터의 제목 ‘빨리 부자가 되려면 빨리 부자가 되려 하면 안 된다.’를 읽으며 모든 일이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작가가 되려면, 빨리 작가가 되려 하면 안 된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면, 빨리 그림을 잘 그리려 하면 안 된다.



오전 8시가 넘은 시간

아침달


지난주에 이어

남편이 두 번째로 끓여준 떡만둣국

조리시간은 지난번보다 삼십 분이 줄어

한 시간이 걸렸다.


다 된 떡국에 김 뿌리기.

내가 끓인 떡국보다 맛있다.

뭐든 마음만 먹으면 나보다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남편을 보며 한다. 조금 게으르고 마음을 먹지 않는 남편. 해야 할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미루다 나에게 구박받는 남편. 다행인 한편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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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매일 한 줄 일기 쓰기

2.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

3. 매일 걷기

4. 매주 냉장고 식재료 확인하고 장보기

5. 카페에서 커피 사 마시는 횟수 줄이기


오늘의 한 줄 일기는 조금 길어졌다.

해오름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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