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by 조영환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 소리가 좋았다.

여름에 아스팔트 위로 쏟아지는 빗소리도 좋았다.

어려선 함석지붕 위로 탁탁거리며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려

비가 내려도 창문을 닫지 않았다.



가을에 낙엽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겨울에 내리는 빗소리만큼 가슴 시린 빗소린 또 있을까

나뭇잎으로 떨어진 빗방울이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귓가엔 박인희의 ‘목마와 숙녀’ 낭송이 맴돌고

빗소리는 이내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너무나도

고요한 숲이다.

힘겹게 오르는 발자국 소리가

조금은 부담스러워진다.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소리는

힘겹게 타박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감춰준다.



숲에서 듣는 빗소리는 그래서 더욱 좋다.

이내 빗줄기는 점차 굵어지고

숲은 소나기에 젖고

산객은 숲으로 내리는 빗소리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