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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Jun 28. 2022

"모유가 좋아요? 분유가 좋아요"

모유도 모유 나름, 분유도 분유 나름

“모유가 좋아요. 분유가 좋아요?”

“모유가 정말 그렇게 좋은 걸까요? 우리가 먹는 것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오염됐다는데, 그럼 분유가 더 나은 것 아닐까요?”     


이런 질문을 심심찮게 받는다. 모유를 먹이고 싶은데 고생하는 경우나, 분유를 먹이는 산모들이 대개 묻는다. 논리가 다소 부족하다. 나도 모를 답이다. 그런데 이처럼 묻지만 ’속마음은 모유에 대한 절실함이란 것을, 모유를 먹이고 싶은데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시간 괴로웠다는 것을, 아니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고 지레짐작 그 산모 상황에 따라 대답해준다.   

  

모유가 왜 좋은가? 그에 대한 설명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유 좋은 점은 이미 많이 알려졌다. 그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더하면.     


모유에는 엄마가 아기에게 전달하는 ‘인간으로서’의 신호가 들어 있다고 한다. 더운 날에는 갈증을 덜어줄 수분이 보다 많이 함유된 젖을 분비하는가 하면 아기의 몸 상태에 따른 젖을 분비하는 등 환경과 아기 상태에 맞는 젖을 분비한단다. 미숙아를 출산한 산모 젖에는 면역 성분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젖보다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외에도 많이 알려진 모유가 좋은 점은 많다. 산모에게도 이래서 저래서 좋다고 한다. 여하간 모유가 좋긴 하겠다. 오랜 세월 인류를 살려온 생명수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모유가 무조건 좋을까?   

   

모유가 아무리 좋아도 산모의 입장이나 몸 상태 혹은 젖먹이는 조건, 그리고 아기를 배려하지 않은 상태로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분유(만)의 장점 또한 분명히 있고 말이다. 그래서 “모유도 모유 나름이고 분유도 분유 나름”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출산 직후 젖이 어느 정도 나와 조리원에서부터 젖만 먹였다는 산모는 그리 많지 않다. 그야말로 어쩌다 만난다. 모유로만은 좀 부족해 혼합수유를 하는 산모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초산인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아예 분유를 선택해버린 경우도 있다. 제발 모유를 포기해줬으면 바라게 하는 산모도 있다.      


첫째 때 모유가 잘 나와 모유를 먹였지만 둘째 때는 아예 처음부터 분유를 선택하는 산모도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모유 먹이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첫째를 돌보면서 모유까지 먹일 자신도 여유도 없을 것 같아서”라는 산모들도 있다. “둘째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첫째 때 실컷 먹여봤으니….”의 산모도 있다.  

       

그런 산모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담은 공감을 보내곤 한다. 물론 진심이다. 모유 수유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반대로 젖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도 집착하는 산모들도 있다. 산모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일 것이다. 여하간 그런 산모들에게 들려주곤 하는 이야기가 있다. 권오길 박사의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란 책에서 읽은, 스트레스나 불안, 초조 같은 것들이 우리 몸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미뤄 짐작하게 하는 그런 초파리 실험 이야기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상태의 침 (A)’와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의 침(B)’을 준비, 각각에 초파리를 넣어 보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B에 넣은 초파리는 금방 죽었다. 그런데 A에 넣은 초파리는 훨씬 더 오래 살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논리로 ‘부부 싸움이나 집안의 좋지 못한 일 등 정신적으로 좋지 못하거나 아플 때는 음식을 하지 마라. 우리의 몸에서 나온 독기나 화기(화병을 일으키는 그런)의 기운이 음식으로 스며들어 도리어 가족의 건강을 망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감한다. 실제로 몸이 좋지 않을 때 어쩔 수 없이 만든 음식이 맛이 없어 버린 경우도 몇 번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조바심이 날 때 쓴 침이 나오거나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한 날에는 더욱더 힘든 경우를 생각하면 아마도 이해가 쉽지 않을까?  

     

모유, 즉 산모의 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은 젖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며 위에서 이야기한 초파리 실험과 연결해 들려주곤 한다.      


솔직히 스트레스는 누군가 때문에 혹은 뭣 때문에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그것 같다. 받고 싶지 않아도, 풀고 싶어도 개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무심해지려고 해도 결코 무심해지지 못하는 성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한편,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을 발전시키는 윤활제가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여하간 분명한 것은 전문가마다 모유 수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휴식 부족, 영양 상태와 함께 스트레스를 반드시 꼽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모유 수유에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젖양은 대략 세 차례에 걸쳐 는다. 출산 직후와 한 달 무렵, 그리고 두 달 무렵이다. 한 달 무렵까지 젖양이 많지 않았어도 꾸준히 노력하면 두 달 무렵까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두 달 무렵에도 젖양이 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늘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두 달까지 노력할 자신이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분유로 돌리는 것이 좋겠다’, 혹은 한 달 넘어서까지 젖양이 그다지라면 모유에 대한 미련을 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참고로 케어해 준 산모 중에 백일 무렵까지 노력해 돌 무렵까지 완모했다는 산모도 있다.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다. 그런데 맘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그런 사례가 알려지기도 하기 때문인지 사례를 이야기하며 희망을 품는 산모들도 있다.      


이론상으론 두 달 무렵까지 많이 늘 수 있다고 하나 이 역시 쉽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누구나 가능한 노력도 아니다. 몸 상태부터 안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각자 형편에 맞게 먹이는 것이 가장 좋겠다.    


  



모유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분유에 비해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유조차 변변하게 먹이지 못한 조카보다 젖만 먹고 자란 그 아래 동생이 알레르기가 심하다. 혼합수유를 하다 백일 무렵 분유를 선택한 첫째는 몇 살 때 어떻게 아팠다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거의 아프지 않고 자랐다.   

   

하지만 젖만 먹고 자란 둘째는 자라는 내내 잔병치레가 심했다. 게다가 분유를 먹고 자라면 공격적이다 운운하는데 첫째는 엄마가 좋아하는 빵이 나오는 시간을 기다렸다 안고 들어올 정도로 정서적이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뭔가나 어떤 조건 몇 가지로 성격이니 건강 같은 것들이 결정될 정도로 우리 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모유든 분유든 아기와 산모에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것이 최고의 젖”이라고 답해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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