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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Aug 04. 2023

건강검진 결과 분석

85 - 93일 차. 비만도 감소에 따른 전략 수정 필요

 건강검진 결과지가 도착했다. 거의 발가벗는 기분이지만, 이 매거진을 연재하는데 이거보다 좋은 증빙자료는 없다는 생각으로 공개를 결정했다.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고, 그에 따른 향후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함께 살펴보자.


(이 프로젝트와 별개로, 전년 대비 기록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1. 신체 계측 및 체성분


먼저 신체 스펙이다. 줄어든 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내년엔 177로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체지방률이 33.4에서 26.8로 감소했고, 체지방량은 약 10kg이 감소했다. 다이어트는 필연적으로 근육량 감소도 동반되기 때문에, 근육량도 3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율(WHR, Waist to Hip Ratio,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값)은 0.9 이하로 떨어져 정상 수치를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복부비만 판정은 미국/유럽과 달리 허리둘레 기준이기 때문에, 92cm로 복부비만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내장지방 면적과 등급은 획기적으로 감소하여, 정상 수준(내장 지방등급 10 이하)으로 들어왔다.


 

2. 간 기능검사


 이 매거진에서 체중 다음으로 신경 쓰는 부분이다. 작년에는 횡문근융해증으로 간수치가 과도하게 높았기 때문에, 21년도 수치와 비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3대 간수치로 알려진, AST/ALT/ɣ-GT를 보자. AST/ALT가 모두 정상 수준으로 나왔다. 부끄럽지만, 이것은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간 수치를 측정한 이후 최초다. 예전부터 간수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AST/ALT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각각 GOT/GPT라고 불린 것들이다. 간에 존재하는 효소인데, 간세포에 손상이 있는 경우 혈액으로 흘러나와서, 혈액검사에서 검출된다. ɣ-GT는 알코올성 간 손상의 확인 기준인데, 올해 기준으로 술을 10번도 안 마셨더니 아주 낮게 나왔다.


 알칼리 포스타아제(ALP)가 기준치보다 2 정도 높게 나왔는데, 다른 수치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현재 내가 먹고 있는 영양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추적관찰을 권하는 의사 선생님 소견도 같다. 현재 내가 먹고 있는 영양제는 다음과 같다.


 - 우루사 (하루 3번, 1회 100mg)

 - 포타슘(칼륨, 식후 300mg)

 - 퀘르세틴 (식전 1,600mg)

 - 브로멜라인 (식전 500mg)

 - 비타민D (3일에 한 번, 10,000IU)


 원래는 우루사, 포타슘, 비타민D 만 먹었다가, 최근 퀘르세틴과 브로멜라인을 추가했다. 아직까지 문제 될만한 ALP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영양제 자체의 문제도 크지 않다고 판단되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6개월 뒤에 따로 확인을 해 볼 예정이다.



3. 심혈관/대사 관련검사


 작년에는 횡문근융해증으로 CPK가 7500U/L 정도 나왔다.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입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시점이었고, 소변색이 변하지도 않았어서 입원치료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횡문근융해증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정말 위험한 증상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과격하고 무리한 운동을 한 후에 과도한 통증, 그리고 소변색이 붉어지는 현상을 겪었다면, 지체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빠른 수액공급을 통해 농도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에는 의지로 더 할 수 있는 운동과, 아닌 운동이 있다. 일반적인 근육 운동은 근피로가 쌓이면 더 이상은 운동을 지속할 수 없다. 하지만 반동과 전신의 협응을 통해, 한계점에서도 의지로 더 진행할 수 있는 운동들이 있다. 달리기, 크로스핏, 스피닝 등이 좋은 예다. 의지로 한 발자국 더 뛰는 달리기, 반동을 이용하더라도 동작을 수행하면 되는 크로스핏, 반바퀴만 돌리면 나머지 반바퀴는 체중으로 눌러서 할 수 있는 스피닝 등의 운동은, 더 하면 안 된다는 신호가 와도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운동들인데, 이러한 종목에서 주로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한다. 횡문근융해증이란, 가로무늬를 띤 근육이 녹는다는 뜻인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 중 운동에 동원되는 근육은 대부분 횡문근에 속한다. 이러한 종류의 운동을 할 때에는, 몸에서 주는 신호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또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 의지로 극복하며 더 수행하는 것은 전문가의 코칭이 있어야 한다. 내 경우엔 무작정 밀어붙이는 트레이너의 지도 하에 크로스핏형 운동을 하다가 발생한 경우였다.


 어쨌든 올해도, 혼자지만 여전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고, 건강검진 전날에도 수행했으며, 검진 전날 저녁 운동 후에 내시경 때문에 물을 먹지 못해서인지, 요산 수치도 높고, CPK도 높게 나왔다. 다음번에는 검진 전 1주일 정도는 운동을 피해야겠다.



