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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Jun 15. 2022

'10분 토닥토닥'까지가 수유

‘트림’에 관한 잘못 알려진 사실 3 모유 분유 상관없이 언제나 트림,

          


“아기 돌볼 때 가장 힘든 것”을 물으면 ’트림’이라고 대답하는 산모들이 많다. 트림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 역류해 질식사할 수도 있다는 불안 때문에 내려놓지 못하고 계속 안고 있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랬다. 1990년대 출산했다.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아무리 토닥거려도 트림을 하지 않아 내려놓지 못하고 잠들었다 창문으로 날이 밝은 것을 봤던 것. 그런 날이 되풀이되면서 단추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손이 저려 고생했던 것, 그래서 서럽게 울곤 했던 것 등, 트림과 관계되는 기억은 비교적 명확하게 좀 남아 있는 것이 트림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분유는 반드시 (트림을)해야 하지만 모유는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

“분명 트림을 했거든요. 그래서 내려놨던 것인데…….”

“(트림을)한 번 하면 되는 것 아니에요?”     


여하간, 산모들과 트림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이처럼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단언하건대, 트림만 제대로 시켜줘도 육아는 덜 힘들다. 그래서 트림에 대해 정리해보면.      


트림은 숨을 쉬거나 음식물을 먹을 때 함께 마신 공기가 빠져나오는 것이다. 아기들이 모유나 분유를 먹을 때 함께 마신 공기를 빠져나오도록 도와주는 것이 트림이다. 그러니 ‘모유나 분유 상관없이 트림은 반드시 시켜야’가 맞다. 식도나 위 속의 공기가 빠져나와야 먹은 것이 무난하게 내려가거나 소화될 것이니 말이다.

     

“분유는 젖병에 있는 공기까지 마시지만, 엄마 젖은 밀착되어 먹으니 공기는 마시지 않는 것 아니에요?” 

    

트림에 대해 설명하면 이처럼 묻기도 한다. ‘그러니 모유는 트림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래서 아기가 먹을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분유를 타 먹이길 원하는 산모도 있다. 분유가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 먹는 것을 멈춰야 젖병 속의 공기까지 마시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로.    

  

그런데 정말 그럴까? 엄마 젖을 열심히 빨아 먹던 아기가 먹는 것을 힘들어할 때도 있다. 그런 아기를 안고 토닥거리거나 등을 쓸어주면 트림을 한 후 다시 먹으려 든다. 젖을 먹는 한편 호흡을 하기 때문, 무엇을 먹이든 어느 정도의 공기는 마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들의 트림은 왜 그렇게 중요할까. 아기들의 위는 매우 작다. 태어날 때 산모 엄지손가락 정도란다. 그러니 다른 장기들은 얼마나 작을까. 그처럼 작은 소화기관으로 먹은 것을 담아 소화해야 한다. 워낙 작으니 적은 양의 공기도 큰 영향이 된다. 그래서 아기들이 불편해한다.   

   

다만, 아기를 안고 토닥거리다 보면 아직 소화되지 못했거나 역류한 것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액체 상태로 나오기도 하지만 덩어리져 나오기도 한다. 모유보다 분유를 먹였을 때 더욱 끈적거릴 것 같은 덩어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트림을 시키지 않으면) 분유는 위험하지만, 모유는 그렇지 않다? 분유는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하지만 모유는 꼭 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잘못 알려진 것은 아닐까?     


여하간 분명한 것은 트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뭣보다 아기가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먹은 것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면 역류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그러니 모유 분유 상관없이 먹인 후엔 언제나 10분 정도 안고 토닥이거나 등을 쓸어줘 공기가 빠져나오게 하는 동시에 먹은 것이 제대로 내려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트림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또 하나는, ‘한번 먹었으면 트림을 한번 한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먹인 후 안자마자 트림을 하는 것으로 이젠 됐다고 생각하게 된다. 반대로 트림을 하지 않으면 할 때까지 언제까지고 안고 토닥거리게 된다. ‘한번 먹은 후엔 반드시 한번 트림’이란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트림을 했을 땐 육아가 덜 힘들다가도 도무지 트림을 하지 않아 전전 궁금, 힘든 육아로 바뀌고 만다.      


그런데 한번 먹은 후 트림을 여러 번 하기도한다. 위가 워낙 작다 보니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역류는 흔하게 일어난다. 그러니 트림을 했어도 언제든 다시 트림을 할 수 있다(트림이 필요하다)고 생각, 잘 자던 아기가 불편해하거나 울면 트림시켜줄 때처럼 해줘야 한다.      


트림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면, 트림 한 번으로 편안해하는 아기도 있지만 한번 먹고 여러 번 하는 아기들도 많다. 아니 여러 번 하는 아기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언제나 큰 소리의 트림을 하는 아기도 있지만 조용하게 하는 아기들도 있다. 곧추세워 안자마자 트림을 하던 아기도 어느 땐 10분 이상 안고 토닥거려도 도무지 트림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아기들의 트림은 어떻다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유 분유 상관없이 먹인 후엔 언제나 10분 정도는 안고 토닥이거나 등을 쓸어주는 것까지가 수유라고 생각, 습관 들이면 트림으로 인한 고생은 훨씬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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