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게으름, 그 한끗의 차이..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가 싶었는데 참으로 게으른 하루였다.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도 끝나고 오랜만에 찾아온 3일의 휴일에 노래를 들으며 책도 읽고 글도 쓰자 결심했건만, 나의 몸은 2m² 밖에 안되는 조그마한 침대에서 나오지 않으려 버티고 있다. 아니 ‘버틴다.’라기 보다 ‘자발적으로 머무른다.’가 사실 상 맞는 표현인 듯 하다.
가끔씩 침대에서 자발적으로 머무르는 나 자신을 볼 때면 참으로 한심하다. 머리로는 얼른 바보상자 속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벗어나 뭘하던 간에 밖으로 뛰쳐나가라 말하지만, 몸과 침대는 벌써 한 몸이 된지 오래다.
어찌하다 보니 드디어 펜을 잡았는데 지금 시각 23시 21분.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게으름을 물리치기까지.
게으름은 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가장 큰 방해요소이다. 생각과 행동 사이의 과정이 조금이라도 복잡하고 어려우면 게으름이라는 녀석이 행동을 향한 발걸음을 붙잡는다. 여러 번 그 녀석에게 굴복해버리면 해야 할 일은 물론이고 하고 싶어 하던 것까지 귀찮음을 느끼게 하여버린다. 그래서 대다수가 휴일이나 일과 후 여가 시간이 주어지면 자신이 해야 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가장 쉬운 TV 시청이나 인터넷 같은 것에 몰두한다.
TV 시청과 인터넷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세상에 수많은 재밋거리를 두고 게으름에 굴복하여 집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 나의 모습처럼. 여유와 게으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절대 구분해야 하는 것이 이 둘이다. 여유는 나에게 기회를 주지만 게으름은 기회를 빼앗기 때문이다. 여유를 갖기 위해선 일단 부지런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부지런한 생활이 되어야 그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고, 자유로움이 깃들어야 일상과 여유를 분리하고 자신만의 여유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유와 게으름이 존재하기에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 하지 않았는가. 게으름과의 끊임없는 전면전과 여유를 쟁탈하기 위한 싸움이 나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