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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금술사 May 20. 2016

스토커

노랫말에 대한 오마주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난 못났고 별 볼일 없지
그 애가 나를 부끄러워한다는 게
슬프지만 내가 뭐라고

빛나는 누군갈 좋아하는 일에
기준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할 말 없는 걸
난 안경 쓴 샌님이니까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원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할까요 내가 나쁜 걸까요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뒷모습만


이제 알아 나의 할 일이 무엇인지
다 포기하고 참아야 하지
저 잘 나가는 너의 남자친구처럼
되고 싶지만 불가능하지

빛나는 누군갈 좋아하는 일에
기준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할 말 없는 걸
난 안경 쓴 샌님이니까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원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할까요 내가 나쁜 걸까요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나는 왜 이런 사람 이런 모습이고 이런 사랑을 하고
나는 아무것도 될 수 없고 바라만 보는데도
내가 그렇게 불편하니까 내가 나쁜 거니까
아마도 내일도 그 애는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written by 10cm




살면서 가사를 듣지 않고 음악만 들었다.

노랫말이 귓속에 들려와도

말의 의미상황을 음미하며 들어본 적이 없다.


가사는 단지 멜로디를 듣기 좋게 하기 위해

단조로운 허밍을 대신해 얹은 것 정도로 여기곤 했다.


몇 개 되지 않는 음표들의 치밀한 조합

그 사이의 짧고 긴 지속이 선사하는

황홀함, 그 자체로 충분했다.


한 음 한 음에 이유가 있는 그들

쫒기만 해도 오선지 속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아니, 싫었다.


자주 핀잔을 듣기도 했던

음악을 반밖에 즐기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런 나에게

보다 을 먼저 듣게 만든 가사가 있어 적는다.


오래된 습관이라 쉽게 바뀌긴 어렵겠지만

들으면서도 듣지 않았던 노랫말을

차차 듣게 될 것 같다.


좋아하던 수많은 노래들을

다른 귀새롭게 들을 생각

벌써부터 설렌다.


이제

매일이 신곡이다.




 *가사 저작권자(십센치)의 요청이 있을 시 글 내리겠습니다.
   창작자의 수고와 노력을 존중합니다. 제게 새로운 귀 2개를 더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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