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들의 책.습.관. 강주현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작꿀이가 학교를 갔다 와서 그럽니다.
R이 자기를 때렸다고요.
마음에 민감한 작꿀이는 실제로 다치거나 아픈 것만큼이나 친구가 자기를 밀었다는 사실, 친구의 마음이 자기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사실, 친구가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 신경 쓰는 눈치입니다.
학교에서 아이가 맞고 오면 부모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형사과 부모님들은 우선 사건의 진위를 파악합니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왜?
어디 다쳤어?
파이터과 부모님들은 그럽니다.
그래서 너 어떻게 했어?
가만히 있었어?
왜 맞고 있었어?
같이 때리지 그랬어?
저도 한 때는 형사과에도 근무했고 파이터과에도 근무해 봤습니다.
그런데 형사과는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 듣습니다.
파이터과는 맞고 온 아이가 잘 못한 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심리과로 옮겼습니다.
많이 아팠어?
여기서 더 화들짝 놀라며 물었어야 했는데 또 한 박자 늦었습니다.
조금 아팠지만 괜찮았다네요.
그럼 속상했어?
그런데 속상했답니다.
R이 작꿀이가 싫어서 때린걸까? R은 작꿀이한테 좋은 친구야?
그렇다네요. 같이 놀기도 하고. 싫어서 때린 건 아닌 거 같다네요.
R이 작꿀이가 맞은 걸 알았을까?
모르는 거 같더래요.
아팠다고 조심해 달라고 말해봤어?
어깨를 으쓱합니다. 안 했단 이야기죠.
그럼 모르고 그럴 수도 있을까? R이 왜 그랬을까?
모르겠데요. 아마도 R이 엄청 개구쟁이라서 그런 거 같데요. 알려줘야겠다네요.
우리 작꿀이 속상하게 했으니 선생님한테 얘기해서 아주 그냥 혼구녕을 내주라고 할까?
아까 엄마의 심드렁한 반응에 대한 분, 친구한테 맞은 분이 풀릴 정도로 최대한 생색이 날 수 있게 뒤늦게 혼신의 연기를 합니다.
아니랍니다.
그럼 다음에 또 때리면 어떻게 할래?
에이, 다음엔 안 그러겠지. 다음엔 아팠다고 말해볼게.
제가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이죠.
별것도 아닌 일로 삐순이냐, 왜 이렇게 소심하냐, 어쩌려고 이렇게 예민하냐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릅니다.
얼마나 아팠는지, 정말 다쳤는지 객관적인 의사의 진단서는 중요하지 않나 봅니다.
아이가 아팠다고 느꼈을 때 발휘하는 자기 치유 능력도 배워야 하니까요.
몸이 아프건 마음이 아프건 간에.
다치지도 않았고 친구도 실수로 한 것 같은데 기억했다가 집에 와서 꼭 이야기하는 이유
심리과가 맞는 거 같습니다.
오늘은 심리과로 족하니 다행입니다.
집에 오는 길 태권도 도장이 유난히 눈에 밟힙니다.
여러분의 책.습.관.은 어땠어요?
습관 삼아 돌아올게요.
우리들의 책.습.관. 이었습니다.
https://podcasters.spotify.com/pod/show/juhyun0528/episodes/34-e2glplo
https://youtu.be/kMU7NzCEM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