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혼자 공부를 하러 오기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러 오기도, 가족들과 후식을 먹으러 오기도 좋은 달콤한 카페, 꿀소담. 꿀과 소담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 꿀소담, 이라는 이름을 발음하면 입안이 잔뜩 달콤해진다. 입 안 가득 고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음료 하나, 빵 하나를 시켜 한입 가득 넘기면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에 마음까지 달달해진다. ‘건강을 생각한 건강한 레시피’를 지키며 카페를 운영한다는 젊은 사장님 부부. 꿀소담을 꾸려 나가는 두 사장님 중 한 분인 김영웅 사장님을 만나봤다.
가게를 열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아내는 원래 계속 카페 쪽 일을 했었고 저는 전공이 체육이라 수영을 했었어요. 저는 수영하고 유아체육, 2가지를 같이 했는데 아내는 결혼하고 이쪽으로 이사 오면서 일을 쉬게 됐죠. 아내가 활동적인 사람이었는데 집에 있다 보니 많이 다운이 되더라고요. 그럼 본인이 하던 일을 계속하면 어떨까, 해서 처음에는 작게 8평 정도 아내가 운영할 가게를 오픈한 게 꿀소담의 시작이었어요.
아내분 혼자 가게를 운영하시다가 같이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때는 가게가 조그맣기도 해서 소소하게 시작했어요. 그리고 커피보다는 유기농 원당으로 만든 수제청이 주였거든요. 그런데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동네는 판매가 한정적이라 인터넷에서 판매를 좀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팔게 됐는데 그게 주문량이 많아지니까 아내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었어요. 인터넷 판매 시작 초반에는 장모님과 장인어른 도움을 받았는데 셋으로도 좀 버거워져서, 아예 저도 함께하게 됐죠.
기존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시게 된 건데,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망설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원래 하던 일을 제가 워낙 즐기고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아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제가 같이 이 일 하면서 힘을 실어주자, 했던 것 같아요. 결혼하면 다 그럴 거예요. ‘나’보다도 ‘가족’이 우선순위가 되고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일이 의외로 저랑 잘 맞아요.(웃음) 예체능을 해서 활동적인 편인데 이 일은 어떻게 보면 몸을 움직이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좀 잘 맞는 것 같아요.
꿀소담이라는 가게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저희는 가게 이름을 한글 이름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 단어를 찾아보다가 ‘소담’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소담하다’는게 탐스럽다, 풍족하고 먹음직스럽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게 딱 저희가 생각하고 있던 가게의 이미지랑 맞았어요. 사실 꿀은 조금 즉흥적이긴 했어요. ‘소담’ 앞 뒤에 다른 말을 넣고 싶었는데 꿀소담이 입에 제일 잘 맞아서. 근데 가끔 어떤 분은 꿀 파는 집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긴 해요.(하하)
그럼 꿀소담의 시그니처 메뉴는 뭐가 있을까요?
욕심이라면 전부 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래도 그중에 하나를 꼽자면 음료 중에서는 수제청이요. 수제청은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기농 원당하고 과일로만, 아무런 첨가물도 넣지 않고 만들고 있어요. 저희 가게 목표가, 아직은 아이가 없긴 한데 ‘내 아이, 내 가족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 거든요. 그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는 게 음료 중에는 수제청인 것 같아요.
베이커리류에서는 앙버터 크로와상. 안에 들어가는 팥도 국내산 팥하고 유기농 원당으로 직접 만들어요. 그러다 보니 팥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남녀노소 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수제청도, 빵도 다 좋은 재료를 쓰시는 것 같아요.
맞아요. 만들 때 제 마음이 불편해지는 재료를 넣어서 만들면 내 아이, 내 가족한테 먹이는 데도 불편할 테니까요. 유기농 원당을 쓴다고 말씀드렸는데 유기농 원당이라는 게 가공을 거치지 않은 설탕, 그러니까 그냥 자연스러운 사탕수수 그 자체거든요. 그리고 버터도 더 나은 품질의 이즈니 버터를 사용하고 있고. 이렇게 재료들을 좀 좋은 걸 쓰려고 해요. 그리고 다행히 손님분들도 그걸 알고 많이 좋아해 주셔서 기쁘게 일하고 있어요.
가게 운영하시면서 뿌듯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아이 어머님들이 저희 제품 사가시면서 아이가 저희 제품을 잘 먹는다고 해주실 때. 애기가 여기 음식은 진짜 끝까지 잘 먹어요, 이런 말씀 해주시거든요. 저는 아이들의 입맛이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이들은 별로 선입견이 없잖아요. 선입견 없이 맛있으면 계속 먹고 맛없으면 안 먹고. 그런데 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해주시면서 사가실 때 많이 뿌듯해요. 그리고 어르신 분들도. 선물 케이크를 포장해갔는데 부모님이 너무 맛있게 드셨어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죠.
카페 건너편 쪽에 꿀소담Lab이라는 공간이 있던데, 그곳은 어떤 공간인가요?
랩실은 두 가지 공간으로 나눴는데 한쪽은 쿠킹 클래스가 진행되는 공방으로, 한쪽은 제빵소로 운영이 될 예정이에요. 공방에서는 일단 소규모 쿠킹 클래스를 운영 중인데 창업반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즈반도 운영을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제빵소에서는 제빵 생산과 함께 추후 소매 판매도 할 수 있도록 운영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좀 더 커지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좀 뭐랄까요. 커지려면 함께 받쳐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들하고 함께 커가는 것도 중요하고. 그래도 다행히 저희는 그런 아이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이들이라면 함께 일하는 직원분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쵸. 저희 아이들은 잠깐 단기로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꿀소담 매장하고 함께 커가는 직원들이거든요. 아이들한테는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매장이 많이 바쁘고 힘든데도 항상 열심히 해주고, 꿀소담이 성장하는 걸 누구보다 기뻐해 주고. 좀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저는 아이들이 진짜 가족 같거든요. 아이들의 존재로 책임감도 커지지만 그만큼 힘도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들 정말 고마워요.
직원들이라는 표현 대신 아이들이라고 표현하시는 게 참 따뜻한 것 같아요.
그래요? 근데 아이들한테 따뜻하지만은 못해요. (하하)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엄할 때는 많이 엄하고. 혼내는 역할을 많이 하는데도 제 마음을 많이 알아주니까. 그만큼 소중한 아이들이라서 무의식중에 그런 표현이 나오나 봐요. 사실 말하면서도 제가 아이들이라고 표현하는지 몰랐어요.
말씀 중에 앞으로 좀 더 커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사장님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꿀소담’이라는 이름의 매장이 무분별하게 커지고 많아져서 관리가 안 되는 그런 걸 바라지는 않아요. 그냥 저랑 저희 가족, 그리고 같이 버텨주고 같이 일해주는 아이들이 함께 커갈 수 있는 성장을 바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가 하는 것들이 좀 더 앞으로 나아가서 조금 더 많은 분이 이런 먹거리를 건강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 그게 저희 꿈이에요.
마지막으로, 손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꿀소담이니까 믿고 드셔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뭐가 됐든. 나중에 어떤 제품을 출시하든 항상 건강한 재료로 깨끗하게 만들거니까요.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게 저희의 소신이니까, 항상 믿고 드셔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정유진 천예원
글 정유진
사진 김싱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