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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ticFox Sep 15. 2022

[일기] 바쁜 9월


학교 입구에서 사무실 가는 길

학교에 출근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울퉁불퉁한 돌길을 걷기 싫어, 

사진 중앙에 보이는 다소 평평한 돌로 만들어진 좁은 길을 걸어간다.


자연스럽게 그 부분의 돌이 살짝 매끄러워져 있는데, 

이러한 사소한 현상이 '우리가 살아가며 흔적을 남긴다'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심지어 물리적인 흔적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했던 모든 것에 대한 기억, 

내가 고뇌하였던 순간들 모두가 나에겐 그러한 흔적이다.



나의 9월부터 10월은 정말 바쁘다.

(그냥 바쁜 수준이 아니라, 숨만 쉬는 수준으로 바쁘다.)

물론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정말 바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스웨덴에서 이 정도면 높은 업무 강도이리라 생각한다.


바쁜 이유는, 9월은 Teaching 시즌인데,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학생들이 할 숙제 문제들을 만들고, 실험 환경들을 준비해두고, 판서를 준비해 뒀다.


거기다가, 해킹 수업을 듣고 있는데

학교에선 인공의 환경을 제공하고, 나는 그곳에 있는 컴퓨터들을 해킹해서

숨겨진 정보를 얻어내고 제출을 해야 한다.

이 수업은 딱히 누군가가 무엇을 가르치고 그걸 해결하는 것이 아니어서,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Teaching + 해킹 수업의 조합은 효과가 대단했다.

더욱이나, 9월~10월은 파티의 시즌이기도 한데,

9월 초의 내 생일을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10월까지 친구들의 생일이 이어진다.

사실상, 파티와 일을 계속 반복하며 맨 정신이 없는 상황...


내가 바쁜 9~10월은 나에게 어떤 흔적으로 나중에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10년 뒤 내가 돌아보았을 때 멋진 인생의 흔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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