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관련 용품들이 정말 많다. 출산 후 한동안 걸핏하면 택배 상자가 현관 가득 쌓일 정도로 필요로 하는 것들이 많다. 이런지라 ‘하나 있으면 도움될텐데’ 싶은 것이 있다거나, 준비해둔 것이 마땅하지 않아도(쓰기 번거롭고 좀 불편해도) 어지간하면 대체해서 쓴다.
그래도 아기 목욕 대야(욕조)만큼은 준비해둔 것이 마땅하지 않으면 다시 구입할 것을 권하곤 한다. 목욕 대야는 어쩌면 사소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다라이'라고 부르던 큰 대야?볼? 두 개를 준비해 놓는 집도 있다. 그런데 아기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용품인만큼 아기 전용 욕조로, 제대로 구입하게 한다.
‘신생아~백일 무렵’ 아기는 목을 한 손으로 받친 상태로 온몸을 물에 담근 채, 옷을 벗겨가며 씻겨야 한다.목욕 때마다 한동안 우는 아기가 많다. 울지 않아도 몸에 잔득 힘을 주고 있거나 불안한 표정인 아기가 많다. 갓 태어난 아기들에겐 목욕도 큰 모험이자 사건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아기들을 이처럼 따뜻한 물에 담근채 씻기곤하면 처음엔 울곤 했던 아기도 어느날부턴 몸을 맡긴 채 잠이 들기도 한다. 혹은 내게로 몸을 돌리며 바라보거나 방글거리기까지 하는 아기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해주려면 목욕을 시키는 통, 즉 아기 욕조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최근 몇년전부터 길이가 짧으면서 다소 높은(길이 ~60cm가량, 높이 40cm 가량) 신생아 욕조를 갖춰 놓은 집이 많다. 지나가는 말로 ‘하필 선택한’ 이유를 물으면 “모양이 예뻐서”, “전체적으로 길이가 짧아 보관하는데 덜 걸리적거릴 것 같아서”, "산후조리원에서 선물로", "작고 가벼워 쓰기 편할 것 같아서", “슈돌(TV프로그램)에 나와서”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욕조는 신생아가 아닌 백일 이후, 즉 앉을 수 있는 아기에게 적합하다. 구조가 그렇다. 아기를 반쯤 앉히게 해 씻기게 되어있다. 앞에서 말한 방법으로는 절대 씻길 수 없는 것이다. 아기가 더욱 긴장하고 불안해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이런 욕조를 갖춰놨다면 하나만이라도 바꿀 것을 요구한다. 적극적으로 말이다.
솔직히 헹굼 대야로도 좋지 않다. 이런 욕조 대부분 바닥이 편편하지 않다. 아마도 의자 같은 것을 놓기 좋게 만든 것 같은데, 아기를 몰라도 너무 모른 사람이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아걸 사놓은 집이 왜 그렇게 많은지. 게다가 산후조리원에서까지 신생아 욕조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산모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솔직히 매우 실망스럽다. 어쩌면 목욕 때마다 우는 아기가 많은 것은 산후조리원에서 아기를 불안해하게 씻겼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까지 할 정도로 말이다.
정리하면, '~백일 무렵' 아기 욕조는 아기 머리부터 밭끝까지 욕조에 모두 들어갈 수 있도록 전체 길이가 아기 키보다 커야 한다. 그래야 아기를 눕다시피해놓고 씻길 수 있으며 아기 역시 불안해 하지 않는다. 씻기는 사람이 엉덩이를 바닥에 두고 앉은채로 씻겨도 손움직이이 불편하거나 힘들지 않게, 팔이 욕조에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높지 말이야 한다.
욕조 바닥에는 아무것도 없이 편편한 것이 좋다. 미끄럼방지 실리콘 패드 같은 것은 괜찮다. 배수 구멍이 있고 고무나 실리콘으로 된 배수마개(배수캡. 배수 플러그) 있는 욕조들도 있는데, 굳이 필요하지 않다. 나름 좋을 것 같지만, 아기 욕조는 목욕 후 씻어 엎어 놓게 된다. 이때 욕조를 들어 물을 버리는 것이 더 편하다. 처음부터 불량으로 물이 새는 것도 있고(구입 후 받자마자 테스트해), 쓰다가 느슨해져 물이 새는 등으로 오히려 번거로울 때도 있다.
다시 정리하면, 최근 몇년 가장 만족스럽게 쓴 욕조를 보니 '길이 71cm, 폭 43cm, 높이 20cm'다. 비누 같은 것을 놓도록 디자인해 전체적인 크기와 물을 담아 씻기는 부분 간 크기 차이가 큰 제품도 있다. 이럴 경우 실 사용 공간은 작아진다. 50cm 가량 키로 태어난 아기는 목을 어느 정도 가눌 수 있는 백일 무렵 70cm 가까이(남아 57.0~67.5cm/ 여아 55.8~65.7cm) 된다. 아기의 이와 같은 신체적 조건을 고려해 선택한다.
70cm 가량의 욕조가 처음엔 너무나 큰 것 같지만 백일 쯤 되면 딱 맞다 느낌이다. 그런데 다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백일 이후엔 이제까지와 달리 아기 성장에 따라 앉혀 씻겨도 되니 말이다.
이글을 쓰게 한 유입 키워드 '신생아 접이식 욕조(아기 접이식 욕조) 가장 큰 장점은 쓰지 않을 때 접어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아기 욕조는 꼭 필요한 용품이지만 걸리적거리기 쉽다. 집이 커도 그렇다. 그래서 집이 좁은 경우엔 접이식 욕조를 추천하곤 한다. 폈을 때 높이 20cm가량의 욕조가 접으면 7~9cm가량의 판처럼 되는 만큼 세워두거나 선반에 올리는 등 보관이 쉬워서다.
그런데 전혀 써보지 않은 사람 중에 "튼튼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막상 써보면(생각보다 별로이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반응은 이해된다. 접이식 욕조를 처음 접했던 10여 년 전 내 생각도 이랬기 때문이다.
2016년, 20일 차 무렵 만나 100일 당일까지 케어한 아기가 있다. 그 아기를 매일 접이식 욕조로 씻겼다. 그래도 말짱했다. 이후에도 여러 브랜드 접이식 욕조를 몇 번 썼는데 단 한 번도 '별로'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괜찮았다. 접이식욕조 상품 설명에'보온성이 좋아 물이 덜 식는다'는 표현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설명이 틀리지 않는다. 일반 욕조보다 덜 식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지금은 권하는 쪽이디.
접이식 욕조 역시 아기 키보다 커야 한다. 어떤 재질인지(대부분 젖병 소재 중 하나인 PP와 유아 턱받이 소재인 TPE), 성분 중에 유해한 물질은 없는지 등을 따져 보고 사야 한다. 몇 년 전, 모 아기 욕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엄마들을 놀라게 했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등과 같은 유해물질 검사를 통과한 KC인증(어린이 제품 안전 확인)은 필수다. 가급이면 가격이 좀 있어도 AS가 보장된 국내제품을 선택한다.
목욕 후 욕조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씻어 말린 후 다시 사용해야 한다. 욕조 전용 부드러운 수세미도 꼭 준비한다. 욕조 전용 세정제도 시중 판매된다. 사용하지 않을 때 걸어둘 수 있도록 한쪽에 구멍이 있으면 도움 된다. 구멍에 끼워 쓸 수 있는 고리도 미리 준비하면 도움 되겠다. 참고로 물기가 모두 없어진 후 접어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