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른다.
회사에 나와서도,
양치를 하다가도,
수북이 쌓인 설거지도,
아침밥을 짓는 엄마의 뒷모습도,
일거리를 쉴새없이 뱉어대는 모니터도,
메일함 로그인창도,
뉴스도,
동생의 아픈 허리도,
꽉 틀어막힌 아랫배도,
휴대폰도,
직장 동료들의 웃음소리도,
숨막히는 의무감도,
모공 속속이 배어드는 식은땀도,
여기저기서 탁탁대는 타자소리도,
처진 입가도,
죄다.
우울하다.
우울은 나약의 상징이라
스스로 추궁도 해 보고 겁도 줘 보지만
오랜 기복으로 흩어져 버린 감정은
쉬이 추스려지지가 않는다.
나는 왜
우울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