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고 가장 짧은 계절이 왔다.
거리의 나무들이나 담쟁이들이 물들기 시작하여,
다양한 색을 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자연의 색감에 감동하였다.
이 감각을 담아두고자 서둘러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으로 담을 수는 무언가가 존재함에 안타깝기만 하다.
결국 눈으로 느낀 감각을 글로 옮겨 담아 볼 수는 없을까 자연스럽게 고민해보았으나,
나의 재능이 역부족이라 어떠한 묘사도 모자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다만, 부족한 실력으로 이렇게 아름다웠던 하루가 존재하였음을 게시글로 남긴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현재 나의 최선으로 이 사진을 묘사해본다: "답답함, 조바심"
그간 많이 바빴다.
미흡하지만 겨우 강의를 진행하였고, 학회에 참석해 미국에서 발표를 하였다.
그것을 진행하면서 추가로 동시에 작성하는 논문이 있어 논문을 작성하고,
오랜만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을 미국에서 볼 기회가 생겨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강의는 작년에도 했던 일인지라 익숙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현장에서 학회를 참석해보았는데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고 대화할 수 있었다.
꽤나 저명한 미국 교수 분과 2시간 30분가량 1:1로 대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내 논문과 접근방식에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지듯이 내뱉는 사람을 처음 보아서 너무 당황스러움과 존경심을 느꼈다.
그 교수의 학생과도 대화를 하면서 흥미로운 협업 제안을 듣게 되었는데,
대화를 마치고 나니 머릿속의 To-do list가 꽉 차는 느낌을 느꼈다.
다 해보고 싶고, 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한정된 시간에 어떻게 이를 풀어내느냐고
이는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다 해내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난다.
나의 모자란 실력에 답답함에, 조바심이 난다.
그 덕분에 요즘 조바심에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요즘은 강의와 시험문제 준비등의 일로 정신이 너무 없어 쉽게 지쳐버린다.
(시험문제를 잘못 만들면 컴플레인이 들어올 수 있으므로,
시험문제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필요한다.)
오늘은 지쳐서 침대에 누워 머리를 식히며 사진첩을 보았는데,
저 아름다운 사진에 "답답함, 조바심"이라는 묘사를 한 것은
아마 나의 머릿속이 그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