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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May 20. 2023

현기증 나게 맛있는 과카몰리

15, 16일 차. 외국 음식 중 가장 사랑하는 메뉴

 어제도 너무 할 일이 많아서 결국 자정 넘어서 글을 쓰려다가 졸려서 실패하고 이틀 치를 몰아서 쓴다.


 당이 첨가되지 않은 돼지고기는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검증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고기인 삼겹살의 위대함을 소개했으니, 이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과일인 아보카도를 소개할 차례인 것 같다. 먼저 아보카도의 성분표를 보자.

하버드대학교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The Nutrition Source : Avocados


 간단히 정리하면, 당 없고, 적은 양의 복합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대부분은 지방이다. 지방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고, 적은 양의 포화지방과 다가불포화지방이 있다. 결론적으로 엄청난 과일이다. 몸에 좋다는 건 많고, 안 좋다는 건 없거나 적다. 


 물론 환경 파괴범이라는 오명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보카도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아보카도 1kg을 재배하기 위해 하루에 2,400L의 물이 소비된다고 하면 다들 경악하겠지만,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 영농할 때 소요되는 물은 하루에 15,415L, 돼지고기는 5,988L다. 하루 1알, 150g 정도 소비하는 것으로는 환경 파괴에 일조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보카도는 케토시스를 통한 다이어트를 할 때 최고의 식재료다. 간헐적 단식을 할 때 이보다 더 추천할 수 있는 녀석은 드물다. 나는 아보카도를 그냥 썰어서 소금, 후추 뿌려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과카몰리를 만들어서 먹는 것이다. 혹시라도 모르는 분 들을 위해, 과카몰리는 이렇게 생겼다.


다시마로 숙성하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 연어, 로메인 상추 위에 올린 과카몰리


 과카몰리의 맛을 처음 인식한 것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갔을 때였다. 혼자 9박 10일을 지내다 왔는데, 매일 6 끼니를 먹었다. 지금보다 훨씬 날씬했고, 나는 여행을 가면 보통 하루 종일 3,4만 보는 걸어 다녔기 때문에 6끼를 먹어도 배가 고픈 정도였다. 그 6끼를 먹을 때, 매일 아침마다 블루보틀 샌프란시스코 1호점에서 라테와 과카몰리 토스트를, 3번째 끼니는 치폴레에서 과카몰리를 잔뜩 넣은 타코를 먹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네 싶을 정도로 10일 내내 감탄하면서 먹었던 것 같다.


 과카몰리는 잘게 썰은 토마토와 양파, 마늘 조금, 고수(취향에 따라 파슬리로 변경 가능), 올리브 오일, 소금, 레몬즙(천연 발효 식초로 변경 가능)을 넣고 잘 버무리면 된다. 아보카도는 크림 제형이 되도록 눌러서 버무리면 좋다. 시중에서 파는 과카몰리는 설탕을 넣어서 만들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단 맛이 없어도 충분히 너무 맛있는 음식이지만, 그래도 단 맛이 아쉽다면 에리스리톨, 스테비아, 나한과 같은 고급 천연 감미료를 이용하면 좋다. 개인적으로는 나한과의 단 맛이 설탕과 가장 유사하여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에리스리톨은 굉장히 미미하지만 일부 당이 있고, 스테비아와 나한과는 완벽한 0kcal 감미료이며, 오히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만드는 것도 간단한 과카몰리는, 재료만 봐도 알다시피 엄청나게 건강한 음식이며, 환상적으로 맛있고, 포만감도 강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재료와 어울리는데, 특히 연어, 소고기, 밥과 잘 어울린다. 우리 같은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밥은 제외하고 연어, 또는 소고기와 먹으면 되겠다. 탄수화물 포식하는 날에 먹는다면, 밥에 명란이나 계란과 비벼먹거나, 잘 구운 토스트에 발라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오늘은 깜빡 잊고 연어 + 과카몰리의 식전/식후 혈당 변화를 점검하지 못했다. 다음에 또 먹을 기회가 있을 때 혈당 검증을 할 예정이다. 사실 검증할 필요도 없이, 연어와 과카몰리 조합은 돼지고기와 김치의 조합처럼 엄청나게 맛있고, 신기할 정도로 건강한 음식이다. 물론 밖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필연적으로 당이 함유되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 먹었을 때 의미가 있는 이야기다. 다이어트와 함께 할 수 있는 음식들은 이렇게 맛있는 것들이 많다. 앞으로도 생각나는 대로, 해 먹는 대로 그때마다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16일 차 체중 : 100.7kg (어제보다 -0.3kg / 목표 체중까지 21.6kg 남음)

 - 아침 공복 혈당 91mg/dL  

 - 호흡 케톤 : 44ppm (아침 공복 기준)

 - 15일 차 식사 : 삼겹살 수육, 들기름과 소금으로 무친 돗나물과 부추 

 - 16일 차 식사 : 다시마로 숙성한 연어회와 올리브유, 직접 만든 과카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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