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책.습.(관). 13 행복어

책.습.관. 라디오

by 책o습o관

안녕하세요. 우리들의 책.습.관. 강주현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선배들을 보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도대체 성공한 인생이 무엇일까요?



제 주변에 4명의 은퇴자가 계십니다.

1번은 목적 있는 삶을 사셨습니다. 목적이 확실했지만 결과는 남의 손에 달렸습니다. 목적은 본인을 위한 것이 아닌 순전히 이타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은퇴를 하신 지금 힘들어 보입니다. 목적이 없어져 서운하신 거 같기도 하고 허전해 보이기도 합니다.

2번은 목적이 없는 삶을 사셨습니다. 가족부양의 목적이 있었지만 그건 진짜 목적은 아닌 듯했습니다. 책임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책임을 잘 완수해서 홀가분하게 은퇴를 즐기는 거 같습니다.

3번은 목적이 없는 삶을 사셨습니다. 목적이 없다기보다 삶 자체가 목적인 것 같습니다. 현업에 있을 때도 그때그때 기분에 충실했고, 삶을 즐겼습니다. 은퇴한 지금도 그때그때 기분에 충실하게 삶을 즐기고 계십니다.

4번은 목적을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개인 목적 달성을 통해 가족 모두를 먹여 살리고 책임감 있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퇴를 한 지금도 평생 갈고닦은 재주와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연마하고 혹시 쓰일 데가 있지 않을까 이력서를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행복도는 기호 2,3번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니 목적이 있는 삶이 꼭 행복을 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기호 2번은 참 목적이 아닌 책임감으로 하는 일이어서인지 은퇴 전엔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은퇴 후가 행복해 보입니다. 그러니 관계로 참아내며 긴 세월 행복을 갈망했던 것 같습니다. 은퇴 후에는 목적이 없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순간순간의 여유를 마음껏 즐기는 것 같습니다. 이분은 관계의 고수입니다.

기호 3번은 행복하지만 경제적 자립은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가끔 독립과 자유를 동경했지 싶습니다. 다행히 경제적 독립 없이 살 수 있는 삶을 살았습니다. 역시 목적에 대한 필요성 없이 매 순간을 즐깁니다. 이분도 관계의 고고수입니다.

기호 4번은 대략 행복해 보입니다. 완전한 행복이 아닌 이유는 은퇴 후의 삶에서 목적성에 대한 답을 못 찾은 아쉬움과 쓰임에 대한 갈망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네 분 중 유일하게 책을 가까이하는 분이고 은퇴 전 소기의 목적과 꿈을 달성한 분입니다. 관계는 단순하지만 외로워 보이진 않습니다. 세 가지 중 책이 제일 돋보입니다.

기호 1번. 나를 위한 목적이 아닌 남을 위한 목적으로 평생 산 세월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바쁜 일을 만들며 목적을 만들어보지만 참 목적이 아닌지 성에 차지 않는 듯합니다. 목적에서만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슬퍼 보입니다. 습관의 왕입니다.


시간을 아껴 써서 뭐 하려고?

바쁘게 살아서 뭐 하려고?

배워서 뭐 하려고?

계획해서 뭐 하려고?

묻는 친구들은

하고 싶은 게 없다고들 합니다.

목적이 없다고들 합니다.

꿈도 없다고들 합니다.


그런 것이 있어야 꼭 행복한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목적을 달성했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고, 목적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행복 자체가 목표인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럼 인생의 의미를 찾은 거일 수도 있겠습니다.

목적 달성 여부만 가지고 인생의 의미를 재단한다면 인생은 딱 두 가지 순간뿐입니다.

목적에 도달한 순간과 나머지 순간.

전 억울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그 목적이 경제적 성공뿐이면 세상은 딱 두 부류의 사람들뿐입니다. 부자와 빈자. 성공자와 실패자.

목적은 각자 다양한 것이 좋습니다. 돈일 수도, 행복일 수도, 장수일수도, 성공일 수도, 예술일 수도, 재미일 수도 있는 게 자연스럽고 건강한 사회입니다. 다양한 사회가 건강한 것은 이미 다윈이 증명하였으니까요.


저는 현자가 아닙니다. 게다가 운도 좋아서 목적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행복 하나만으로는 불안해서 목적성을 갖는 삶을 살기로 선택하였습니다.

사회적 인정, 경제적 자립, 자아 성취, 성장 이런 것은 목적성으로 얻어집니다.

그런데 한 치 앞도 못 보는 저는 제가 가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자꾸 가다 보니 우연한 기회도 보이고, 안 보였던 기회도 보입니다. 모르는 기회에 대한 가능성도 포기가 안 됩니다.

습관과 책을 나침반 삼아 잡스의 말처럼 과거와 과거의 점을 연결하며 방향성 있는 삶을 살아보기로 합니다.

여기까진 나름 명확합니다.

그런데 행복은요? 목적을 달성한 순간 말고 나머지 순간은요? 방향을 잃은 순간에는요?



전 딸딸이 엄마지만 남의 아들들을 가르칠 일도 있어 가끔 아들 TV를 봅니다. 사연자의 아이가 흙수저를 비관하며 부모를 비난하는 영상이 잊히질 않습니다. 목적이 있어도 행복한 것은 아닌 게 확실합니다.

행복은 순간의 만족스러운 기분, 웃음이 나는 여유, 자유스러운 마음인 거 같습니다. 찰나에 지나가 버리는 가슴이 뻐근하게 부풀어 오르는 행복어를 잡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이 됩니다.

제가 기껏 찾은 방법은 감사입니다.

관계는 관심을 낳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감사할 일이 보입니다.

감사하면 행복이 잡힙니다.

자주 잡아서 줄줄이 엮으면 행복 냄새 진동하게 살 수 있지 싶습니다.



브런치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글쓰기 습관도 생겨서 감사합니다.

금수저든 은수저든 흙수저든 먹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도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책.습.관.은 어땠어요?

습관 삼아 돌아올게요.

우리들의 책.습.관. 이었습니다.


https://podcasters.spotify.com/pod/show/juhyun0528/episodes/13-e2esa37



https://youtu.be/d0aUOs2sc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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