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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바리 Nov 04. 2018

국내외 아프리카 비하퍼레이드(2021년 업데이트)

윤석열, 김성태, 박지원부터 보리스 존슨, 트럼프까지

지난 10월 26일, 자유한국당 전국 광역 기초위원 합동 워크숍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 대표가 정권을 비판하는데 쓸데없이 아프리카를 끌어들였다.


혈세로 큰 비행기 타고 해외순방 다니며 하는 일이 아프리카 후진국 대통령보다 못하다.

관련 기사: http://omn.kr/1biwj

이에 아프리카 국제협력과 옹호 활동 NGO 아프리카인사이트는 10월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성태 대표의 아프리카 국가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아프리카인사이트의 성명서


이 성명서에서 아프리카인사이트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왜 이 발언이 잘못인지를 지적했다. 첫째 이유는 아프리카 국가와 외교 사절단에 대한 결례라는 점이고, 둘째는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과 지도자에 대한 비하라는 점이며, 셋째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부정적 일반화와 편견 양산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으로 국회의원에 의한 '아프리카 국가 비하 발언'이 최초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은재 의원의 예시를 들었다. 작년 1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역사교과서용도서의 다양성보장에 대한 특별법'을 의결할 때, 당시 바른정당(현재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었던 이은재 의원은 의결 과정을 '날치기'라 비판하며 "우리 국회만 굉장히 미개하다. 아프리카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런 일을 교문위에서 했다는 게 굉장히 수치스럽다"라고 발언했다.

관련 기사: http://news.donga.com/3/all/20170120/82491651/2


놀랍게도 이은재 의원은 르완다를 방문한 적이 있다. 2015년 이은재 의원(당시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이 데일리한국이라는 매체에 기고한 칼럼 <이은재 "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르완다 새마을운동 사례">를 보면  한국행정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봄, 르완다를 방문했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그는 르완다 사람들이 "순수하고 교육열은 높으나 내전 악몽 때문인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이 모든 것을 체념하고 살아가는 듯"하다고 묘사한 뒤, 르완다 남부에서 코이카와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시작하고 지금은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이어가고 있는 무심바 마을 새마을운동 사업의 시사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서 '저개발국 지원의 긍정적 부수효과들'이라며 "수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 무형의 자산을 확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이 활발해질 수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도 사회단체 교류 범위를 확장하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진작시킬 수 있다."라고 했는데, 그런 사람이 2년 뒤, 국회에서 아프리카를 비하하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아프리카보다 뒤처지는 것은 참을 수 없어!


아프리카인사이트 성명서에는 김성태 의원과 이은재 의원만이 언급되어 있지만, 언론과 저명인사로 범주를 넓히고 조금 더 조사해보면 아프리카 비하 발언은 더 많다.


2016년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16년 세계 언론 자유지수"에서 전체 180개 국가 중 한국을 역대 최저인 70위로 평가한 적이 있다. 이를 소개하며 여러 언론은 '아프리카'보다 못한 순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표현을 썼는데, JTBC 뉴스룸의 '비하인드 뉴스' 코너에서 이성대 기자는 65위의 세네갈을 "아프리카에 있는 갈치가 유명한 나라", 66위의 말라위를 "아프리카 나라", 71위의 탄자니아를 "말라위 옆에 아프리카 국가"라며 한국과 비교했고, 손석희 앵커는 허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코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JTBC 외에 다른 언론들이 이 일을 다룬 기사들을 검색해보면 아래와 같다.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그로부터 1년 뒤인 2017년 4월,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신문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언론에 관한 글을 썼는데, 이 언론자유지수를 인용하며 "아프리카 국가 수준입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 중에 프리덤 하우스가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를 68위로 발표했다며 "이는 아프리카 나미비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경제규모 10위권이라는 나라의 언론자유 지수로는 얼굴이 부끄러울 정도다. 더더군다나 언론인 출신이어서 더욱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브리핑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305&aid=0000014461


당시 대한민국의 순위 위로 여러 대륙의 수많은 나라들이 있었음에도 각국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아프리카라는 이유만으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순위가 낮다는 사실을 마치 충격적인양 언급한 것은, 아프리카 각국의 언론인들을 비하하고, 나아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한국의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언론 자유를 위해서 투쟁하는 것처럼, 아프리카 각국의 많은 저널리스트들도 투쟁하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걸까?