4. 지질검사

 

 이상지질혈증 중 하나인 코콜레스테롤혈증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 하지만 그다지 걱정하진 않는다. 콜레스테롤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콜레스테롤은 지단백질의 일종이다. Lipo-protein이라고 하여, 단백질과 지질이 결합한 형태이며, 지용성 단백질이다.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며,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섭취한다 하여 콜레스테롤 수치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진 않는다. 즉, 콜레스테롤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내 생각이고, 의학계의 최신 동향도 이 쪽 방향이지만, 전통적 기준의 변경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의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몸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은,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합성되는 경우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포가 손상되었거나, 오토파지가 발생하거나, 근육 운동을 통해 근손상과 회복을 통한 성장 사이클을 진행하고 있다거나, 혹은 체중감량을 통해 체성분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면, 콜레스테롤이 많아져야 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최근 시작 체중의 20%에 가까운 체중을 감량했고, 또 고중량의 웨이트 트레이닝 또한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검진받기 전부터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운동선수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테롤이 높게 측정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더불어 HDL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혈관 내 지질의 이동성이 저하되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다.


 만약 위와 같이 체성분 조성의 변화나, 격렬한 운동을 진행하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다면, 즉 합당한 이유 없이 높아진 콜레스테롤은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 경우 대부분 중성지방의 수치도 함께 올라가며, 이는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한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과의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중성지방의 경우 심혈관질환과의 인과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함께 높은 경우, 콜레스테롤은 평범하나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는, 위험한 상황이니 빠른 관리가 필요하다. 콜레스테롤만 높은 경우에는, 체성분 조성의 변화가 멈추고, 평범한 저강도의 운동을 하는 생활 루틴이 지속된 후에 재측정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중성지방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5. 갑상선기능검사

 

 오늘 글에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볍게 고등학교 생물 수준의 이야기를 해 보자.


 중요하진 않지만, 우리 뇌에는 뇌하수체라는 부분이 있다. 뇌하수체에는 시상이라는 곳이 존재하고, 이 시상의 하부를 시상하부라고 한다. 시상하부 분비되는 호르몬 중에는 TRH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시상하부에서 TRH가 나오면, 뇌하수체 전엽에서 TSH가 나온다. TSH는 갑상선에서 T3, T4를 나오게 한다. T4가 우리가 알고 있는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이다.


 내 경우 T3가 기준치보다 조금 낮게 나왔다. 의사 선생님 소견에는, 낮게 나왔지만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이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저하증)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T3가 낮은 상황에서, 컨디션까지 같이 저하되고 있다면, 이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경우, 최근 한두 달간의 컨디션은, 거의 커리어 하이(Career-high)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좋다. 그렇다면 T3는 왜 낮아진 것일까.


 머콜라 박사의 [케톤 하는 몸]이라는 책에서는, 무탄수화물 식단을 길게 가져갈 경우 갑상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순 탄수화물 50g 정도는 먹어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내가 앞서 올린 글에 보면, 우리 몸은 '항상성'이라는 강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살을 빼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이 T3 호르몬은, 항성성이 가진 무기 중 하나인 것이다. 과도하게 체중이 빠져나가고 있다면, T3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고, 이는 우리 몸의 대사율을 낮추며,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을 떨어트린다. 즉, 더 살이 빠지지 않도록 몸이 방어를 하는 것이다. 내가 3개월간 가져간 무탄수화물 식단 덕에, 몸은 이러한 위기를 감지하고, 강력한 항상성의 무기를 발동시킨 것이다.


 이는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전략을 바꿔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지금까지는 탄수화물 지양하고, 건강한 지방질을 섭취하면서, 적당히 걷기만 해도 체중 감량의 달달한 맛을 봤다. 하지만 이제는 이 방식이 예전처럼 잘 먹히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전략의 변경이 필요하고, 이는 적절한 복합탄수화물의 섭취와 함께, 운동 강도를 상승시켜야 함을 뜻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한 계획을 세워서 보여드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복부 초음파와 위 내시경 결과를 공유하면서 마친다. 지방간은 중/심등도 →중등도를 거쳐 이제는 사라졌다. 2년 전에는 내장지방으로 췌장 관찰조차 되지 않던 것에서, 정말 거대한 변화가 있는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LA-B에서, LA-A로, 그 정도가 완화되었으며, 표제성 위염은 아직 개선되진 않은 것 같다. 내년 검진에서는, 이것도 나아졌으면 한다. 혈당이야 매거진 내내 증명했지만, 그래도 간략히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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