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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l 19. 2021

해신참치 : 참치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GUIDE BOOK


태어나 먹어 본 참치라고는 노란 참치캔과 뷔페 코너의 참치회가 전부인 참치 입문자를 위한 참치 안내서



태어나 처음 먹어본 참치  

첫 참치의 기억은 찬장에 가득하던 노란 참치 캔이다. 동그랗고 노란 참치 캔 안에 담겨있던 연갈색의 참치 살코기들. 엄마는 그 참치로 주먹밥도 만들고, 김치찌개도 만들어 식탁 위에 올렸다. 어릴 적에는 그게 참치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캔 참치가 아닌 참치회를 처음 접한 건 조금 더 자란 뒤, 어느 뷔페에서였다. 뷔페 회 코너에 무심하게 쌓여있는 새빨간 참치들. 입에 넣으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워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참치들. 얼음처럼 차가운 참치를 씹으며 그런 다짐들을 했다. 언젠가 꼭 비싸고 맛있는 참치를 사 먹어봐야지. 

이제 참치를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됐는데 왜 참치집의 문턱은 높기만 할까? 참치에 무슨 부위가 있는지, 어느 부위가 맛있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참치의 모든 게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태어나 먹어 본 참치라고는 노란 참치캔과 뷔페 코너의 참치회가 전부인 참치 입문자를 위한 참치 안내서.



그래서 참치가 뭔데?

처음 참치집에 갔을 때 우리를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도통 알아듣기 힘든 참치의 이름들이다. 배꼽살, 볼살 등 부위 명에는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그 앞에 붙는 참다랑어니 황새치니 하는 명칭들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참치는 그냥 참치가 아니었나? 다랑어? 새치? 그럼 저건 참치가 아닌가?

참치는 다랑어류와 새치류를 포함하는 통칭이다. ‘참치’는 원래 참다랑어만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다랑어류, 새치류 모두를 통틀어 참치라고 부른다. ‘참치’가 한 어종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새치 등을 모두 통칭하는 말인 것이다. 그럼 마구로는 뭘까? 마구로는 참치의 일본어 표현으로 혼마구로는 참다랑어를 오도로는 뱃살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그건 모두 참치가 맞다. 참다랑어도 눈다랑어도 마구로도 황새치도.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참치집에서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기를!



어서오세요, 해신참치입니다. 
     


어디 괜찮은 참치집 없나?

참치가 뭔지도 알았고, 참치를 먹으러 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도 끝냈는데 막상 참치집의 문을 열려니, 우리 앞에 펼쳐진 선택지가 너무 많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질도 좋으면서 배도 부를 수 있는 참치집을 찾고 싶은데…고민을 거듭하는 당신에게 ‘해신 참치’를 추천한다.      



질 좋은 참치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해신 참치

창동역 1번 출구 근처 골목 끝에 자리 잡은 참치집, 해신참치. 정통 일식 요리 30년 경력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질 좋은 참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무한 리필로 맛볼 수 있다. 무한리필집은 어쩔 수 없이 질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해신참치의 참치는 첫 번째 접시는 물론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접시까지 신선하고 고소한 참치 특유의 맛을 유지한다. 

같은 자리에서 9년째 해신 참치를 운영 중인 사장님은 여러 일식 요리 중에서도 특히 참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신참치를 운영하기 전에는 강남에서 참치 전문점을 운영했다는 사장님은 본인의 노하우를 꾸준함이라고 설명했다. 참치를 손질하는 특별한 기술보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반복한 데서 오는 숙달이 사장님만의 노하우라고. 이런 사장님이 운영하는 참치집이라면 역시, 믿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손님들한테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손님들이 해주시는 얘기들, 행동들 보면서 많이 배우죠. 어떻게 해야 손님들을 만족시켜드릴 수 있는지, 손님들이 어떤 것들을 불편해하시는지, 그리고 손님들 덕분에 항상 보람을 느껴요. 맛있다고 해주시고 또 찾아주시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고요.     

저는 저희 가게가 부담 없이 와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게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부담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편안하게 참치를 즐기다 가실 수 있는 그런 가게요. 그리고 손님분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저는 지금처럼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참치, 어디까지 먹어봤니?

사장님 PICK 

눈다랑어 - 풍부한 식감이 살아 있는 부위. 느끼함이 비교적 적다.

손님 PICK 

오도로 - 입에서 살살 녹는 맛.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여기초고추장은 없나요?

회에는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게 제맛인데 참치 집에는 초고추장이 없다. 테이블 위에도, 기본 세팅에도 없다. 참치를 손질하는 사장님께 조심스레 묻는다. 여기, 초고추장은 없나요? 사장님이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참치는 초고추장 찍어 먹으면 안 돼요. 

초장에는 식초, 즉 ‘산’이 들어있다. 산이 들어간 소스는 참치가 가진 고유한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참치의 고소한 맛과 향은 초고추장의 맛과 향에 묻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참치 고유의 맛을 느끼려면 초고추장 대신 다른 소스를 활용하자. 



참치 어떻게 먹어야 맛있지?

참치+생와사비

참치 고유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 참치를 제일 맛있게 음미할 수 있다.

참치+기름장

고소한 맛을 좋아한다면, 역시 기름장. 참치의 고소한 맛에 기름장의 고소함이 더해져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참치 + 김

참치집에 가면 꼭 함께 나오는 김. 김은 참치를 싸 먹는 용이다. 김에 참치만 싸 먹어도 좋고 참치에 와사비를 넣어 김 위에 올리고 무순과 초생강을 함께 싸 먹는 것도 좋다.      





·구성 정유진 

그림·편집 성북 신나 바다

사진 김싱싱

인터뷰 정유진 서유민 천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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