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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ticFox Jun 06. 2021

스웨덴 살이: 온라인 병원 진료 시스템 이용기

'에취- 에취- 훌쩍-'

재채기가 나온다.

곧이어, 눈이 너무 가렵다.


눈이 간지러운 것은 너무 짜증 난다.

한국에서 안약을 처방받아 왔지만, 효과가 거의 없는 것 같고 

눈은 계속 간지럽다.


참다 참다, 병원을 가볼까 하였지만, 오늘은 토요일, 답답하기 그지없다.

사실 스웨덴 병원은 내가 원한다고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게 아닌, 예약제이다.

지금 당장 예약을 해도 1~2주가 걸리는데,

내 3번 정도 되는 스웨덴 병원의 경험은 아래와 같다. 


- 진료비: 20분 정도 가정의학과 의사를 방문할 때 200 SEK (글 쓰는 6/5일 기준으로 26,850원)

           . 금액은 전공의로 올라갈 경우 비싸지게 된다

- 처방: 의사가 나의 스웨덴 신분증 앞으로 약을 처방함

- 약 수령 방법: 약국에서 신분증 제시 후, 약사가 전산으로 처방된 약을 확인 및 제조

- 보험: 학생으로 보험에 가입되어있을 경우 영수증을 학교에 제출하면 진료비 + 약 값을 환급


대략 위와 같은데, 과정이 많이 전산화되어있어 편리하긴 하나

예약을 하기엔 알레르기는 너무 성가셔 1~2주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 스웨덴은 Kry라는 서비스가 생겨났는데,

Kry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화상통화를 통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Kry를 사용하기 위한 준비물은 아래와 같다.

- 카메라 마이크가 되는 스마트폰

- 스웨덴 신분 번호 (Person number)

- 스웨덴 온라인 신분증 (BankID)


먼저, 스마트폰으로 할 경우 Kry를 Playstore에서 다운로드하여 설치한다. 

(검색이 안될 경우, 아마 스웨덴 구글 ID가 아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모든 준비물과 어플 설치가 완료되었으면, 의사를 온라인으로 만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1. Sign in 버튼을 눌러 Bank ID로 Kry에 로그인

2. Start a booking을 누른다.

3. 나를 선택 (자녀가 있을 경우 추가하여 진료를 보는 게 가능한 거 같다. 미혼자이기에 잘 모름ㅠ)

4. 현재 본인이 진료 보고자 하는 항목을 선택 

    (항목을 선택하면, 선택 한 항목에 따라 각종 과거 병력과 증상 시작 기간 등 다양한 걸 물어본다)


Kry에서 진료를 받기 위한 과정


이런 과정을 거치면, 지금 당장 볼지 or 특정 시간을 정해서 볼지를 묻는데

나는 바로 보는 것을 선택하였다.


토요일 오전 9시였는데, 20분 정도 후에 의사가 나를 볼 수 있다고 확정이 되었고,

폰 카메라를 통해,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을 보여주기도 하고

과거 병력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10분 정도의 대화 끝에 의사는 나에게 약 3가지 약을 (알약, 눈물약, 코 스프레이)를 처방하였다.


당연히 바로 주변 약국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며 약을 요청하였는데

약국에서 약사가 아래와 같이 물었다.

비싼 약으로 처방이 되어있네요, 그런데 의사가 약을 같은 성분의 다른 약으로 변경하여도 된다고 합니다. 싼 약을 원하세요?


위 질문은 아주 큰 장점인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병원에 갔을 때,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그 병원 멀리에서는 구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었는데,

애당초 여기는 온라인을 통해서 처방받은 경우이므로, 의사의 동의 하에 

아무 약이나 성분이 동일한 약으로

변경하여서 받을 수 있도록 환자를 위해 배려가 되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


당연히 싼 약을 달라고 하였고, 약사는 전산작업을 조금 하더니, 약을 챙기러 뒤로 사라졌다.


약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거의 1달은 쓸 양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약을 챙겨주면서 자세하게 복약지도를 해 주었다.


"코 스프레이는 비스듬히 해서 뿌려주세요, 증상이 심할 땐 오전 오후 두 번씩 뿌려주세요, 

코가 건조해질 수 있으니......"


긴 복약 지도 후, 약을 가져가려는 찰나


아, 지금 처방받으신 약과 동일한 약이 알약 빼고,
한 번 더 처방되어있어요, 아프시면 병원 가실 필요 없이 약국으로 오시면
동일한 양으로 처방 가능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환급받는다고 하셨죠? 영수증 챙겨가세요.


약과 영수증을 챙겨 집에 가 약을 바로 사용하였다.

효과는 아주 좋았는데, 걱정병이 도졌다.


"너무 효과가 좋은데, 이거 너무 독한 거 아닌가?"


고심 끝에 N사의 지식인에 약의 사진들을 찍어 물어보니, 한국 의사들이 다들 괜찮은 약이고

증상이 완화되면 코 스프레이만 사용해도 된다고 답변을 하였다.


이렇게 사용하고 나니, Kry에 대한 진료 만족 수준은 별 5개.

아주 만족스럽다.


가끔 알레르기 등으로 힘들 때, 급하게 의사를 볼 필요가 있을 때 정말 딱인 거 같다.


* 메인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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