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바리 Mar 16. 2022

서울에 모인 아프리카 대륙 10개국 대표단

제5차 한-아프리카 포럼과 아쉬운 결과물

지난 3월 3일,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과 한국 외교부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한-아프리카 협력 강화'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5차 한-아프리카 포럼(Korea-Africa Forum)」이 서울에서 열렸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한-아프리카 포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아프리카 3개국(이집트, 나이지리아, 알제리) 순방 이후 시작되어 3~5년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처음 세 번의 포럼은 서울에서 열렸고, 2016년 개최된 4차 포럼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렸으며, 원래 작년 말 개최 예정이었다가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연기된 5차 포럼은 3월 3일, 다시 서울에서 열렸다. 매 포럼에는 아프리카 10개국 이상의 장관 등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고 있으며,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한다는 큰 방향성 안에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고 있다. 


나는 포럼에 앞서 2월 24일, 아프리카인사이트 주도로 이뤄진「한-아프리카 포럼 시민사회 정책제안서 전달식 및 간담회」에 참석해 한-아프리카 포럼과 한국의 아프리카 정책에 관한 시민사회의 제안을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에 전달하고 토의한 내용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인사이트 블로그에 게재된 현장 스케치: https://blog.naver.com/hubafrica/222666215703)


다시 포럼으로 돌아와서, 이번 5차 포럼에는 이번 포럼에는 AU 부집행위원장인 모니크 은산자바간와(Monique Nsanzabaganwa), 올해 AU 의장국인 세네갈의 아이사타 탈 살(Aissata Tall Sall) 외교부 장관, 말라위 낸시 템보(Nancy Tembo) 외교부 장관 등 10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10개국은 AU의 내부 원칙에 따라 정해졌다고 한다. (△AU 의장단 4개국 (세네갈, DR콩고, 앙골라, 리비아), △5개 지역경제공동체 의장국(가나, 말라위, 케냐, 이집트, 차드), △AU개발청-NEPAD 의장국(르완다))


제5차 한-아프리카 포럼 모습. Photo: 외교부


아마도 오미크론 유행을 의식했는지, 시민 대상 홍보를 자제한 채 딱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짧았지만, 다른 포럼처럼 선언문과 협력 프레임워크를 결과물로 내놓았다. 이상적이라면 이 선언과 프레임워크는 6차 포럼이 열릴 2026년까지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 협력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상적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단 이유는 지금까지의 선언과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이행되었는지 평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 독자분들 중 관련 자료가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우선 서울선언문(Seoul Declaration 2022) 초안(이유는 모르겠지만, 포럼 개최 이후 외교부 보도자료를 통해 공유된 선언문과 협력 프레임워크는 초안(Draft)이라 적혀있었다)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아직 국문 번역본이 없이 영문본만 있어 임의로 발췌 번역하였다, 괄호 안에 적힌 내용은 내가 쓴 부연설명이다)

(서울선언문 전문보기(영문): 보도자료 내 첨부파일 참조)


1. 우리는 한국과 아프리카가 평등과 상호 존중, 상호 이익에 기반을 둔 포괄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확인한다. 우리는 (2006년 1차 포럼 이후) 지난 16년 동안 쌓은 성과 위에서 다음 15년 동안 파트너십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전략적 목표를 공유한다. (1)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에 맞서는데 집중하고, (2) 더 많은 재정과 "해를 끼치지 않음" 원칙에 기반을 둔 개발협력의 확장과 심화를 도모하고, (3)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촉진하기 위한 민간분야 협력을 통한 무역과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4) 튼튼하고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확고히 하기 위한 평화와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 

2. 우리는 아프리카에 안전하고 적정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정하고 시기적절한 접근을 확보하는 것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entre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frica CDC)의 역할 강화를 통한 공중보건위기 대응력을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백신 보급, 백신 접종 역량 강화, 전문가 교류, 보건 당국 간 기술 협력 증진 등의 공동 행동을 긴급히 취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우리는 국제무역기구(WTO)가 코로나19 관련 의료 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의 결론을 낼 필요성에 대해서 동의한다. 우리는 기술의 자발적 이양을 장려한다.