언론자유지수와 비슷하게 '아프리카보다 낮아서 충격'을 던진 지표에는 국제 투명성 기구의 '부패인식지수'도 있다.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한국 위로 르완다, 모리셔스, 카보베르데, 보츠와나 등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아프리카보다' 부패하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네이버 검색 화면 캡체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이호익 인천환경관리공단 감사실장의 기고문.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충남일보 김강준 기자의 칼럼.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소준섭 국제관계학 박사의 칼럼. 프레시안 기사 캡쳐.


나는 특히 '국제관계학 박사'라는 사람이 르완다의 부패 상황에 대해서 짧은 분석도 없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르완다를 언급한 점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그가 인용한 부패인용지수에서 한국은 52위였고 그 위로 모리셔스(르완다와 같은 50위)와 카보베르데(38위) 보츠와나(32위)도 있었는데, 다른 나라들이 아프리카인 줄 몰랐던 건지 특별히 르완다를 싫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르완다만 언급했는 점은 흥미로웠다. 물론 이 '국제관계학 박사'와 달리 순위가 높은 아프리카 국가의 사연에 관심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동아일보의 이유종 국제부 기자는 "보츠와나의 反부패"라는 글에서 어떻게 보츠와나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패인식지수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는지를 알아보았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의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에서 한국의 순위가 낮게 나오자 또 '아프리카보다 못한'시리즈가 줄을 이었다.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화면 캡쳐


욕 대신 아프리카


저명인사들이 '아프리카'를 욕이나 어떤 열등한 것처럼 사용한 사례는 많다. 올해 초,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당시엔 전 국민의당 대표)은 국민의당 전당대회 취소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비난하며 "국민의당 전당대회 취소라니 역시 안철수쇼는 가히 아프리카 독재국가 수준"이라고 썼다.


박지원 전 대표 페이스북 캡쳐


올해 4월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 자문위원장인 권영준 교수는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지난 50년 동안 아프리카 수준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굉장히 낙후돼 있다. 도저히 희망 없을 정도로 많이 썩어 있다"라고 했다.(관련 기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012년 발간한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굶주리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빚을 진 것입니다."라고 썼다.



(2021년 9월 16일 업데이트)

국민의힘의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9월 15일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이라는 게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 산다.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학, 자연과학 분야가 취업하기 좋고 일자리 찾는데 굉장히 필요하다. 지금 세상에서 인문학은 그런 거 공부하면서 병행해도 된다"는 말도 덧붙여 한방에 아프리카와 노동, 인문학을 동시에 차별하고 비하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석열 후보 측은 가발 산업을 예를 들며 과거엔 한국에서 했고, 중국과 인도로 차례로 넘어간 뒤, 이제는 아프리카에서 한다는 예를 들며 "고소득의 일자리라는 것은 높은 숙련도와 기술이 무장이 돼 있어야 하고, 그런 거 없이는 후진국으로 넘어가는 입장이니까, 학생들이 더 첨단과학기술을 습득하고 연마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그런 뜻"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해명조차도 국내에 엄연히 존재하는 '손발 노동자'의 존재를 지우고, 세계를 '선진국'과 '후진국'이라는 낡은 이분법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관련 기사)


한편,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지난 6월 국민의힘에 복당 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100% 국민참여경선으로 대선후보를 뽑자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세상에 그게 무슨 경우냐. 아프리카도 그렇게 안 한다"라고 답하며 아프리카를 비하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화가 나지만, 사실 더 무서운 것은  한국의 이익이 걸려있을 때의 아프리카는 '블루오션'이고 한국 청년의 미래 일자리가(혹은 은퇴자들의 일자리가) 있는 곳이라고 묘사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한국보다 열등하고, 언제까지고 우리보다 열등하게 정체되어있지만, 우리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인식, 식민주의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만만치 않은 해외 사례들: 보리스 존스


해외의 아프리카 비하 발언 사례에서는 이런 '식민주의'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심각했던 인물은 저널리스트, 칼럼니스트, 하원의원, 런던시장을 지냈고,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하며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가 테레사 메이 총리에 의해 외무장관에 임명된 보리스 존슨이다. 그는 지난 7월 사임하기 전까지 2년 동안 영국의 외무장관직을 맡았는데, 그의 전적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외무장관 임명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UN안보리에 참석하는 보리스 존슨. Photo: Flickr / United Nations Photo

