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

by 조영환

한때는

파릇한 새싹 돋아나는 고갯마루에서

반평생 살아온 길을

되돌아 거슬러 올라 가보려 함은

그저 사랑 빛 머금으려는

못내 그리움에 잠기는 강줄기처럼

입가에 미소는 없었지만

눈가에 미소는 더욱 반기시니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총총히 뿌려놓은 하얀 꽃가루이더이다.




한때는

가을빛 짙은 낙엽을 따라 그리움 어루만지며

비좁지만 가슴에 쌓이는

그리움을 켜켜 눌러 놓으시고

온화한 주름살을 거두시더니

사뿐히 발걸음을 옮기시어

텅 빈 강어귀에 맴도는 나비처럼

충충한 가을 빛깔을 탓하며

하염없이 맴돌이를 하더니만

철썩이는 바람과 함께 누워있더이다.




한때는

천리만리를 걸어 반짝이는 별빛을 세며

밤하늘 푸른 별빛처럼 다가와

부서지는 은빛물결에 눈물지으시고

고단한 하루를 쉬어가는 길손처럼

서둘러 설레는 마음 풀어 놓고서

아지랑이 난무하는 어린마음으로

뜨거운 태양빛을 희롱하며 노닐고서

어우러진 안개에 갇혀 찾을 수 없는 그리움을

서랍 속에 살며시 감추어 놓고 가시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