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협 요모조모(0)] 아쉽고 궁금해
한국 국제개발협력 요모조모(0)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아쉽고 궁금해
100여 개가 넘는 국내 시민사회단체가 국제개발협력과 인도적 지원, 국제 자선활동, 국제 선교활동 등을 하고, 정부의 무상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를 관장하는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아프리카 16개국, 아시아 13개국 등 전 세계에 46개의 사무소를 가지고 있으며, 2023년 정부의 ODA예산은 4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규모 기준 세계 10대 공여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만큼, ODA예산은 매년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듯 자선단체의 아동결연, 시민들의 국제적 연대활동부터 남반구 국가의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자금 대출, 국내 기업과 단체들의 개발사업 수주 경쟁까지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 안에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엮여있고, 다양한 가치관이 부딪히고 섞인다.
복잡한 만큼 논의할 것도 많다. 정부와 몇몇 '토종' 단체, 그리고 연구자들이 말하는 '한국형 개발원조'는 유럽/북미 중심의 국제개발력과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실제 논의는 국제개발협력으로 또 다른 ‘한류’를 일으키자에 머물고 있는 게 아닌지, 다른 한편에서는 '철학'이 부재하다고 하는데, 정말 '철학'이 없는 것인지, 혹은 암묵적인 '철학'이 사실 있는 것이 아닌지,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국익'을 추구한다고 하는데, 이 '국익'은 무엇이며 그것이 상생이나 연대 같은 가치와는 어떤 관계인지, 국제개발협력에서 각 정부와 시민사회, 영리 기업과 같은 각 부문 행위자들의 역할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국제개발협력은 한국 사회와 어떤 관계인지 등등 고민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런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을 주고받으며 이어진 논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국내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자금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위계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그리고 '성공한 발전 모델'이라는 신화로 만든 성에 머물며 한국 사회의 역사 문제, 지구적 불평등과 탈식민주의적 상상은 외면한 채 '전문성', '국가 위상', '선진국'이란 이름의 벽돌을 쌓아 올리는데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질문을 던지고,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들과 생각을 주고 받고 다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역사부터 시작해보고 싶다.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어떤 생각과 사람, 사건들과 함께 만들어지고 변하고 때로는 끊기고 다시 연결되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한국 발전의 역사, KOICA의 역사, 국내 국제개발 시민사회의 역사, '발전'이나 '국제개발협력' 같은 것을 연구한 학자들의 논의처럼 요모조모 살펴볼게 많고, 이 중 어떤 것부터 시작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여러 기록들을 때때로 아카이빙하며 공유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는 순서나 흐름 상관없이 재밌어 보이는 정말 말 그대로 요모와 저모를 공유하고, 앞서 말한 질문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은 아마도 내 박사과정이 좀 진척되면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