2002년 당시 언론사 The Spectator의 에디터이자 하원의원이었던 보리스 존슨은 The Telegraph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프리카의 흑인 어린이들을 ‘수박 미소’(watermelon smiles)를 짓는 ‘피카니니들’(piccaninnies)이라고 불렀다. 수박 미소는 수박에 관련한 아프리카계 아메리카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표현이다. 시사 월간지 The Atlantic에 수박이 어떻게 인종차별 비유가 되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 글이 있는데, 이 글에 따르자면 이 비유의 기원은 미국의 노예 해방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 아직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농장 소유주들은 종종 수박을 그들의 '자비심'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노예들에게 스스로 수박을 기르고 내다 팔 수 있게 하는가 하면, 여름엔 아예 수박을 먹으며 쉴 수 있는 휴일을 주기도 했다. 노예들은 이렇게 '하사 받은' 수박을 백인들이 원하는 대로 게걸스럽게, 그리고 감사하게 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노예 해방으로 이런 관계는 청산되었고, 흑인들을 스스로를 위해 수박을 기르고, 팔고, 먹었다. 이에 남부 백인들은 수박을 더럽고(수박은 깔끔하기 먹기 어렵기 때문에), 게으르고(기르기 쉽기 때문에), 그리고 어린애 같은(달고, 색깔이 화려하며, 영양가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나 먹는 과일로 격하하며 '수박에 미친 흑인들'이라는 편견을 만들어 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용어이기 때문에 흑인에게 수박과 관련된 비유를 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로 해석된다. 존슨은 콩고 민주공화국의 '부족 전사들(tribal warriors)'이 백인 대 추장(토니 블레어를 뜻함)을 만나기 위해 '수박 미소'를 짓는다고 칼럼에 썼다. '부족 전사들'부터 '백인 대 추장', '수박 미소'까지 극렬한 인종차별주의적인 단어 선택이다. 이 칼럼의 주요 요지는 블레어가 국내 정치는 안중에도 없고 해외 순방만 다닌다는 이야기인데, 쓸데없이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을 쏟아냈다. '수박 미소', '부족 전사들' 외에도 같은 칼럼에서 존슨은 코몬웰스(Commonwealth)가 주기적으로 깃발을 흔드는 피카니니(piccaninnies) 무리를 여왕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여왕이 코몬웰스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식으로도 이야기했는데, 피카니니는 흑인 어린이를 낮춰 부르는 표현(우리말로 하면 깜둥이 꼬마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이다.  

 

가장 심각한 글은 2002년 The Spectator에 실린 CANCEL THE GUILT TRIP이란 제목의 글이다. 이 글도 기본적으로는 '밖으로 나도는' 블레어와 우간다에서 목격한 무분별한 원조사업에 관련된 이야기이지만,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내용과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표현들이 다수 담겨있다. 이 '주옥같은' 칼럼의 문제 되는 대목들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아프리카의) 문제는 우리가 한때 그곳을 지배했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이상 지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The problem is not that we were once in charge, but that we are not in charge any more.)
(우간다에서) 당신은 희귀하고 이상한, 젝 푸르트 같은 과일이 당신 머리보다도 크게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향수를 뿌려도 이건 여전히 역겹고, 웨이트로스(영국의 고급 슈퍼마켓 체인)조차도 이걸 가져다 놓을 정도로 허세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영국인들이 커피와 면화와 담배를 심었고, 그것은 대체로 옳았다. 최근 커피 가격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베트남인들 때문이다. 100년 전, 그 농장주도 아니었던 베트남인들이 뻔뻔하게도 저가에 커피를 팔고 있다. (You will find fruits rare and strange, like the jackfruit, hanging bigger than your head and covered with green tetrahedral nodules. Though delicately perfumed, it is, alas, more or less disgusting, and not even Waitrose is pretentious enough to stock it. So the British planted coffee and cotton and tobacco, and they were broadly right. It is true that coffee prices are currently low; but that is the fault of the Vietnamese, who are shamelessly undercutting the market, and not of the planters of 100 years ago.)
오늘날까지도 우간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전거(Bike라고 적혀 있는데, 오토바이를 말하는 건지 자전거를 말하는 건지는 정확하지 않다)도 못 만든다. (Even now, the Ugandans can't make their own bikes.)
90퍼센트의 우간다인들은 석기시대의 상태로 살고 있다. 진흙으로 둥근 움막을 짓고 바닥을 파서 불을 지피고, 라피아(식물의 이름)로 장판을 만들어 침대로 사용한다. 기대수명은 42세이다. (90 per cent of Ugandans live in Stone Age conditions — round mud huts with a fireplace dug in the floor and raffia mats for beds and a life-expectancy of 42.)
어느 영국 공무원이 말하길, '나는 여기 아프리카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여전히 이해 못하겠는 게 있다. 왜 그들은 서로에게 그렇게 잔혹한가? 우리는 그들을 아이처럼 대하곤 하는데, 그건 우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파리대왕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굴기 때문이다.' (As one British official said, 'I've been in Africa for ages and there's one thing I just don't get. Why are they so brutal to each other? We may treat them like children, but it's not because of us that they behave like the children in Lord of the Flies.')
서양에서 온 구호단체가 괜찮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화장실을 만들면, 이게 움막보다 더 좋기 때문에 금세 집으로 사용된다. (They build latrines, fine concrete structures which will soon be used for habitation, since they are sounder than the huts.)
이 나라(우간다)엔 여전히 쪼그려 앉아서 그들 얼굴에 앉은 파리들을 쫓아내기 위해 천천히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This is still a country where too many people squat on their haunches, slowly waving their hands to move the flies from their faces.)
블레어가 생각이 있다면, 아프리카에서 안타까워할 게 없다. 우리에게 휴가를 즐기러 여기 오라고 해야 할 것이고, 빅토리아 호수의 작은 섬을 사라고 할 것이고, 호텔과 TV와 휴대폰 회사에 투자하라고 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운명에 가장 좋은 것은 옛날 식민종주국이, 혹은 그 나라들의 시민들이 다시 한번 아프리카를 향한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다. 단, 이번엔 죄책감을 느끼도록 요구받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If Blair has any sense, he won't wring his hands over Africa. He'll urge us all to come here for our holidays — and what could be better than the Murchison Falls. He'll talk us into snapping up that little island in Lake Victoria, investing in hotels, TVs, mobile-phone companies. The best fate for Africa would be if the old colonial powers, or their citizens, scrambled once again in her direction; on the understanding that this time they will not be asked to feel guilty.)