(아마 이 부분은 남아공이 인도와 더불어 국제무역기구에 제안한 ‘코로나19 예방/억제/치료를 위해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의 특정 조항 유예 안’이 백신 접근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여전히 채택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언급인 것으로 보인다. 이 안에 아프리카 국가들과 세계보건기구 등은 적극적인 지지를 밝혔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이 다수 있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계속되어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3. 우리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를 상당히 늘리겠다는 한국의 약속을 환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얻은 교훈과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여성과 청년 권한 강화와 같은 미래지향적 주제에 초점을 맞춰 이 추가적 자원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에 동의한다.

4. 우리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세계 기후 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지한다. 우리는 한국의 그린 뉴딜 이니셔티브를 공유하는 협력을 강화하고, 반건조지역 식량 곡물 연구 개발 프로그램*과 사하라와 사헬의 녹색 장성 이니셔티브**, 사헬 지역 아프리카 녹색 성장 프로젝트의 기후 위원회, 아프리카연합의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 프레임워크, 아프리카연합의 녹색 복원 액션 플랜, 그리고 아프리카연합의 기후 변화 전략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한국이 2021년 서울 P4G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포용적인 녹색 회복과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의지를 모으는데 기여한 것에 감사한다. 나아가, 우리는 아프리카에 재해 대비와 대응을 위한 대륙적인 민간 역량의 형성을 포함한 아프리카 내 자연재해 조기경보체계를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다시 언급한다. 

* 반건조지역 식량 곡물 연구 개발 프로그램: Semi-Arid Food Grains Research and Development(SAFGRAD), 아프리카연합의 아프리카 반건조지역 농업 생산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 사하라와 사헬의 녹색 장성 이니셔티브: Great Green Wall for Sahara and Sahel Initiative, GGWSSI, 황폐화된 사하라와 사헬 지역의 복구를 목표로 하는 아프리카 연합의 프로그램
*** P4G: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녹색경제 분야의 공공-민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5. 우리는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선 디지털 격차를 좁히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전자정부체계와 디지털 경제, 특히 디지털 상거래 수립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사이버 안보의 문제를 포함한 디지털 정책에 관한 자문을 증진할 것에 동의한다.

6. 청년과 여성 권한강화를 위해 우리는 의사결정과정, 교육, 그리고 과학, 기술, 교류 프로그램과 같은 진로 기회에 포용적 경제 성장의 주요 요소인 중소기업을 포함한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7. 우리는 보건, 인프라, 도시개발, 교육, 그리고 기술 개발, 농업, 산업화를 한국의 아프리카 개발협력 사업의 우선순위로 유지할 것을 재확인한다. 관련하여, 우리는 진행 중인 사업을 지속하고 혁신을 통해 더 효과적이고 최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다.

8. 우리는 상호 이익과 지속가능한 경제 파트너십을 위해선 한국과 아프리카의 무역과 투자에 있어 상당한 확대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한국-아프리카 경제 협력*, 한국-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과 같은 채널을 통한 대화와 교류 증진, 한국-아프리카 비즈니스 위원회 설립, 나아가 아프리카 내 최저개발국(LDCs)의 시장 접근성 개선, 아프리카 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혁신과 디지털 기업가정신 촉진, 아프리카 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 독려 등을 통한 무역과 투자의 지속적 증가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또한, 우리는 세금과 관세 체계와 같은 영역에서의 기술 협력 강화를 통해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가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한국-아프리카 경제 협력: Korea-Africa Economic Cooperation(KOAFEC),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KOAFEC 장관급 회의(KOAFEC Ministerial Conference)와 같은 형태로 개최된다.
**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 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greement(AfCFTA), 아프리카 대륙 내 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 협정

9. 우리는 UN안전보장이사회를 더 효과적이고 투명하며 민주적이고 책무성과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개혁할 필요가 있음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역사적인 부정의를 바로잡기 위해선 안전보장이사회가 아프리카 국가를 위한 공정한 대표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또한, 우리는 아프리카의 해적 방지를 위한 군사 작전과 사헬 G5*의 대 테러 활동을 지원하고 재정지원을 확대한다. 

