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꿈꾼다면?
행복에 대해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 먼저였고,
그 감정이 나를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비교적 많은 것을 이뤘다.
대기업에 입사해 임원까지 올랐고,
수많은 현장을 다니며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변화에 앞장섰다.
내 나름의 성취와 경험은 분명 있었고,
남들이 보기엔 ‘정상 가까이까지 간 인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행복이라는 감정은 종종 한 발짝 떨어진 곳에 머무는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가진 것’ 사이의 간극이
행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그 간극이 작을수록 우리는 충만을 느끼고,
그 간극이 클수록 결핍과 불만이 마음속에 자란다.
문제는,
그 간극이 언제나 ‘비교’라는 이름으로 커져간다는 데 있다.
더 좋은 집에 사는 사람,
더 오래 임원 자리를 유지한 사람,
더 많은 사회적 인정을 받는 사람…
타인의 삶은 나의 결핍을 부각시키는 거울이 되었고,
그 거울 속에서 나는 종종 작아졌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내려놓음이다.”
나는 그 말을 잘 안다.
하지만 그 말의 어려움도 동시에 안다.
내려놓는다는 건 단지 물건이나 욕심을 놓는 게 아니다.
그건 ‘비교’, ‘기대’, ‘이루지 못한 꿈’,
그리고 어쩌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건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행복을 알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문득 이런 자각이 찾아왔다.
“이제는 ‘올라가는 삶’이 아니라,
‘느끼고 다듬는 삶’으로의 전환이 시작되었으니까요.”
이 문장이 내 안에 스며들었다.
그동안 나는
끊임없이 목표를 설정하고, 올라가고, 비교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행복은 언제나 ‘이룬 다음에 찾아올 것’으로 여겨졌고,
‘조금만 더’라는 말로 미뤄져 왔다.
하지만 지금은
더 가지는 것보다 더 잘 느끼는 것이 중요하고,
더 많이 이뤄내는 것보다 더 깊이 이해하는 삶이 필요한 시기다.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
어쩌면 행복은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한 걸음 멈췄을 때
조용히 곁에 앉아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그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욕망의 볼륨을 줄이며,
삶을 ‘다듬어가는 방식’으로 살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