해당 글은 그가 어떤 일로 우간다를 방문하고서 쓴 글인 것 같은데, 마치 19세기 후반 아프리카 대륙을 '탐험'한 사람이 쓴 글처럼 아프리카를 비하하고, '비 문명화된'사회로 묘사하고, 식민주의를 옹호할 뿐 아니라 '다시 한번 아프리카를 향한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며 신 식민주의(Neo-Colonialism)를 주장하기까지 한다.



만만치 않은 해외 사례들: 마크롱과 트럼프


작년에는 G20 회의의 기자회견에서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가 처한 어려움은 '문명화(civilisation)'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프리카에 '문명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아프리카를 열등하다고 여기던 식민주의 시절 열강이 침탈을 정당화하는데 쓰였던 표현이다. 그는 아프리카에 대한 마셜 플랜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서, 아프리카의 진짜 문제는 실패국가, 불안정한 민주주의, 인신매매, 극단주의 그리고 인구성장을 포함하는 '문명화'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여성들이 일곱 명에서 여덟 명의 아이를 낳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이 이야기의 끝에는 (아프리카 지원) 계획을 아프리카의 이익과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에 맞추어 함께 수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그의 인종차별적, 식민주의적 태도가 발언에 담겼다는 비판이 많다. (관련 기사: https://qz.com/africa/1026263/)


그는 비판에도 사과하기는커녕, 올해 9월 게이트 재단의 행사에서 "아프리카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프리카의 인구가 선택된 출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라며 "단호하고, 완벽히 교육받았고, 일곱 명이나 여덟, 아홉 명의 아이를 가진 여성 있으면 보여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수많은 '완벽히 교육받은' 여성들이 인터넷에 많은 자녀들과 사진을 올리며 그에게 반박하고 나서기도 했다. (관련 기사: https://qz.com/1426943/) 계획되지 않은 임신과 출산 문제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 존재하는 것을 지적하는 건 타당할 수 있지만, 그의 표현 방식은 비판받을만하다.


이 기나긴 막말 퍼레이드의 대미를 장식할 사람은 세계적인 막말 스타 도널드 트럼프이다. Fortune의 기사에 따르면 그는 올해 1월, 백악관에서 의원들과 이민법에 대해 논의하던 중 "왜 우리가 여기에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을 원합니까? 똥통(Shithole) 같은 나라들인데요. (중략) 우리는 노르웨이 같은 데서 오는 사람들을 더 받아야 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의원들이 그가 그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충격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정말 투명한 인종차별주의자라서 더 덧붙일 말이 없다.


Photo: MSNBC 홈페이지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인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정당하다.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으르게 편견에 편승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프리카는 하나의 나라가 아니고 따라서 하나의 이미지로 대표될 수 없으며, 박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여느 다른 나라처럼 변화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변화는 진보를 의미한다. 글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뽑기 위해서,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 '아프리카'를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언급하고 싶고 양심이 있다면, 최소한 검색이라도 해서 맥락을 살펴보자. '아프리카'는 당신이 뭔가 열등한 것을 표현할 때 비유로 들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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