*사헬 G5: 사헬 지역의 테러 집단에 맞서기 위한 지역 내 5개국(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니제르, 모리타니)의 협력 기구

10. 우리는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통합적이고 번영하며, 평화로운 아프리카라는 아프리카연합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임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알제(알제리 수도)에 있는 아프리카 테러리즘 연구소*와 아프리카 경찰협력 메커니즘**의 활동과 카이로(이집트 수도)에 개소를 앞둔 아프리카연합 분쟁 후 재건발전 연구소***를 포함한 분쟁 후 재건과 발전을 위한 노력 등의 분쟁 종식 구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점에 주목한다. 나아가 우리는 UN 평화유지군 파병과 재정 지원, 아프리카 해적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참여, 아프리카 테러리즘 연구소에 대한 재정지원을 포함한 아프리카연합의 평화와 안보 활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등을 통한 한국의 평화안보 기여에 감사를 표한다. 우리는 기존의 프로젝트에 기반하여 아프리카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결의한다.

* 아프리카 테러리즘 연구소: African Centre for the Study and Research on Terrorism(ACSRT) 
** 아프리카 경찰협력 메커니즘: African Mechanism for Police Cooperation(Afripol)
*** 아프리카연합 분쟁 후 재건발전 연구소: AU Center for Post-conflict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AUC-PCRD)
**** 분쟁 종식 구상: Silencing the Guns, 아프리카 내 분쟁 종식을 위한 불법 무기 유통과 소지 근절 등의 정책이 포함된 아프리카 연합의 프로그램

11. 우리는 아프리카 비핵무기 지대 조약*을 상기하고 핵무기와 대량 파괴 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군비 축소와 비확산의 원칙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라는 방향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를 펼치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 

*아프리카 비핵무기 지대 조약: African Nuclear Weapon Free Zone Treaty(Treaty of Pelindaba)

12. 우리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상호 이해를 심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선 문화 교류와 사람 사이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문화 행사, 스포츠 행사, 학술회의, 여행과 관광 증진을 지원한다. 

13. 우리는 우리 포럼에서 이뤄진 약속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강화하고, 아프리카연합 집행위원회와 한국이 효과적인 사후 추적 기구를 설립하고 운영할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을 요청한다. 

14. 우리는 5차 한-아프리카 포럼의 서울 선언문과 2022-26 협력 프레임워크를 채택한다. 

15. 우리는 6차 한-아프리카 포럼을 아프리카에서 개최하는데 합의한다. 


이 서울 선언문에 기초하여, 향후 5년 동안의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협력 계획을 담은 2022-26 협력 프레임워크(Korea-Africa Framework for Cooperation 2022-26)는 크게 6개 주제(코로나19 대응, 개발협력, 무역과 투자, 평화와 안보, 문화 교류, 실행과 모니터링)로 구성되어있고, 개발협력은 다시 7가지 세부분야(보건, 기후변화 회복탄력성, 디지털 혁신, 청년과 여성 권한강화, 에너지/인프라/산업화, 인적자원개발, 농업)의 계획이 수록되었다. (협력 프레임워크 전문 보기: 보도자료 내 첨부파일 참조)


항목이 꽤 많아서 서울 선언문에서도 언급된 내용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워 보이는 내용만 발췌 번역하자면 아래와 같다. (역시 괄호로 표기된 내용은 내가 추가한 설명이다)


1. 코로나19 대응
- COVAX 퍼실리티에 대한 한국 지원 증액
- 여성, 청년, 그 외 취약 그룹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과 사회적 안전망 지원을 고려한 기술 지원 제공

