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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노트 02. “내 인사이트가 펼쳐질 무대는?'

인생3막의 새로운 무대를 찾고 싶다

by 사무엘

요즘 들어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갑자기 퇴직하게 되었을까?”

그 질문에는 억울함도 담겨 있고, 자기반성도 담겨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질문에 조금씩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나는 누구보다도 선도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다.

변화와 혁신을 좋아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늘 앞서 나가려고 했다.

게다가 내 커리어는 평범하지 않았다.

공장부터 본사, 해외 법인, 연구소까지—

어디서도 쉽게 겪을 수 없는 경험을 두루 섭렵했고,

그 과정에서 조직, 사람, 시스템에 대한 나만의 인사이트가 쌓였다.


그래서였을까.

조직 안에서 그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뭔가 '큰일'을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노사관계 모델, 선진적인 리더십,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 같은,

그 누구보다 ‘진심 어린 비전’을 품고 움직였다.

그러나 현실은 간단하지 않았다.

기존 세력, 보이지 않는 벽, 변화에 대한 조직의 저항이

내 비전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결국 나는, 그 조직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려 한다.

내가 너무 빨랐던 것은 아닐까?

조직이라는 울타리는 내 인사이트를 다 담기에는 너무 좁았던 건 아닐까?


돌아보면 나는 이미 방대한 콘텐츠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노사관계, 리더십, 조직문화, 변화관리…

이것은 단순한 ‘이력서의 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삶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실천적 자산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런 상상을 자주 한다.

한 회사에 속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조직을 도우며 살면 어떨까?

내가 가진 콘텐츠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삶의 명예와 경제적 자립도 함께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 길은 불확실하고 두렵다.

지금 바로 재취업을 선택한다면 당장의 안정은 확보되겠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내 인사이트가 자유롭게 펼쳐질 무대는 또다시 미뤄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고민은 이렇다.

3~4개월만 쉬고 바로 재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1~2년을 나에게 투자하고, 박사학위와 1인 지식기업 기반을 다질 것인가?


지금은 분명, 인생에서 새로운 ‘설계’를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내가 가진 콘텐츠와 통찰을 사회와 공유할 방법을 고민할 때다.

조직의 일부로 일하는 삶에서, 조직을 바꾸는 존재로 살아가는 삶.

그 길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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