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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바리 Mar 23. 2020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까지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의 교훈 5가지

22일 오전 기준, 아프리카 대륙의 코로나 19 감염자는 41개국에 총 1,198명(이집트 294명, 남아프리카공화국 240명, 알제리 102명 포함)이며, 이 중 사망자는 37명, 회복자는 108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일부 북아프리카 국가를 제외하면 각 국가별 확진자 수는 다른 대륙의 국가들에 비해서 적은 편이지만,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책으로 사태를 초반에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월 22일 오전 기준 아프리카 각국 코로나 19 확진자 현황. Graphic: Twitter / @Africa CDC


21일 아프리카 전문 잡지인 The Africa Report의 Talking Africa Podcast에는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당시 라이베리아의 장관으로 에볼라와 맞섰던 W. Gyude Moore가 출연하여 에볼라 사태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는 2014년 시작되어 2년 동안 28,616명 감염, 11,310명 사망이라는 큰 상처를 남긴 무자비한 전염병 사태였다. 당시 라이베리아는 당시 에볼라 감염이 집중되던 3개국(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중 가장 빠르게 에볼라로부터 벗어난 나라로 당시 대통령이었던 엘런 존슨 서리프(Ellen Johnson-Sirleaf)의 리더십과 그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이 조명되었던 적이 있다.  


바로 이 정부에서 서리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Gyude Moore 전 장관은 팟캐스트에서 전염병 확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준비(Over preparation)와 공격적인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지금 아프리카 대륙은 2014년 서아프리카와 WHO가 에볼라 발병을 처음 접했을 때 보다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며 희망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에볼라 사태 경험에 비추어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교훈 5가지를 소개했다. 아래 내용은 Moore 전 장관이 말한 내용을 번역하고 거기에 관련된 정보를 더해서 정리한 것이다. (Moore 전 장관이 언급하지 않은 추가 정보에는 밑줄을 표시했다.)


1. 거버넌스

(전염병 사태)는 보건 위기로 시작되지만, 항상 거버넌스 위기로 이어진다

전염병 사태가 발발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연결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국가의 역량은 시험대에 오른다.  


남아프리카에 기반을 둔 연구소인 ISS(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는 라이베리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에볼라를 더 빨리 종식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서리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더불어 보건공무원들에 의해 잘 교육된 지역사회의 효과적인 참여를 꼽은 적이 있다. 



2. 신뢰

국민과의 신뢰를 쌓지 못한 정부는 불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선) 사람들과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뢰는 필수이다. 전통적인 지도자나 가수, 종교지도자와 같은 신뢰받는 사람들을 활용하여 손 씻기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Moore 전 장관은 2014년 당시 라이베리아에서도 에볼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는 노래들이 많이 나왔었다 소개했는데, 이번에도 아프리카 몇몇 나라에서는 코로나 19에 관련된 노래를 찾을 수 있다. 


남아공 Ndlovu Youth Choir - We've Got This https://youtu.be/GN94pZqP1Rc


우간다 Masaka Kids Africana - Let's Fight COVID-19 https://youtu.be/MvRH5KPCBRs


이 외에도 나이지리아 출신 가수 ASA가 인스타그램에 손 씻기와 기침 예절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고, 케냐 밴드 Sauti Sol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독려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Together At Home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Sauti Sol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콘서트 포스터. 출처: Instagram / @sautisol
기침이 나오면 댑을 하라는 ASA. 출처: Instagram / @asaofficial


3. 검사

자원이 한정적인 국가일지라도 "검사에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한다".



4. 선택과 집중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나라에서는 기존에 있던 병원이나 임시로 세울 수 있는 텐트 병원과 같은 장소를 선정하여 선별 진료소로 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선별 진료소로 안내하고 별도 관리한다면 기존의 일반 의료체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5. 거리두기

전파 경로 차단을 위해선 반드시 격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아주 자명한 사실처럼 보이지만 이것을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행동 변화에 피로해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루해한다. 그래서 국가와 당국이 이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


Moore 전 장관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가가 마냥 이런 행동 변화를 강조할 수 없기에, 앞서 말한 전통적인 지도자나 유명인사를 통해 메시지를 반복 전달하여, 사회적 거리두기와 올바른 손 씻기가 발병 사태가 끝날 때까지 사람들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베리아에 공식적으로 에볼라 종식 선언이 있던 날, 거리에서 계속 손을 씻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 Photo: WHO



Moore 전 장관이 소개한 2014년 에볼라 사태로부터의 교훈은 이미 코로나 19를 두 달 이상 겪으며 다양한 정보와 수칙을 들은 우리에겐 특별할 것이 없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수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호소는 최근 많이 느슨해진 우리 사회가 반드시 들어야 할 이야기이다. 



제목 사진: Flickr / UNMIL Emmanuel Tob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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