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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May 12. 2023

[특집] 다이어트하는데 왜 혈당이 높을까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7일간의 혈당치를 보자.


 


 2일 차와 6일 차를 제외한 모든 날들이 공복혈당 100을 넘었다. 공복혈당 100이 넘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래 서울아산병원의 당뇨병 진단기준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자.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의 [당뇨병의 진단기준]


 공복혈당 100이 넘으면, 공복혈당 장애로 분류가 되는데, 이는 당뇨병의 전단계이며 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고위험군이다. 나의 경우, 오랜 뚱땡이의 시간 속에서도 회사 건강검진 시 공복혈당은 58~74 사이의 저혈당 수준이었고, 당화혈색소도 정상이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당황스럽다. 먼저, 이렇게 문제가 되는 수치가 나왔을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나는 7월 중순에 종합검진이 예약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볼 예정이다. 하찮은 나의 곁가지 지식으로는 아래 몇 가지의 추정 원인이 있다.



1. 나이가 들고 뚱땡이 시간이 지속되면서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혈당 처리 능력 저하가 발생


2. 육아로 인한 수면 부족으로 공복 혈당 상승


3. 케토시스로 지방간의 지방 분해와 동시에 간에서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 발생



 먼저 1의 경우라면 매우 슬픈 일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이 상황이 되기 전에 혈당과 체중, 식단을 관리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2의 경우를 보자. 최근 1주일간 평균 수면 시간은 4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수면 시간과 혈당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아래 슬라이드는 Diabetologia라는 저널의 [Poor quality of sleep and falling asleep later are associated with poorer control of blood sugar after meals]라는 기사에서 발췌했다.



 간단히 요약하면, 질 나쁘고 짧은 수면은 혈당 수치와 혈당 제어능력에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수면 시간이 짧고 질이 좋지 못하면, 몸은 충분히 쉬지 못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을 분비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몸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호르몬으로, 심박을 올리고 소화능력을 낮추며, 혈당을 올린다. 수면의 질이 나쁘면 수면 중에도 심박이 내려가지 않고 뛰면서 심장의 부하가 증가해 고혈압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면서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수면의 질이 나쁘면 렙틴이 감소하고 그렐린이 증가하는데, 렙틴은 식욕을 억제하고 그렐린은 식욕을 강화한다. 대학교 때 과실에서 밤샘 공부하는 척하면서 치킨을 엄청나게 먹었던 것은 아마 그렐린 때문이 아니었을까. 군대에서 당직병 근무할 때도 컵라면을 그렇게 먹었는데 이건 다 그렐린 때문이다. 암튼 맞다.


 3번은 아마 가장 확률이 낮지만, 케토시스 상태로 측정되는 호흡 아세톤의 양을 볼 때 논리적으로는 가장 적합하다. 몸에 혈당과 글리코겐이 충분한 상태라면, 케토시스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고 호흡 아세톤도 미미하게 검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혈당이 높았던 4일 차와 5일 차 혈당 측정 사이에 측정한 호흡 아세톤은 40ppm, 강렬한 케토시스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왔다.


 이 경우 실제 혈액 내 포도당은 낮은 수준이었으나, 지방간의 지방을 분해하면서 발생한 아세틸 CoA가 간에서의 포도당 합성에 쓰이면서 혈당이 증가한 것으로 추론하는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3번은 케토시스를 통한 지방간 치료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가설이 맞다면, 아마 체중이 감소함에 따라, 혹은 내장 지방 레벨이 내려감에 따라 혈당 수치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추론일 뿐이다. 내 맘대로 2,3번이라고 결론 내리고 행동하는 것도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고, 인터넷에서 의사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하면 안 되는 일이다. 현행법 상, 진료와 진단은 무조건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받아야 한다. 나도 7월 건강검진 결과지로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그때까지 혈당과 케톤을 꾸준히 측정한 데이터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특집의 후속은 그때 이어서 진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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