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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o습o관 Dec 28. 2023

글쓰기 09 브런치 룰

책. 습. 관.

브런치에는 재미난 규칙이 많다.


내 브런치에 자주 들르시는 독자들은 패턴이 있다. 새벽형이시거나 올빼미형이시거나.

아이들이 학교 간 시간엔 한국이 밤이니 올빼형들이 하트를 많이 달고 저녁 할 때는 한국이 새벽이니 새벽형들이 단다. 저녁은 드셨나, 회사에서 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신가, 새벽 해뜨기 전 그곳 하늘은 어떤가 상상도 해 본다.  하트를 주시면 글을 쓰는 중이신가 들어가 보기도 한다.


내가 쓴 글들은 하트 10개가 대략 평균이다.  몇 개 안 되는 20개를 넘긴 글들을 보며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니 글이 짧거나, 브런치와 관련이 있거나 그중 감수성이 조금 느껴지는 글이다. 하트를 달아주시는 건 글이 훌륭해서는 까진 아니고 응원 정도일텐데 게 중에 6개에 그친 글이 있는데 초라한 하트의 원인은 정치색 짖은 제목 때문인가 아니면 글을 연달아 올려서인가 생각해 본다. 하나는 읽어도 두 개는 금새 지겨워지니 이해는 된다. 정치적인 언어인 좌파와 우파라는 낱말만 봐도 신물이 나서라 해도 이해는 된다. 변태인지 언젠가 날 잡아 세 개를 연달아 올려볼까 싶기도 하다. 


작가의 서랍도 재미나다. 쑤셔 넣어둘 서랍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내 작가의 서랍에도 아픈 손가락 같은 글들이 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손끝을 맴맴 돌기만 해서 자리를 맡아놓은 놓듯 제목만 떡하니 머리에 이고 앉아 있다.


이미 쓰긴 썼는데 뭔가 뒤가 구린 냄새가 나는 글도 있다.  흉보고 싶은 마음이 있거나, 면박을 주고 싶거나, 비난을 하고 싶은 마음이 글에 담기면 뒤가 구리다.


어떤 글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는 글도 있다. 그냥 쓰고 싶어 쓰는 글이지 읽히고 싶은 마음은 없는 욕심 없는 녀석이 들이다. 그러면 보류다. 어쩌면 영원히.


나 혼자 내 글에 취해서는 북 치고 장구치고 손뼉 치고 앙코르까지 한 글도 있다. 매우 드문데 드물어서 다행이다. 대부분 오글거리거나 느끼해서 서랍장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마지막으로는 불편한 글이다. 나의 민낯을, 나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담아낸 글. 쓸 용기도 없고 썼다 해도 다시 읽으려면 더 큰 용기가 더 필요하다. 더럽게 재미는 없는데 희한한 건 속은 시원하다.



오늘은 문득 다른 작가들의 서랍 속이 궁금하다.


그 중 제일 재미난 규칙은? 발행을 눌러야만 고칠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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