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에 대한 오마주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난 못났고 별 볼일 없지
그 애가 나를 부끄러워한다는 게
슬프지만 내가 뭐라고
빛나는 누군갈 좋아하는 일에
기준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할 말 없는 걸
난 안경 쓴 샌님이니까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원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할까요 내가 나쁜 걸까요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뒷모습만
이제 알아 나의 할 일이 무엇인지
다 포기하고 참아야 하지
저 잘 나가는 너의 남자친구처럼
되고 싶지만 불가능하지
빛나는 누군갈 좋아하는 일에
기준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할 말 없는 걸
난 안경 쓴 샌님이니까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원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할까요 내가 나쁜 걸까요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나는 왜 이런 사람 이런 모습이고 이런 사랑을 하고
나는 아무것도 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하니까 내가 나쁜 거니까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written by 10cm
살면서 가사를 듣지 않고 음악만 들었다.
노랫말이 귓속에 들려와도
말의 의미와 상황을 음미하며 들어본 적이 없다.
가사는 단지 멜로디를 듣기 좋게 하기 위해
단조로운 허밍을 대신해 얹은 것 정도로 여기곤 했다.
몇 개 되지 않는 음표들의 치밀한 조합과
그 사이의 짧고 긴 지속과 쉼이 선사하는
황홀함, 그 자체로 충분했다.
한 음 한 음에 이유가 있는 그들을
쫒기만 해도 오선지 속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아니, 싫었다.
자주 핀잔을 듣기도 했던
음악을 반밖에 즐기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런 나에게
음보다 뜻을 먼저 듣게 만든 가사가 있어 적는다.
오래된 습관이라 쉽게 바뀌긴 어렵겠지만
들으면서도 듣지 않았던 노랫말을
차차 듣게 될 것 같다.
좋아하던 수많은 노래들을
다른 귀로 새롭게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이제
매일이 신곡이다.
*가사 저작권자(십센치)의 요청이 있을 시 글 내리겠습니다.
창작자의 수고와 노력을 존중합니다. 제게 새로운 귀 2개를 더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