2. 개발협력
- (보건) 병원 경영을 포함한 의료 인프라, 서비스, 정보 시스템 개발
- (기후변화 회복탄력성) 특히 농촌 공동체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재생에너지 기술 접근성을 위한 이니셔티브 지원
- (디지털 전환) 국내 자원 조달을 위한 지속가능하고 투명하며 신뢰도 높은 조세 체계 강화
- (디지털 전환) 정보통신기술 활용과 관련 역량 강화를 통한 스마트 농업 증진
- (청년과 여성 권한강화) 젠더 평등과 여성·청년 권한강화, 젠더 통계의 활용도 강화를 위한 역량강화 등을 증진하기 위한 지역과 대륙 단위의 프로그램 이행 지원
- (청년과 여성 권한강화) 성공 사례 교류를 통한 아프리카연합 집행위원회와 관련 기구, 회원국의 성별 배분(50%)와 청년 할당(35%) 목표 달성 지원
- (청년과 여성 권한강화) 아프리카연합과 대륙 내 지역경제협력체의 청년 봉사단과 영프로페셔널 교류 지원과 한국 외교부와 아프리카연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한 청년 교류 및 협력 사업 모색 지속
- (인적자원개발) 기술직업 교육훈련(Technical and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TVET)을 통한 기술, 일자리, 경제 기회 접근성 증진
- (인적자원개발) 아프리카 학생 대상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 확대 지속
- (인적자원개발) 한국과 아프리카 대학, 연구기관, 전문가 집단 사이의 교류 프로그램과 공동 연구 촉진
- (농업) 농업 생산성, 부가가치 증대와 식량안보 기여를 위한 농산업 인프라 개발과 농업 기술 현대화, 농업 투입물과 생산물 수송 강화를 위한 농업가치사슬과 도로 개선
- (농업) 폐기물과 손실을 감소하고 아프리카 농산물의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수확 후 관리와 부가가치 증대 혁신 지원
- (농업)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성과 청년 농민 지원

3. 무역과 투자
-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위원회(Korea-Africa Business Council, KAfBC) 설립과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한 비즈니스 교류 확대
- 경쟁력 있는 가치사슬 개발 지원, 무관세와 무쿼터 품목 확대 노력을 통한 아프리카 내 최저개발국의 시장 접근성 향상

4. 평화와 안보
- 민주적 거버넌스와 사회경제적 발전 과정에의 청년과 여성 참여와 대표성 개선을 위한 지역과 대륙 이니셔티브 지원

5. 문화교류 
- 가상 문화 플랫폼 개발을 통한 가상 문화 교류 증진
- 문화, 자연 유산과 관광지 홍보와 지방 문화 명소 개발 지원을 통한 아프리카와 한국 문화 유산 알림

6. 실행과 모니터링
- 2022년부터 프레임워크의 이행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개발협력 세션을 포함한 한국-아프리카연합 정책 자문 연례 회의 계속 개최
- 2026년 6차 한-아프리카 포럼에 프레임워크 이행 보고서 제출


포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외교부에 전달된 "제5차 한-아프리카 포럼 시민사회 정책제안서"의 내용에 사실 아쉬움이 많았다. 분석과 연구를 통해 정책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시민사회 내의 다양한 시각과 이해관계, 의견을 거의 그대로 취합하는데 그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아프리카 포럼 이후 외교부에서 발표한 협력 프레임워크는 더 실망스러웠다. '프레임워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어떻게'와 '얼마나'가 빠진, '무엇을'만 줄줄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며, 과연 실천할 의지는 있는 걸까? 모니터링과 평가를 한다면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선언문과 협력 프레임워크 모두 모니터링과 평가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지만 프레임워크가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써져있으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과 회의를 한다고 한들 의미 있는 진단과 논의가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이다. 부디 지금 초안 상태에 있는 게, 앞으로 실무진들이 구체적인 목표치와 일정을 세울 예정이라 그런 것이길 바랄 뿐이다. 


한편, "K-"로 대표되는 한국식의 무언가를 앞세우기보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 세계무역기구 내 코로나19 관련 의료 제품 관련 논의, 농업과 기후변화, 평화 안보 분야에서 아프리카 연합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문이 나왔다는 점은 의미 있고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포럼에 앞서 진행된 「한-아프리카 포럼 시민사회 정책제안서 전달식 및 간담회」의 가장 큰 성과 두 가지는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한국 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모으고 전달했다는 것과 외교부가 5차 한-아프리카 포럼 이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정기회의 개최를 약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가 이 포럼의 결과물에 대해 외교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만큼, 이번 포럼의 약속들이 지켜지고 이번 포럼과 한국의 아프리카 정책 전반의 부족한 점들이 나아질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외교부보다 더 집요하고 더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이 판을 이끌어나가길 기대해본다.


보너스 사진. 간담회에 서기로 참석했던 내 모습. Photo: 아프리카인사이트


매거진의 이전글 남아공은 왜 러시아 규탄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