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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May 11. 2023

우리 다이어트에 실패는 없지

6일 차. 지지 않는 다이어트

 어제는 몸살이 났다. 태어난 지 40일에 접어든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초보 아빠라 몸살이 난 것 같다. 오늘은 한 끼 정도 제한 없이 양껏 먹고 저녁 일찍, 10시가 되지 않아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치 기록이 밀렸는데, 그날이 끝나고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7일 차에 6일 차 기록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한다.


 아주 마음껏 먹었다. 먹은 식단을 읊어보자면, 돼지고기 김치찜, 소고기 미역국, 소갈빗살과 깻순, 영양부추를 넣은 솥밥을 만들어 먹었고, 후식으로는 동네 식빵 맛집에서 사 온 식빵에 딸기버터를 발라 먹었다. 아주 그냥 금기시되는 것들을 두 개나(솥밥과 식빵) 먹었는데도 죄책감은 없었다. 기아 - 포식 주기를 이용한 다이어트를 할 때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의도했든 아니든 먹게 되는 음식이다. 그 하나가 그렇게 큰 타격이 있진 않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나는 계획과 규칙을 어겼다는 생각에,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원래의 행복한 식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다시 다음번 다이어트 시기를 재면서, 지금까지 한 일들은 초기화하게 되는 것이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털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야비할 수도 있고, 정신 승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단식을 통한 다이어트가 얼마나 여러 가지 장치로 여러분을 보호해 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단식을 통한 기아 - 포식 주기 다이어트의 기본은 단식이다. 이 단식의 정의는 마지막 식사의 숟가락을 놓은 시점이다. 우리는 점심 먹고 저녁 한 끼만 건너뛰어도, 약 18시간의 단식을 하게 된다. 이렇게 36시간을 넘어서면 체중, 특히 체지방은 급속도로 빠지게 된다. 아마 이게 최상의 다이어트가 될 것이다.


 36시간을 참았으니 보상으로 한 끼 제대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혹은 너무 맛있는 것을 발견했다 치자. 이때 음식을 마음껏 먹었다 해도, 지난 36시간 동안 우리의 혈당과 글리코겐은 바닥나 있기 때문에, 이 에너지는 바로 살로 가지 않는다. 다만 이 때는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 시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2형 당뇨를 예방하는데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후 다시 다루도록 할 예정이다.


 36시간 단식 후 먹은 음식을 계속 살로 가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 쉽다. 그냥 또 36시간 단식을 하면 된다. 먹은 것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고, 그 이후의 단식을 다시 시도할 힘을 얻은 것이다. 이것만 반복해도 살은 쭉쭉 빠질 것이다.


 36시간이 미처 되지 않았는데도 뭔가를 먹고 싶은 마음에, 혹은 다른 사회적인 이유로 식사를 했다면, 이것 또한 실패가 아니다. 바닥이 나지 않았을 뿐, 우리의 혈당은 충분히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는다. 이 때는 최소한 18시간의 단식을 가져가도록 하자. 그날의 식사는 6시간 안에 종료하는 것이다. 12시에 가벼운 점심을 먹고, 5시부터 맛있는 저녁을 한 시간 동안 먹으면 된다. 뭐 시간이야 약간 넘어도 된다. 그 이후로 18시간은 가능한 한 지키면 더 좋다. 만약 여러분이 6시에 식사를 종료했다면, 다음날 점심 12시에는 18시간 단식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조금 늦게 끝냈다면, 그 정도 페널티는 감안하고 점심을 건너뛰면 된다. 이렇게만 해도 살이 빠진다.


