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들의 세상에서 진짜가 가짜라면, 그것은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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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인의 삶을 병적으로 염탐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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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들에게 진짜의 삶이라는 건 주어진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 내 일상이야말로 주어지지 않은 것임을 서로 끊임없이 증명하거나 혹은 안주하고 마는 것 사이의 선택이고, “주어진 삶으로부터의 이탈을 통해 주어진 삶을 만끽하는 것”이 승리자가 가지는 명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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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그들의 삶을 인용하며 가짜의 진짜 행세를 진짜라고 믿어야만 비로소 진짜가 되는 세상에서, 기대는 모습을 감추는 능력을 기본 탑재하고 제한된 행복 속에서 그게 전부인 양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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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 취소된 날 아침의 기분과 나무에 걸려버린 축구공의 모습들이 나에겐 다 있었노라고 하는 이의 고집은 사실 진짜이기에 재미가 없다. 미친 자들의 세계에서 전진은 유턴만큼이나 위험 부담을 동반하고, 그러한 반듯함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는 매력 없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도태의 발전’을 이룩하고 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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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세계에서 기분 차리는 건 허세에 가깝다. 감정은 나를 나로 살게 하는 유일한 수단. 가짜들의 세계에선 내가 비로소 내가 되면 위험해지기에 타인을 속이다 못해 나를 속이고, 거기에 속는 나를 또 속이며 눈을 가린 채 기꺼이 채찍질당한다. 그 와중에 어디론가 새어 나오는 누군가의 솔직함이 메시아가 되어 모두가 거기에 얼굴을 들이밀고 음미하는 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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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는 이긴다는 것도 없다. 뒤꽁무니 쫒는 게 유일한 목표인 싸움에서 1등은 쫒을 곳이 없거든. 옳고 그름은 당위성에 매몰되어 믿는 자의 규모로 옳음이 결정되고, 옳기 때문이 아니라 옳아야 하니까 믿는다. 거기 손 끝 하나 대려고 하는 자들은 당연하게 쳐내고 그 신념으로 자신들이 끊임없이 옳다는 것을 새롭게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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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삶에 놓여 정답 제출을 강요받는 삶이 정답인지에 관한 물음은 정답이 아닐 확률이 높다.
가짜들의 세상에서 진짜가 가짜라면, 그것은 진짜일까? 내가 알지 못하는 진짜가 진짜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