 만약 도저히 아침을 굶을 수 없거나, 아침에 밥을 먹지 않아 힘이 없다면, 저녁 식사 한 끼를 건너뛰고 잔 후에, 아침에 일어나서 데이브 아스프리가 권장하는 방탄 커피를 마셔보자(방탄 커피를 먹는 방법은 아래 따로 서술). 방탄 커피 한 잔은 개인적으로 저녁이 될 때 까지도 배고픔에 허덕이지 않을 만큼의 에너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아침 한 끼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 있는 정도는 충분하기 때문에, 우리의 공복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방탄 커피는 탄수화물이 없고, 바로 쓸 수 있는 질 좋은 지방이 가득하기 때문에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 즉 단식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리해 보자. 개인적으로 최상의 다이어트 효과는 순수 단식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목표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자고 마음을 먹자. 36시간이 지나고 더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더 하면 된다. 우리에겐 단식 중에 먹을 수 있는 아메리카노, 애플사이다식초, 카카오닙스, 순수한 곰탕국물 등이 있다. 


 36시간 지나니 못 참겠다 싶으면 한 끼 먹고, 또 단식에 들어가자. 하다가 안 되겠으면 18시간 뒤에 멈추고, 식사하면 된다. 이후에는 또 18시간 단식을 해 보는 것이다. 18시간 단식이 조금 힘들다 싶으면 방탄 커피 마셔보자. 그 유명한 간헐적 단식을 여러분은 하고 있는 것이다. 


 서두에 이 방법이 야비하다고 한 이유는, 이 다이어트는 단식이 기본이지만 실패해도 간헐적 단식이다. 간헐적 단식으로 몸을 추슬렀다면 다시 단식이다. 세끼 다 먹는 다이어트에 비해 도저히 살이 더 찔 수 없고, 무너질 이유가 없으며, 일생동안 할 수도 있는 루틴이다. 감량 속도야 차이가 있겠지만, 절대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내가 처음에 원시인처럼 다이어트한다고 할 때, 사냥이 3일, 5일 만에 성공할 수도 있고, 매일 성공할 수도 있다. 다만 하루 세 번 사냥을 해서 먹는 것을 규격화하는 것은 원시인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큰 틀에서 지속적으로 단식과 간헐적 단식을 반복하고 있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멘털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 글을 보고 함께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매 순간 성공하고 있는 것이니 함께 지속해 나갔으면 좋겠다.




[방탄 커피 - 데이브 아스프리 방법] : 에스프레소 + AOP 인증 버터 10~15ml + MCT 오일 15ml


- 데이브 아스프리는 카페 스톨이 살아있는 에스프레소, 금속필터 커피 등을 권장하나, 내 생각에는 신선한 커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데이브 아스프리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몸의 성능까지 중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카페 스톨을 함께 먹을 것을 권장했지만, 우리 관심사는 다이어트이기 때문이다. 무슨 커피든 기성 가공품이 아닌 원두로 직접 만든 커피면 상관없다. 개별 가정에서는 모카 포트나, 핸드 드립 정도가 간편하다.


- 버터는 최대한 고급 버터를 사자. AOP 인증된 포션 버터가 가장 알맞다. 브랜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검색 결과 중 최상급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MCT 오일은, 초심자라면 C8(카프릴산) 100% 인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5ml, 10ml씩 넣어가면서 복통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복통이 없다면 조금씩 늘려서, 나중에는 한 20ml 까지도 넣어보자.


 - 여기부터가 중요하다. 3가지를 한 컵에 넣었다면, 반드시 섞어야 한다. 거품이 많이 나서 원래 커피 색깔이 안 보일 정도로 섞어야 한다. 이를 미쉘화 과정이라고 하는데, 버터의 부티르산이나 MCT 오일의 카프릴산이 계면활성제(쓸개즙) 없이도 물과 잘 섞여서 흡수될 수 있게끔 해야 즉각적인 에너지로 사용되기 쉽다. 이 과정이 없다면 사실 거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X소에서 거품 내는 기계 만원도 안 한다. 건강해지기 위해 이 정도는 투자해 보자.




6일 차 체중 : 102.2kg (어제보다 -0.1kg / 목표 체중까지 23.1kg 남음)

 - 아침 공복 혈당 94mg/dL (단식 중임에도 공복 혈당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대해 추후 다룰 예정이다) 

 - 호흡 케톤 : 15ppm

 - 6일 차 식사 : 돼지고기 김치찜, 소고기 미역국, 소갈빗살 솥밥, 자기 전에 식빵에 버터 발라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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